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6호 에디터가 고른 책]

모두를 위한 기독교 교양 / 손성찬 지음 / 죠이북스 펴냄 / 23,000원
모두를 위한 기독교 교양 / 손성찬 지음 / 죠이북스 펴냄 / 23,000원

“당신에게 묻겠다. “당신에게 기독교는 ‘무엇’인가?”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이 기독교인이라면 응당 대답할 만한 정답이 있을 것이다.” 아니다. 나는 기독교인임에도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았다. 부족한 순발력을 탓하며, 뒤늦게라도 정답을 말하기 위해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같은 질문에 정돈된 답을 내놓을 수 있는 기독교인에게는 이 책이 ‘상식’일 수 있지만, 나 같은 사람에게 이 책은 ‘족집게 족보’라 할 만하다. 기독교에 대해 대화하기 위해 알아야 할 최소한의 지적 토대, 즉 기독교 지식의 공통분모만을 정리한 안내서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기독교인뿐 아니라 비기독교인에게도 기독교를 합리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책을 구성했다. 그래서인지 두 가지 장점이 있는데, 첫 번째는 설명이 친절하다는 점이다. 기독교를 모르는 사람도 읽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안다고 치고’ 설명을 건너뛰는 일이 없다. 두 번째는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심도 있는 논의로 가지 않는다는 점이다(이 부분은 이 책의 한계가 될 수도 있겠다).

읽다 보니 정말 기독교와 관련한 넓고 다양한 주제들을 만날 수 있었다. 전반부(1-7장)에서는 기독교의 토대인 ‘성경’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어진다. 성경이 탄생한 과정, 성경을 믿는 이들의 이야기, 교회 등이 그 주제다. 후반부(8-12장)는 인간과 세상, 환경, 과학, 역사(정치, 경제), 한국 사회 등 기독교가 발 딛고 있는 영역을 하나씩 소개한다.

저자는 말미에 이 책 역할이 어디까지나 ‘가이드’라고 밝힌다. 누구도 기독교를 알아가는 이 여행을 대신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누군가 기독교 신앙의 여정을 시작한다면 이 책을 발판 삼아도 괜찮겠다.

“성경은 텍스트의 기록, 즉 책으로 주어졌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계시를 주실 때 구두로만 남기신 것이 아니라, 돌판에 직접 텍스트로 새기셨다. 그것은 ‘믿으라’는 것이고, ‘기억하라’는 것이며, 동시에 ‘탐구하라’는 것이다. 성경은 인간의 탐구를 허락하고 장려하는 책이다. 이것은 신성 모독이 아니라, 신성 강조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자신과 자신의 일하심을 알길 원하신다.”

정민호 기자 pushingho@gosc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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