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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7호 월간 에디터의 도전]
[1] 기념에서 기억으로 민주화를 넘어 민주주의로
서울 관악구 박종철센터 2층 기획전시실
서울 관악구 대학동에 가면 ‘박종철 거리’가 있고, 그곳엔 박종철 정신을 기억하는 ‘박종철센터’가 있다. 박종철센터는 매년 6월, 6·10민주항쟁을 함께 기념할 수 있는 특별 행사를 준비한다. 올해는 각자의 자리에서 1987년 6월 민주항쟁을 기억하고 실천해온 사람들 이야기를 담은 영상 전시가 열렸다. 단순히 6·10민주항쟁을 지나간 사건으로 기억하고 기념하는 것을 넘어, 38년이 지난 지금 어떻게 민주주의가 정의되고 실천되는지 조명한다.
총 3부로 구성된 전시는 9명의 인터뷰 영상을 담았다. 1부는 6·10민주항쟁 당시를 기억하는 시민 두 사람(채운석 사회활동가와노동자심리치유네트워크 통통톡 운영위원장, 김영미 다큐앤드뉴스코리아 대표)의 이야기가 나온다. 2부는 노동·빈곤·장애·젠더 주제별 활동가의 발언이 담긴 짧은 인터뷰가 이어진다. 박정훈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부위원장, 이원호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상임대표, 장예정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집행위원장의 이야기가 나온다. 3부는 일상에서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사람들을 조명한다. 2022년 ‘아기기후소송’에 참여한 한제아 청소년 기후활동가,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 이재현 전 학생대표, 관악구에서 풀뿌리 운동을 해온 박승한 사단법인 관악사회복지 고문의 이야기가 나온다. 각자의 자리에서 다양하게 분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목소리를 들으면, 우리 사회에 필요한 민주주의는 무엇인지, 내가 실천하고 연대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영상 촬영·편집으로 제작에 참여한 나는 이 전시를 세 번 봤다. 가족들과, 애인과, 교회 사람들과 함께. 아직도 전시에 데려가고 싶은 친구들이 남아있다. 몇 번 더 n차 관람을 할 예정이다. 입장료는 무료.
■ 2025.6.10.-9.20.
■ 9:30-17:30(일, 월, 법정공휴일 휴관)
정민호 기자
[2] 민족 통일의 눈, 독도
3D 디지털 온라인 전시
실공간 디지털 트윈을 제작·활용해 산업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 ‘티랩스’가 경기도 파주 헤이리마을에 있는 ‘영토문화관 독도’와 손을 잡고, 가상 전시관 ‘민족 통일의 눈, 독도’를 지난해 12월에 공개했다.
전시관은 입구에서부터 입장 표명으로 시작한다. “독도는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입니다.” 전시는 ‘독도를 알다’ ‘독도를 보다’ ‘독도를 가다’ ‘평화통일과 독도’ 네 가지 주제로 구성돼있다.
독도를 알다
독도의 역사와 기록을 연표 형식으로 소개한다. 512년 삼국사기 기록부터 시작해, 1천5백 년 이상 변함없이 독도가 우리 영토였다는 사실을 확고히 한다. ‘우산도’ ‘삼봉도’ ‘가지도’ ‘석도’ 등으로 불렸으며, 우리 민족이 살아온 땅이었다.
독도를 보다
독도가 실제 어떻게 생겼는지 다양하게 보여준다. ‘독도의 구석구석’에서 천체사진가 권오철이 촬영한 독도의 자연과 생태를 감상할 수 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찍은 울릉도에서 바라본 독도의 일출은 경이롭다. 독도 모습은 동도와 서도로 나눠서 볼 수 있는데, 날아다니는 새와 밀려오는 파도, 물살까지도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독도를 가다
독도 탐방 활동 기록을 전시한다. 독도경비대에 전달된 위문품, 관련 기관들의 활동 발표와 교류 대회, 주민 표지석 설치, 8·15 독도 특집 촬영, 연날리기 행사 등 역사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평화통일과 독도
독도를 알리고 지키기 위한 노력과, 독도를 중심으로 한 남북 교류와 화합의 메시지가 담긴 안재영 관장의 글(칼럼, 논문 등)을 읽을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독도 담화 영상과 전문도 확인 가능하다.
가상 전시관은 온라인에 무료로 공개돼있어, 학교나 교회 등에서 교육자료로 활용하기에 용이하다. 독도의 의미는 영토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독도를 우리 민족 정체성과 평화통일의 상징으로 인식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
차에녹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