《상처 입은 앎》 외 3권
[395호 잠깐 독서]
공공의 지평을 확장하는 도시 신학
도시는 환경 파괴, 불평등, 빈곤, 차별 등 현대사회 문제들이 응축된 공간이지만, 하나님을 향한 사람들의 갈망과 일하시는 하나님을 마주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도시 교회는 공공신학에 관여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도시에 대한 이론과 도시재생 운동의 관점을 연결해 공공신학 지평을 확장하고, 도시 신학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문화적 표현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는 기관으로서 도시 교회는 환대하는 주인의 역할을 할 수 있다. 모든 지역에 물리적으로 존재하는 교회는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이나 유적이 아니다. 공간과 장소에 계속해서 뿌리내리고 있는 ‘산 돌’이며, 지역 문화의 종교적 토대를 사회에 상기시킨다. 교회는 문화를 정체성과 자부심의 원천으로 발전시킬 수 있으며, 기업이나 지자체가 관심을 보이지 않는 청년 또는 소수자 집단의 사업을 자체적으로 후원할 수도 있다. 이는 또한 문화 행사가 역량을 강화하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으므로, 이러한 지역사회의 ‘사회적 자본’ 또는 ‘신앙 자본’을 활용하고 평가하는 문제와도 연결된다. (245-246쪽)
‘예수 그리스도’라는 사건이 남긴 ‘상처’들
신학자 로완 윌리엄스의 대표작으로, 신약 저자부터 십자가의 요한에 이르기까지 각 시대를 대표하는 사상가들의 신앙을 중심으로 그리스도교 역사를 돌아본다.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라는 사건이 남긴 ‘상처’를 끌어안고 분투한 흔적을 추적하여 참된 영성과 영적 성숙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종교성religiosity에 바탕을 둔 가정들에 끊임없이 도전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바탕은 매우 낯설고 다루기 어렵다. 그리스도인들은 바로 이 바탕을 받았으며, 그렇기에 세대를 걸쳐 그리스도인들이 마주하게 되는 질문은 근본적으로 하나이며 동일하다. 그리스도교 성인들이 위대한 점은 신앙의 중심에게 질문받고, 심판받고, 벌거벗겨지고, 말문이 막힐 준비가 되어 있었다는 데 있다. 역사 질서, 인류의 과거에 대한 그리스도교의 태도는 언제나 문제였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16쪽)
가려 뽑은 존 스토트 신학의 정수
50년 동안 출간된 복음주의 거장 존 스토트의 저작에서 기독교 신앙, 신학, 교리에 관한 내용을 970개 항목으로 가려 뽑았다.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 성령, 계시와 성경, 인간, 구원, 그리스도인의 삶, 교회, 세상, 사회 문제 등 12가지 주제로 나눠서 체계화했기에 핵심 주제를 찾아가며 공부할 수 있다.
성경에 나오는 ‘의’라는 말이 하나님과의 올바른 관계와 도덕적으로 의로운 성품만을 의미한다고 가정하는 것은 잘못이다. 성경적 의는 사적이고 개인적인 문제 이상의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한 사회적 의도 포함한다. 사회적 의는 우리가 율법과 예언자들로부터 배운 바대로, 법정에서는 인권과 정의를, 사업상 거래에서는 정직함을, 가정과 가정사에서는 존중을 도모하는 것과 함께, 인간이 억압에서 해방되도록 애쓰는 것과 관계된다. 그리스도인들은 의로우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전체 인간 공동체에서 의를 위하여 애쓰는 일에 헌신해야 한다. (518쪽)
혐오와 차별의 시간을 넘어서려면
〈뉴스앤조이〉의 ‘퀴어문화축제 방해 잔혹사’ 기획 기사를 엮은 책. 개신교 내 혐오 세력이 퀴어문화축제를 방해하며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퍼뜨려온 시간을 돌아본다. 허위 정보들을 바로잡고, 전국 8개 지역 퀴어문화축제 조직위원회 당사자들과 참가자들의 인터뷰를 실었다.
제가 살면서, 기독교인들을 보면 조심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좀 심하면 경기를 일으키거나, 내가 저 사람한테 해코지를 당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거든요. 오히려 기독교인들은 주말에 꼬박꼬박 교회 나가고, 성실한 이미지가 있었어요. 근데 혐오 세력이 등장하고 나서부터는 기독교인이라면 누구라도 혐오 발언이나 폭력을 행사할 수 있겠다고 느끼니까… 어떤 사람이 기독교인이라고 했을 때 경계하게 되더라고요. … 혐오가 뭔가 교회의 헌금을 유지하고 세를 불리는 데 이용되고 있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1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