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호 그림책으로 우리의 안부를]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그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다.” 소설 《백년의 고독》으로 잘 알려진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자서전 《이야기하기 위해 살다》 서문에 나오는 말입니다. 살아가는 이유가 이야기하기 위해서라니. ‘왜 사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그럴듯한 대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적어도 이야기하기 위해 사는, 또 이야기로 기억되는 삶이라면 그 자체로 어느 정도 의미와 재미가 있을 테니까요. 이야기와 이야기하는 사람이 주목받는 시대라고도 하는 요즘, 나의 이야기는 어떻게 만들어지고 전해지는지 생각해보고 싶습니다. 지금은 역사·철학·사상 등을 이야기하는 거대 담론보다는 일상 속에서 먹고 자고 여행하고 병들고 고치는 너와 나의 이야기가 담긴 미시 담론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거대 담론이 낡은 거라서 작은 이야기가 더 매력적이라거나, 반대로 작은 이야기를 무시하고 큰 이야기를 추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양분해서 생각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실 두 이야기가 우리 일상에서 잘 만나야 밀도 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지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나나 듣는 너나 같이 즐거워할 수 있으니까요. 이 두 이야기의 좋은 만남을 《프레드릭》이라는 그림책에서 살며시 느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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