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덕숙덕 사모의 그림자 탈출기》 외 3권

목사 사모의 자기 찾기

간암 투병기 《내 몸은 내가 접수한다》를 쓴 저자가 이번에는 목사 사모에서 활동가로 변모하게 된 삶의 여정을 쏟아냈다. 저자는 ‘사마리아 여자로 가스라이팅을 당한 젊은 날’을 복기하며, 어떻게 현재의 활력적인 60대 페미니스트가 되었는지를 밝힌다.

선각자요 선지자를 기껏 정욕에 사로잡힌 여자로 소환했다는 게 생각할수록 허탈하다. 왕언니야말로 예수 복음 정신을, 하나님 나라를 아는 캐릭터였다. 예수가 전한 하나님 나라는 바로 이런 사람들의 것이었다. 남자도 여자도 유대인도 이방인도 종도 자유인도 차별하지 않는 나라. 사마리아 왕언니는 그런 세상을 예수에게서 발견하고 누린 사람이었다. 지금 아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납작한 이름 사마리아 여자로 가스라이팅 당한 20대의 나를 꼭 안아 준다. (123쪽)

후배 여성들을 향한 두 신학자의 위로 편지

두 여성 신학자가 남성 가부장 중심의 교회에서 갈등을 겪는 후배 여성들에게 보내는 26통의 편지. ‘여성다움’ ‘자유’ ‘성’ ‘비혼’ ‘비출산’ 등 13가지 주제를 다룬다. 여성을 옥죄여온 안타까운 교회 현실을 짚으며 경험담과 성경 해석을 통해 진심 어린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70대 이상의 교회 권사님들 중에는 교회가 사회나 가정보다 여성을 존중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높아요. … 이름으로 불리고 직분을 맡을 수 있고 일한 정도에 따라 존경과 찬사가 주어지며 어느 정도 가정을 벗어나 사회적 활동이 가능하고 자신을 지지하는 공동체를 가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 해방과 자유의 공간이었던 교회가 요즘 젊은 여성에겐 더 이상 자유의 공간으로 생각되지 않아요. 오히려 시대착오적 사상이 가득한 억압의 공간으로 여겨지지요. … 여성을 열등한 존재로 차별하는 가부장 문화가 아직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95-96쪽)

변화를 일으키는 묵상 적용법

30년 이상 귀납적 성경 연구(PBS)에 힘을 쏟았으며, 평신도이던 청년 시절부터 강해설교자로 활동해온 저자가 성경을 묵상·적용하는 방법을 안내한다. 삶이 변하려면 말씀을 아는 것을 넘어 묵상·적용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는 이 책은, 적용에 관한 연구가 부족한 한국교회 실정에 맞춰 그 방법과 실제를 폭넓고 실질적으로 다뤘다.

적용은 말씀과 상황이 만나면서 무르익는다. 적용은 본문의 재상황화이자 재맥락화다. 성경 본문의 의미를 충실히 적용하는 최선의 방법은, 본문의 원리와 원래 상황 사이에 존재하는 교차점에 매여 있으면서도 진실로 평행적인 현 상황을 찾는 것이다. 말씀과 접촉한 상황은 그 말씀에 의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된다. 우리는 그것을 ‘변화’라고 한다. 따라서 본문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지만 동시에 현재의 상황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175쪽)

성경이 말하는 복음 전도의 드라마

“복음 전도를 둘러싼 교회의 위기 때문에” 펜을 든 저자는, 교인·헌금·영향력·중요성이 감소하는 교회 현실 앞에서 복음 전도를 ‘신학적 갈등’ ‘승리의 선언’ ‘삶 속의 전유’라는 세 장면의 드라마로 정리한다. “듣고, 응답하고, 전유하는 드라마”를 통해 세상과 이웃과 자신의 총체적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성경 속 패턴을 통해 입증한다.

‘복음 전도’와 ‘사회적 행동’ 사이의 이분법에 관한 상투적 논의는 근본적으로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다. 쟁점을 이런 식으로 분리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 만약 우리가 이 이분법이 의도하는 대로만 ‘복음 전도’를 받아들인다면 “무엇을 위한 소식인가”라는 질문이 우리에게 남는다. 그 대답은, 세상에서의 대안적 순종을 위한 소식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복음의 소식의 핵심이고, 이렇듯 급진적인 삶 속 전유를 지향하지 않는 모든 복음 전도는 기만적인 것이다. (6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