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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민과 생귄의 대중문화 돌려보기’는 두 기독교 문화 연구자의 시선으로 우리 시대 문화 현상을 살펴보는 연재였다. 이 연재는 2022년 5월(378호)부터 매월 다양한 문화 현상을 다루었으며, 지난달에 16회로 마무리되었다. 약 1년 3개월 만에 두 필자를 다시 만나 서로 수고했다는 격려와 함께 연재하면서 궁금했던 점들과 이 연재의 의미에 대해 나눴다.-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연재 마치신 소감이 어떠신지 궁금해요.민민: 시원섭섭해요. 더 잘할걸 하는 생각도 많이 들고요. 대중문화는 지금도 계속 발전하는데, 연재를 더 이어갔어야
민민과 생귄의 대중문화 돌려보기
이민형·김상덕
395호 (202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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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2020년 6월 4일 열린 제17회 국제사랑영화제 시네포럼 ‘Untact 시대, Contact하다’에서 발표한 내용을 수정 보완한 것이다.코로나 팬데믹이 가져온 변화 중 하나는 온라인 강의나 화상회의 같은 비대면 접촉이 늘어난 것이다. 좁은 공간에서 다중 접촉이 가능한 형태의 모임은 재택근무, 화상회의, 방구석 콘서트 등 온라인 미팅으로 대체되었다. 사회적 고립감으로 힘겨워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사회적 관계 맺기(socializing) 방식의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많은 일이 온라인 공간에서 이뤄지면서
민민과 생귄의 대중문화 돌려보기
김상덕
394호 (2023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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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술 발달과 3년간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분명 현대인의 종교성에 변화를 가져다주었다. 개신교의 경우, ‘일요일 아침 오전 11시에 모여 드리는 공예배’의 시공간적 정의가 느슨해졌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해 그것이 가진 상징적 중요성 역시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천 년 이상 역사 속에서 ‘지켜진’ 종교적 의례가 10여 년 세월 동안 발전한 기술, 그리고 단 3년 동안 비대면 사회가 지속된 일로 변화를 맞았다는 사실은 새 시대의 도래가 이미 이루어졌음을 설득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근거가 되었다. 일부 학자들과 목회자들은 ‘디지털 시
민민과 생귄의 대중문화 돌려보기
이민형
393호 (2023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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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 다 갈아 엎어주세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조리 싹 다.”2020년 전후부터 온라인 및 방송에서 ‘부캐’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기 시작했다. MBC 주말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의 유재석은 유산슬, 지미유, 유드래곤 등 자신의 부캐로 출연하면서 ‘부캐 현상’을 대중화했다. 힙합신에선 래퍼 마미손을 필두로 다양한 부캐와 프로젝트 앨범이 만들어졌고, 코미디언 카피추, 둘째이모 김다비 등이 인기를 끌었다. 공개 코미디가 막을 내리고 유튜브 등 온라인 콘텐츠로 옮겨간 코미디언들은 아예 부캐를 중심으로 하는 〈피식대학〉 같은 채널
민민과 생귄의 대중문화 돌려보기
김상덕
392호 (2023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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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안 해봤으면 말을 말어10년도 더 지난 일이다. 한 방송국 뉴스 프로그램에서 ‘게임의 폭력성 유발’에 대한 보도를 담당한 기자가 이를 증명하기 위해 과감한 실험을 진행한 것이 중계되었다. 그는 한 PC방에 관찰 카메라를 설치한 후, 여러 학생이 게임에 한참 몰입하는 순간을 기다렸다가 PC방 전체 전원을 내려버렸다. 여기저기서 욕설과 함께 탄식이 쏟아져 나오자 마치 예상했다는 듯이 그들이 “폭력 게임의 주인공처럼 난폭하게 변해버렸다”고 멘트를 덧붙였다. 예능 프로그램에나 나올 법한 일이었지만, 공중파 방송국의 메인 뉴스 시간에
민민과 생귄의 대중문화 돌려보기
이민형
391호 (2023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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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이 차오른다나도 모르게 보게 되는 유튜브 영상들이 있다. 소위 ‘국뽕’ 영상이다. 물론 귀여운 댕댕이 영상도 거부하기 힘들지만, 무언가 홀린 듯 클릭하게 된다. ‘세계가 놀란 한강의 기적’ ‘자랑스러운 한국인’ 등의 수식어로 시작하는 영상들은 애국심을 자극하기 충분한 내용을 포함한다. 국내 스포츠 선수들이 해외 톱 리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거나 올림픽과 같은 세계 무대에서 활약하는 장면은 아무리 봐도 신이 난다. 우리나라 가수 공연을 보고 감탄하는 외국인 리액션이나, 해외 유명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국인 수상 모습과 해설
민민과 생귄의 대중문화 돌려보기
김상덕
390호 (202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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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 vs. 그들2020년 7월, 정부의 의대생 증원 정책이 발표되자, 이에 비판적인 입장을 가진 의사들이 파업을 단행하겠다고 나섰다. 그들은 전문 의료인이 아닌 정치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정책이 의료인들 실상을 외면해왔다고 주장하며, 정부가 자신들의 개정 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국적인 집단행동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그들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8월에 전국 의사 총파업이 시작되었다. 곧 전국의 의료기관에서는 제한적 진료만이 이루어졌고, 그로 인한 환자들의 피해 사례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일부 병원에서는 진료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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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형
389호 (2023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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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사이다‘고구마와 사이다’는 언제부터 환상의 콤비가 되었을까? 자고로 달짝지근한 고구마는 신김치를 길게 찢어서 함께 먹어야 제맛이라고 말한다면 ‘옛날 사람’ 취급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언제부터인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구마’라는 말이 ‘답답함’이라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누군가의 성격이 답답하다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넓게는 사회문제나 정치적 상황이 답답하다는 의미로도 혼용된다. 반면 사이다는 고구마 같은 사람 혹은 상황이 해갈되는 의미로 쓰여 ‘사이다 = 통쾌함’이라는 공식이 완성되었다.1) ‘고구마’ 하면 가
민민과 생귄의 대중문화 돌려보기
김상덕
388호 (2023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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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와 종교종교적 신앙의 대상, 즉 신적 존재는 마냥 자애롭고, 친밀하며, 사랑스러운가? 구약성서에 기록된 ‘경외’라는 표현은 신적 존재 앞에서 인간이 느끼는 존경심과 두려움을 하나로 묶어낸 것이다. 예수의 출현 이후, 인간의 모습을 한 신에게서 느껴지는 친밀함으로 인해 신을 이해할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기독교인들은 두려움의 감정을 다소 잊은 듯하다. 하지만, 이는 관성에 빠진 어리석음으로 인한 망각일 뿐, 그들이 믿는 신은 여전히 두려운 존재이다. 키에르케고르는 ‘신 앞에 선 단독자’로서의 인간은 ‘두려움과 떨림’에 사로잡힌다고
민민과 생귄의 대중문화 돌려보기
이민형
386호 (2023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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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는 특정 세대 혹은 집단에 대한 이해를 제공한다. 설령 세대 전부를 대표하진 않더라도 말이다. 지난 글(2022년 11월호)에서 민민님은 ‘뉴트로’ 현상이 MZ세대 사이에서 실재하고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기보다, 상업적 목적으로 만들어진 상품의 소비와 관련된 문화로 보았다. 이는 소비자본주의 사회에서 대중문화가 상업적인 이해관계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소비자본주의 구조에서 문화란 사고파는 상품이다. 물건만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 분위기, 멋스러움, 세련됨을 포함한 무형의
민민과 생귄의 대중문화 돌려보기
김상덕
385호 (2022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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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 야근은 내가 먼저!얼마 전 차를 타고 가는 길에 라디오에서 흥미로운 광고가 흘러나왔다. “트로트를 좋아하는 10대 김유나 양은 X세대? 랩을 좋아하는 60대 조현구 할아버지는 MZ세대?” 등의 질문을 던지는 화자는 알파벳으로 세대를 구분할 수 없고, 따라서 “우리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세대”임을 강조했다. 지나치게 바른 소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찾아보니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서 만든 공익광고였다. 공사에서 만든 광고이니 이 정도면 양호하다고 생각하다가도 ‘겨우 음악 장르로 세대 구분을 이야기하겠다고?’ 하는 묘하게 뒤틀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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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형
384호 (2022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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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적 재능을 타고났지만 어려운 형편 때문에 노래는 우선순위에서 밀려있었다. 틈틈이 노래를 했지만 배관공 일을 하면서 가수가 된다는 건 결코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도 가수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한 방송국에서 주최한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거기서 1위에 올라 마침내 가수의 꿈을 이루게 된다. 〈슈퍼스타K〉 시즌 2에서 우승한 가수 허각의 이야기이다.한국의 폴 포츠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폴 포츠는 영국 성악가로서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해 세간의 화제가 된 인물이다. 그는 휴대전화 판매를 생업으로 했지만
민민과 생귄의 대중문화 돌려보기
김상덕
383호 (2022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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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쯤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황금가지)라는 책을 선물받은 적이 있다. 그저 재미로 읽을 수 있는 책이었지만, 하필 챙겨보던 미국 드라마가 좀비 아포칼립스를 다룬 〈워킹 데드〉였던 터라 쉬이 책장이 넘어가지 않았다. 좀비가 출몰한 세상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에서 시작된 생각은 아프지 않게 좀비가 되는 방법으로까지 이어졌다. 필요 이상으로 진지해진 탓인지 동서양의 전설에 기반한 다른 호러물들과 달리 좀비물은 근래에 들어 등장했기에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하는 우려 아닌 우려까지 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아직은) 기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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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형
382호 (2022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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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일까 토끼일까오스트리아 태생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즐겨 사용해 유명해진 오리-토끼 그림이 있다. 한쪽에서 보면 오리 같기도 하고, 다른 한쪽에서 보면 토끼 같기도 하다. 그림만으로는 양쪽 의견 모두 일리가 있다. 그림을 해석하는 방식에 따라 어떤 부위는 오리의 부리처럼 보이기도 하고, 토끼의 귀처럼 보이기도 하다. 이 그림이 오리인지 토끼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정작 중요한 것은 그림을 보는 관객(audience)이 왜 오리 혹은 토끼로 보는지다. 그림을 오리 사진들 옆에 두어보자. 혹은 토끼 그림 사이에 놓아볼 수도 있겠다. 비
민민과 생귄의 대중문화 돌려보기
김상덕
381호 (2022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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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오징어다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분명히 조만간 교회에서 써먹을 텐데….’ 왜 슬픈 예감은 틀린 적이 없을까. 얼마 지나지 않아 한 교회에서 ‘예수님은 깐부’라는 문구가 들어간 전도지를 만들어 배포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어떤 직감 때문만은 아니었다. 동시대에 가장 유행하는 대중문화 창작물을 ‘패러디’해서 사람들 이목을 끌려는 한국교회의 대중문화 사용은 이미 상당 시간 지속되어온 현상이다. 다만, ‘슬픔 예감’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이유는 한국교회가 이런 식으로 대중문화를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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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형
380호 (2022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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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는 훌륭하다〈개는 훌륭하다〉는 ‘개통령’ 강형욱과 그의 제자를 자처하는 이경규, 장도연 등이 출연해 ‘고민견’을 상담하고 교정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동물 전문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이를 보면서 인간과 반려견의 동거에 필요한 유용한 지식과 정보를 얻는다. 특히 강형욱은 단순 조련이나 동물행동 교정 그 이상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서 감탄을 자아낸다.인상 깊은 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강형욱이 통역해주는 개의 언어와 소통 방식, 다른 하나는 일반적으로 문제의 원인이 반려견이 아닌 보호자에게 있다는 것이다. 우선, 반려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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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덕
379호 (2022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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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이지 않은 것은 한우밖에 없다얼마 전 라디오방송에서 한우(韓牛)에 대한 흥미로운 사실을 들었다. 한반도에 살고 있는 소는 한국 사람들보다 훨씬 순종에 가까운 유전자를 가졌다는 내용이었다. 과학적 사실이니 반박이야 불가하겠지만, 감정적으로 불편해할 사람들도 있겠다 싶었다. ‘순수혈통, 단일민족 한국인’ 신화는 누군가의 긍지이자 자부심일 수 있다. 물론 대륙 끝자락에 자리 잡은 반도이고, 여러 주변국이 있으며, 다수의 침략과 전쟁을 겪어온 땅에 사는 사람들이 하나의 유전적 족보만을 이어왔다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은 누구나 조금만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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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형
378호 (2022년 0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