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호 커버스토리]

ⓒ복음과상황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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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기독교인의 매일 배움 프로젝트. 유튜브 채널 ‘오늘의 신학공부’(오신공)의 정보란에 적혀있는 소개다. 2019년 ‘신학생의 매일 복습 프로젝트’로 시작된 오신공은 한 신학생이 복습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시작되었다.

그렇게 유튜브 활동을 해온 지 5년. 오신공은 현재 구독자 수 6.82만 명, 누적 동영상 530개, 조회수는 수천에서 십수만에 이르는 채널이 되었다. 그사이 그는 신학교를 졸업해 대학원에 진학했고 현재 영상 업체를 운영하는 대표가 되었다. 일주일에 하루는 교회에서 미디어 간사로 사역하고 있다. 이제는 신학생도 아니고, 매일 복습도 하지 않는다는 장민혁 대표는 채널의 방향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오신공 채널은 한국교회에 건강한 고민과 공부하는 문화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여러 시도를 해왔다. ‘랜선신학교’ 프로젝트를 비롯해서 신학책 소개, 저자 인터뷰, 출판사의 책 소개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 중이다. 그의 활동과 고민을 듣기 위해 2월 2일 서울시 광진구에 위치한 오신공의 스튜디오를 찾았다.

ⓒ복음과상황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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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를 시작하기까지

장민혁 대표는 좋아하는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아서 고민이 많았다. 초등학교 때는 과학자, 마술사, 중학교 때는 심리학자, 고등학교 때는 외교관이 되고 싶었다. 대학교는 정치외교학과로 진학했다. 불현듯 작곡가가 되고 싶어져 자퇴한 후 음악 공부를 시작했고, 앨범까지 발매하며 활동을 했다.

이렇게 다양한 경험을 쌓아오던 그는 신학이 하고 싶어져서 신학교에 입학한다. 그리고 신학적 깊이와 다양성이 일반 대중에게 전해지지 않는 것을 보면서, 한국교회에 신학적 깊이와 넓이를 더할 수 있는 사역을 꿈꾸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오레브’(O.LAB)라는 사역팀을 만들고 ‘오늘의 신학공부’ 채널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오신공은 어느 날 돌도 되지 않은 아이에게 자신이 공부하는 내용을 설명해주는 콘셉트로 찍은 영상에서 시작되었다. 카메라를 세워놓고 아이에게 신나게 설명해주는 영상을 찍어본 것이다. 어린아이에게 전하는 신학 공부가 오신공의 전신 프로그램이었다.

- 유튜브 채널을 시작할 때는 어떠셨어요?

시작하면서 마음을 많이 비웠던 것 같아요. 이게 막 콘텐츠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어요. 어차피 혼자 설명하는 거 좋아하고, 혼자 공부할 때도 막 말하면서 하거든요. 이왕에 말하면서 공부할 거 카메라를 켜놓고 해보자는 식으로 가볍게 시작했던 것 같아요. 초반엔 영상 조회수도 10~20회 이렇게 나오고 구독자도 전혀 없었죠.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적은 조회수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영상을 계속 찍었습니다.

- 유튜브에는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채널들이 많은데요. 오신공은 어떤 점이 다른가요.

기독교 채널은 많은데 신학만 다루는 채널은 많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신학을 다루면 대다수는 교수님이나 목사님이 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분들의 경향은 본인들 교회 설교를 그 채널에 그대로 올리시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러니까 신학 콘텐츠라기보다는 설교에 더 가까운 내용이 올라오는 거죠. 훌륭한 교수님들이 영상을 찍고 출연하셨지만, 보기 힘든 각도에서 몇 시간 동안 얘기하신다든지, 강의실 먼 곳에서 찍은 것이라든지, 만들어진 콘텐츠가 아니라 그냥 녹화된 영상이 올라오던 때였거든요. 우리가 평소에 보는 유튜브 영상의 형식과 톤으로 신학을 담은 영상은 찾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저는 그걸 해야겠다고 생각한 것 같아요.

‘오늘의 신학공부’ 채널의 영상 중 조회수가 높은 인기 콘텐츠
‘오늘의 신학공부’ 채널의 영상 중 조회수가 높은 인기 콘텐츠

신학 공부를 하게 된 이유

- 신학에 대한 관심은 어떻게 생기셨어요?

저는 교회를 열심히 다니면서 의문이 많았어요. 교회를 다니면서 막히는 지점이 생기면 뭐든지 목사님들에게 질문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목사님도 대답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었는데, 목사님이라면 다 알고 있으리라 여겼어요. 그 과정에서 신학책들을 접하게 되었죠. 그때 신학에 대해 배울 수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고, 그게 신학에 대한 관심을 더 불러일으켰어요.

- 어떤 질문들이었나요? 성경 해석과 관련한 것이었나요?

예를 들어, 성서의 일부분이 왜 다른 부분과 다르게 쓰여있는지, 세례와 성령을 받는 순서에 대한 것, 구원이 무엇인지 등에 대해 질문했죠. 그리고 특정 단어의 정의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은혜받았다고 말하는데, 그냥 감동받았다는 말 아닌가 하면서요. 정서적으로 일어난 사건에 은혜라는 말을 쓰면 다른 곳에서 은혜라는 말을 쓸 때 그 의미가 희석되는 것은 아닐까 했죠. 이런 것들은 신학을 배우면서 많은 부분 해소가 되었습니다.

- 신앙 언어에 대해 고민하신 거네요. 교회 언어가 세상과 구별되어서 은어처럼 쓰이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요.

맞아요. 음악 활동을 하면서는 제가 사용하는 언어가 느낌과 경험을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걸 체감했어요. 고민하고 겪었던 일들을 노래로 만들면서 제가 경험한 건 매우 큰데 이걸 말로 표현하니까 빈약하다는 느낌이 있었죠. 제 언어와 신앙을 표현할 수 있는 말들이 되게 얕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은혜받았다’ ‘감사하다’는 말밖에 없는데, 물론 그게 틀린 말은 아니죠. 그걸 좀 깊이 있게 말할 순 없을까, 거기에 더 많은 의미를 담을 순 없을까 고민하다가 신학을 향한 갈급함이 생겼어요. 그러면서 또 신학을 배워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 지금도 음악을 잘하고 싶은 생각으로 신학 공부를 하고 계신 건가요?

지금은 그런 마음이 거의 사라졌어요. 이제 음악은 저한테 취미가 됐습니다. 이건 아내의 역할이 큰데, 아내도 음악을 했거든요. 전공자이기도 하고, 이성적인 편이라 저한테 정말 냉정하고 냉철하게 말해요. “당신은 음악에 재능이 없어, 공부를 해” 공부를 하면 음악 하는 것보다 잘할 거라고 하면서 음악은 아닌 것 같다고 했죠. 저는 그 말을 받아들였습니다.

- 그럼 신학을 공부하면서 신앙의 언어를 깊이 있게, 다양하게 만들고 싶었던 마음이 충족되셨어요?

공부하면서 제가 가지고 있는 질문들이 달라진 것 같아요. 당시에는 진리라는 게 뿌리 같은 것이어서, 여기에 도달하면 세상의 모든 이치를 깨달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내가 어떤 신학적 진리를 깨달으면, 철학, 경제, 정치도 다 통달할 줄 알았죠. 하나님이 만물을 지으셨고, 그중의 가장 핵심 진리가 신학이라면 그렇게 될 거라고 생각했었어요. 그래서 신학을 배우고 싶어하기도 했고요. 신학교 오니까 그게 좀 잘못된 생각이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세상은 넓고 신학 하나만 있는 건 아니라는 것, 언어와 맥락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죠.

- 다양한 신학자분들을 만나고 신학책을 접하면서, 동의하지 못하거나 인정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으신가요?

있죠. 그런데 동의하지 못한다기보다는 어떤 것들은 멋있지가 않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틀렸다고 말하는 건 거의 없고요. 보수적으로 신앙생활하시는 분들이라든지 창조과학 이런 걸 주장하시는 분들에 대해서도 저는 나름대로 그분들의 믿음이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기도하면 복을 준다거나, 하나님 믿으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하는 분들도요. 적어도 제게는 그분들이 멋있어 보이지는 않지만요.

 ⓒ복음과상황 정민호
 ⓒ복음과상황 정민호

‘오신공’을 통해 만나는 사람들

- 오신공 채널을 시청하는 구독자들은 어떤 분들인가요?

저도 이분들을 알고 싶어요. 구독자들이 어떤 분들인지 파악하기가 좀 어려운 것 같아요. 초기에는 독자군이 명확했어요. 그때는 저 같은 사람들이 제 채널에 와서 영상을 본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교회에서 질문이 생기지만 답을 찾을 곳이 없는 분들, 신학교에서 공부하는 분들 위주였죠. 그런데 구독자가 늘어나면서 시청자 분포가 변했어요. 예전에는 저와 연령대가 비슷한 남성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최근에는 40대, 50대 여성분들이 많아졌어요. 제 생각엔 유튜브 알고리즘과 ‘잘잘법: 잘 믿고 잘 사는 법’ 영상의 성공과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두 채널에 모두 출연한 분들도 있고 그러니, 그 채널 구독자분들이 오신공 채널로 이어진 게 아닐까 싶어요.

- 구독자들의 구성이나 반응이 영상 제작에 영향을 많이 주나요?

그럼요. 영상 제작에는 제작비가 들거든요. 장비도 있고, 스태프 인건비도 있고요. 영상 조회수당 수익은 2~3원 정도 나거든요. 조회수가 1만 회 정도 나왔다고 하면 저희가 벌어들이는 수익은 2-3만 원인 겁니다. 제가 투입한 예산에 비하면 적은 금액이죠. 결국 콘텐츠 조회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야 현실적으로 예산을 충당할 수 있어요. 그래서 어떤 영상을 제작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고요. 때로는 제가 진심으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영상을 만들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주제를 다룬 영상을 올리기도 합니다.

- 영상마다 많은 댓글이 달리는데, 모두 확인하나요?

모든 댓글을 확인하는 건 불가능해요. 영상이 워낙 많아서, 댓글도 다 확인할 수 없을 만큼 많이 달리죠. 이걸 다 읽을 순 없어요. 그래도 최신 영상의 경우 초기 반응만 확인합니다. 저를 비난하는 댓글은 그대로 두는데 게스트를 비난하는 댓글은 삭제합니다. 특히 인신공격성 댓글은 모니터링하고 있어요.

- 댓글로 인한 스트레스는 없나요?

댓글보다는 조회수가 낮을 때 더 힘들어요. 사람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던 콘텐츠를 준비해왔는데, 별로 반응이 없을 때가 있거든요. 그럼 ‘이거 안 통하네, 나 혼자 재밌네’ 하면서 기운이 빠지더라고요.

- 조회수와 댓글로 사람들 반응을 마주하고 있으시잖아요. 사람들의 신학적 관심이나 성향이 그려지시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아직도 이걸 파악하는 게 어려워요. 딱 잡히지 않네요. 신학계가 온라인에서 보면 페이스북 중심으로 형성이 되어있는 것 같아요. 유튜브는 성격이 다르죠. 사실 페이스북을 하는 분들은 소수이고, 유튜브 안에는 다른 대중들이 있는 것 같아요.

제가 어느 출판사와 ‘일상신학’ 관련 영상을 제작한 적이 있는데, 출판사 분들이 사람들 반응을 보고 놀란 적이 있어요. 일상신학 얘기가 나온 지 오래되어서, 사람들 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거예요. 그런데 댓글을 보니까 사람들이 지금도 교회 안에서 교회 사역과 일상을 두고 어떻게 조화시켜야 하는지 고민하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출판사 분들은 페이스북에서 매일 본인과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만 만나다 보니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다 이렇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는 걸 느꼈다고 해요.

 ⓒ복음과상황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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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운영과 현실의 고민

그는 구독자들에게 채널 운영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는 영상을 올린 적이 있다. 세 가지 선택지가 있다고 했는데, 첫 번째는 그가 신학생이라는 위치로 돌아가는 것. 휴학 상태인 신학대학원에 복귀해서 다시 수업을 들으며 공부하고 복습 영상을 제작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가족의 3년 치 생활비와 다섯 학기 등록금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채널의 콘셉트를 인터뷰로 전환하는 것이었다. 이는 그가 직접 공부할 여력이 되지 않아서, 그와 구독자들에게 지식을 전달해줄 수 있는 인터뷰를 찾아서 영상을 제작하는 방안이었다. 세 번째는 은퇴. 2대 오신공을 선출하자는 것이었다. 현직 대학생이나 신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는 신학생 중에서 새로운 오신공을 뽑는 방안이었다. 이 영상에는 오신공 장민혁 대표를 응원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오신공은 그동안 해온 것처럼 여러 방법으로 채널 운영을 이어가기로 했다.

- 오신공 활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이 채널을 시작할 때 ‘신학을 잘 모르지만 배워가겠다’라는 콘셉트를 가지고 시작했어요. 신학 지식이 부족하다는 걸 인정하고, 배우겠다는 자세였죠. 그런데 이제 5년 정도가 되었잖아요? 근데 별로 나아진 게 없는 것 같은 거예요. 제 신학적 지식이 크게 나아진 게 없는 것 같아서 부끄러워요. 언제까지 모른다고만 할 수 있을까 싶고요. 언젠가는 나도 안다고 말해야 할 때가 오지 않을까 하는 부담감이 있습니다. 제 주변을 보면 다들 뭔가 알아가고 있는 것 같은데 저만 모르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신학을 하면 할수록 세상이 뭔지 모르겠고, 복음이 뭔지 모르겠고요. 당혹스럽고 혼란스럽습니다. 무언가 확신 있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저는 딱 잘라서 말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생각만 점점 커지는 것 같아요.

- 요즘 가지고 있는 고민은 무엇인가요?

사업을 운영하면서,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사업과 신앙을 조화롭게 이어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특히 영상 사업에서는 구조적으로 하청을 두게 될수록 이익이 커지거든요. 현실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서는 단계적으로 사업의 구조를 제가 영상을 따오고 직원들을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만, 그게 예수님이 말한 윤리와는 정반대의 길을 가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고도로 발달한 금융자본주의 사회에서 기독교인으로 산다는 게 어떻게 가능한가 이런 질문이 저를 괴롭게 하고 있습니다.

- 유튜브에서 활동하고 있어서 그 고민이 더욱 클 것 같습니다.

영상을 만들 때 ‘어그로’를 얼마나 끌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유튜브에서는 ‘어그로’를 많이 끌고 주목을 유도할수록 더 많은 조회수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이것도 기독교인으로서의 기준과는 충돌하는 지점이 있죠.

어느 정도가 적정선인지 알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출판사에서도 마케터와 편집자가 다투는 지점이 있다고 들었거든요. 편집자는 책 내용을 잘 담은 제목을 짓기 원하고, 마케터는 독자들 손에 딱 집힐 만한 눈에 띄는 제목을 짓고 싶어하고 그런 것들 있잖아요.

유튜브를 하나의 스포츠라고 본다면 누가 ‘어그로’를 잘 끄나 이런 걸 시합하는 것 같아요. 유튜브를 하기로 했으니까 유튜브의 문법을 따라야 하나 싶기도 하고요.

 ⓒ복음과상황 정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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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그로’를 많이 끌면 안 될까요?

모르겠어요. 전성민 교수님께 얘기했던 적이 있어요. 그분도 구약윤리학자니까. 성경 윤리적으로 ‘어그로’는 어느 정도로 해야 하냐고요. 그분은 51%가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어그로’를 끄는 게 내 욕심인지, 아니면 공익적으로 하려는 목적인지 사이에서 ‘어그로’가 50%를 넘지 않게 하려고 하신대요. 그러니까 주객이 전도되지 않을 정도로만 관심을 끌겠다는 답변이었어요.

저는 그걸 듣고 다시 여쭤봤죠. 그게 내 욕심인지를 어떻게 아는지요. 제 생각엔 사람이 자신을 속이기가 너무 쉽거든요. 정말 내가 거룩한 일을 한다고 생각하다가도 시간이 지나고 보면 내 욕심이었다는 걸 알게 되기도 하잖아요.

- 지금은 어느 정도로 ‘어그로’를 끄세요? 원칙이 있으신가요?

일단 절대 없는 말은 제목에 쓰지 않아요. 내용에 있는 걸 하고, 그걸 부각하죠. 제목에 보여준 궁금증이 내용에서는 어느 정도 해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런 원칙을 가지고 있어도 매번 고민이 되기는 합니다. 그리고 출연자들에게 물어보기도 하고요. 이런 식으로 섬네일이 올라가도 괜찮겠냐고요.

그리고 유튜브를 한다는 건 결국 누군가 보게 만들겠다는 목적이 있는 거잖아요. 일단 사람들이 보게 만드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출연하시는 분들도 굳이 오신공 채널에 온 건 본인이 공부하는 걸 더 많이 나누기 위해서이겠고요. 이분들 얘기가 최대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역할이겠죠. 나쁘게 말하면 ‘어그로’고 좋은 콘텐츠가 널리 알려지게끔,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콘텐츠가 되게끔 포장하는 일입니다. 저는 포장지를 만드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 포장지는 내용물을 반쯤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고요. 내용물을 다 보이면 재미가 없고, 이게 뭔지 궁금하게 만들면서도 내용물이 조금 보이는 느낌을 담으려고 합니다.

- 오신공은 사람들에게 책을 읽고 공부하는 문화로 안내하는 역할을 해오고 있습니다. 영상에서는 그 내용을 다 보여주지 않을 때도 있던데… 신학의 내용과 핵심을 영상에서 다 전하고 싶진 않으세요?

그 부분은 제가 자신이 없어요. 어떤 질문들은 질문으로 남아있을 때가 더 좋은 것 같아요. 어떤 질문에 대한 답은 각자 개인적으로 주어지는 게 답이 될 때도 있죠. 예를 들면 ‘하나님이 있는데 왜 세상에는 악이 존재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누군가 잘 답해서 해소가 된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질문거리가 되지 못했겠죠. 그냥 각자 자기 상황에서 본인이 납득할 만한 자신만의 답을 찾아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제가 뭐라고 해도 사람들은 만족할 수 없기 때문에 저는 엄두가 나지 않아요. 전 답보다 질문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어차피 우리가 살아가면서 완벽한 답을 얻을 수도 없는 것 같고.

진행 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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