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금 이태원이야》 외 3권
[397호 잠깐 독서]
최초의 10·29 이태원 참사 인터뷰집
이태원 참사 1주기가 지났으나 책임 소재 규명이 요원하다. 10·29 이태원 참사 작가기록단이 생존자와 유가족, 지역 노동자와 주민들을 약 9개월간 인터뷰해 트라우마, 참사 이후의 삶을 기록했다. 유가족들의 아픔과 분노가 담긴 증언집이자 안전이 실종된 사회를 고발하는 기록문학.
이태원 참사는 도시의 생활공간에서 일어난 일이잖아요. 그것도 서울 가장 중심부에 있는 공간에서요. 누군가의 삶의 터전이고, 사람들이 여전히 지나다니는 길인 거잖아요. 그 흔적들 빨리 다 체육관에 옮겨놓고 짐 찾아가라는 식이었어요. … 빨리 ‘정상적’으로 돌려놔야 된다는 사고방식이 강하게 작동해요. 그게 도시에서 일어난 참사의 특성이기도 한 것 같아요. … 세월호 때의 청해진해운이나 유병언처럼, 이 정부도 시민들이 명확히 욕할 수 있는 특정한 대상을 만들고 싶었던 것 같아요. ‘토끼 머리띠’라든가 최초 신고받은 경찰이라든가 보고서를 조작한 경찰이라든가. … 사람들도 안다고 생각해요, 시스템의 문제임을요. (332쪽)
산골 교회가 사는 법
강원도 영월 산골 작은 교회에서 목회하는 이의 일상 묵상집. 성도들의 믿음과 이웃의 섬김을 통해 깨달은 바를 담담하게 써나간다. 소소한 이야기에서 하나님의 손길이 보인다.
우리 교회는 근 50년 전에 이곳 도천리에 세워졌지만, 늘 작은 교회였기에 마을과 이웃에게 빛과 소금으로서 선한 영향력을 끼친 적이 없다. 오히려 그동안 마을로부터 많은 빚을 졌다. 모두가 못 먹던 시절에는 사택 앞에 쌀과 야채를 가져다주셨다고도 하고, 최근까지 여름 장마로 예배당에 물이 차면 양수기를 가져다가 물을 빼 주셨다. 또한 이 모양 저 모양으로 할매 성도들의 손과 발이 되어 섬겨 주셨다. 오늘은 그동안 마을에 진 빚을 갚는 날이다. 마을에 빛을 비추는 날이다. 감사하게도 성도들 대부분이 부역에 참석하셨다. (82쪽)
그들이 만난 예수님
《하나님을 선택한 구약의 사람들》에 이은 ‘성경의 사람들’ 신약 편. 예수님을 만난 열세 명의 인물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드러낸다. 38년 된 중풍병자, 간음한 여인, 혈루증을 앓는 여인 등 변두리로 몰린 인물들의 심경을 섬세하게 담아냈다.
예수님이 더 효과적으로 자신의 부활을 증언할 사람을 세워야 했다면 제자들에게 가셔야 했습니다. 따랐던 스승의 십자가 처형을 본 제자들의 마음은 지금 대단히 불안한 상태입니다. 혹시라도 불똥이 튀면 그들도 잡혀 십자가에 달리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더 시간이 지나도 이들은 뿔뿔이 흩어져 버릴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제자들보다 막달라 마리아를 먼저 만나셨습니다. 도대체 왜 막달라 마리아인 겁니까? … 유대인의 법으로 어떤 일에 관하여 효력 있는 증인이 되려면, 두 사람 이상의 성인 남자가 그 일에 관하여 같은 말을 해야 합니다. … 그런데 막달라 마리아는 그 조건과 전혀 일치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사랑, 증인의 가장 큰 조건’, 173쪽)
하나님의 말씀을 파악하는 첫 단계
10쇄 기념 전면개정판. 저자들은 ‘강을 건너는 여행’이라는 은유를 이용해 현대 세계로부터 성경 속 고대 세계를 향해 다리를 건넜다가, 해당 본문이 오늘날에 어떤 가치를 갖는지 살피는 데까지 나아간다. 800여 쪽 분량은 ‘성경을 바르게 읽고 적용하는 실제적 지침서’라는 부제를 충실하게 만족시킨다.
충실한 성경 독자인 우리의 책무는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성경 본문에 아로새겨진 의미를 적용하는 것이다. 너무 걱정하지 말라. 당신의 삶과 당신이 사는 세상 속에서 핵심 요소들을 담고 있는 수많은 평행적 상황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우리에게는 성경 본문의 의미가 실제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될 수 있는지에 대한 예화와 예시가 필요하다. 하나님은 성경 말씀이 우리의 마음과 생각 속에 깊이 스며들어 우리가 사는 방식을 변화시키기 원하신다. (37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