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하나님을 기억하는 시간

[416호 책방에서] 애덤 마브리, 《잘 쉰다는 것》(좋은씨앗)

2025-06-26     김주영
잘 쉰다는 것 | 애덤 마브리 지음 | 김보람 옮김 | 좋은씨앗 | 12,000원

요즘 바쁜 일상에 너무 익숙해져서, ‘쉼’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곤 합니다. 매일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달리고, 자신을 증명하려 애쓰다 보면, 잠시 멈추는 것조차 불안하게 여겨질 때가 있죠. 일과 성취로 가치를 평가받는 세상에서 쉼은 때로 사치처럼, 심지어 뒤처지는 일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문득 이런 물음을 던지게 됩니다.

‘잘 쉰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답하는 책, 애덤 마브리의 《잘 쉰다는 것》은 교회 동생에게 소개받아 알게 되었고, 인상 깊게 읽은 후 꼭 나누고 싶다는 마음에 책방에도 비치했습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이 책을 찾는 분이 많았습니다. 왜 많은 사람이 이 책에 끌리는 걸까 고민해 봤습니다. 아마도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들이 진정한 쉼의 의미를 갈구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끊임없이 속도와 성취의 압박을 받으면서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거나, 삶의 균형을 잃어버리기 쉽습니다. 이 책은 그런 우리에게 올바른 쉼의 의미를 전합니다.

저자는 쉼을 단순히 일을 멈추는 행위로 보지 않습니다. 무엇을 위해, 누구와 함께 멈추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죠. 바쁨에 쫓기다 보면 우리는 소중한 관계를 놓치고, 삶의 중심이 흔들리며, 신앙생활마저 형식적 습관으로 변해버릴 때가 있습니다. 이 책은 쉼이 단순히 휴식을 넘어 우리를 회복시키는 시간임을 강조합니다.

쉼은 하나님을 기억하고, 나 자신을 돌아보며, 삶의 목적과 방향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입니다. 우리가 누구인지, 누구 것인지, 하나님께서 부르신 뜻이 무엇인지 깨닫게 하는, 하나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다지는 시간이죠.

예수님께서도 바쁜 공생애 속에서 한적한 곳으로 물러나 기도하며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셨습니다. 이는 육체적 피로를 푸는 시간을 넘어, 영혼이 하나님 안에서 온전한 안식을 누리는 경건한 쉼이었습니다. 쉼은 세상이 요구하는 끝없는 성취와 경쟁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지요. ‘더 높이, 더 빨리, 더 많이’를 외치는 사회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그 자리에서 하나님께 시선을 고정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는 조급한 마음과 불필요한 비교에서 벗어나, 예수 그리스도를 쉼의 주인으로 고백하게 됩니다.

하나님 안에서 쉬는 삶이란 결국 하나님을 향한 사랑을 다시 확인하고, 그 사랑 안에서 나를 회복해가는 여정입니다. 이번 여름, 어떤 쉼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바쁜 일상에서 잠시 멈춰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며, 내 삶의 중심을 다시 점검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쉼의 순간마다 하나님을 기억하고, 그분과의 관계를 회복하며, 하나님께서 주시는 참된 평안과 기쁨을 마음껏 누리시길 소망합니다.

김주영
경북 구미 금리단길에서 기독교 문화공간 ‘책방 온유’를 운영한다. 이 작은 공간이 지역사회와 교회, 교회와 교회, 사람과 사람을 잇는 연결 고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문을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