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예수의 위로가 그리운 이유는

[412호 책방에서] 홍선경, 《우셨다, 그 예수가》(한사람)

2025-02-26     이동식
우셨다, 그 예수가 | 홍선경 지음 | 한사람 펴냄 | 16,000원

창조자가 스스로 육신이 되어 이 땅에 내려오셨을 때, 그는 아마도 그토록 사랑했던 존재들의 혼돈을 지켜만 보고 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늘 함께 아파하고 슬퍼하며 우리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현재 우리를 둘러싼 ‘시대의 혼돈’ 속에서 위로자 예수 그리스도가 몹시도 그리운 까닭은, 저마다 외치는 정의와 진리, 옳고 그름, 바른 신앙과 잘못된 신앙의 기준이 실타래처럼 얽혀있는 현실에서 찾을 수 있겠지요. 완전함을 포기하고 불완전함으로 우리를 감싸고 지키기 위해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눈물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는 듯합니다.

우리는 종종 나만 정의롭고 고독하며 억울하고 아픈 것처럼 느끼면서, 상대의 아픔에는 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 살아갑니다. 때로는 상대가 더 처절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나의 안전을 확인하는, 차갑고 메마른 영혼이 되기도 합니다.

저자 홍선경의 두 번째 저서인 《우셨다, 그 예수가》는 곤고한 세상을 걸어가는 나그네인 우리의 영혼과 함께 울고 웃으며 우리를 살피고 지키시는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전작 《야곱, 우리 모두의 이름》을 읽을 때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느끼면서 기쁜 시간을 누렸습니다. 이번 책에서 저자는 혼돈의 물결 속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소개합니다.

가장 힘들고 지칠 때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내 곁에서 나를 위해 함께 울어줄 이가 없다는 사실 아닐까요? 내 손을 잡아 나를 끌어안고 울어줄 그 한 사람의 부재! 이 책은 그 한 명을 독자에게 소개하고, 독자의 고단한 영혼을 그분에게로 이끌어줍니다.

저자는 마치 연약하여 우는 것밖에 해줄 게 없는, 그것이 능력의 전부인 것만 같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을 표현하며, 그 연약하고 흔들리는 위로가 얼마나 위대하게 우리의 영혼을 감당하고 책임지는지를 보여줍니다.

저자를 세 번 정도 만났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 제가 느낀 것은 ‘그에게서는 이런 글들이 나올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확신이었습니다. 책과 저자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보통의 경우 글이 아름다울수록 저자에게 느낄 수 있는 기대와 실망을 더욱 클 수밖에 없지만, 이 책과 저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책은 늘 마음을 열어놓는 이들에게 감춰진 값진 것들을 드러내줍니다. 그러니 이 책을 집어 들게 된다면, 가난하고 낮고 곤고한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읽기를 권합니다. 곁에서 함께 아파하고 당신을 위해 울고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위로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이동식
총신대학교 구내서점에서 10년 근무한 후, 서울 중랑구 상봉동에 있는 ‘상봉몰’(종합 기독교 서점)에서 고단한 밥벌이를 몸으로 수행 중! ‘독서는 즐겁게, 누구나, 읽을 이의 눈높이로!’라는 소신을 품고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