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호 2030 셀프인터뷰]
4년 정도 됐어요. 대학 때부터 결심했는데 실행에 옮길까 말까 고민하다가 아무것도 못하고 주저앉을 것 같아 무작정 서울로 갔죠. 사실 중고등학교 때부터 소설 쓰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볼까 하는 복잡한 심경이었는데, 국문과로 대학을 진학한 후 아예 보류했어요. 그런데 대학에서도 가르쳐 주는 게 별로 없어서 많이 미뤘죠. 선교단체 활동 중에 수련회만 가면 비전과 관련한 기도 제목이 주어져서 혼자서 시름시름 앓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대학교 3학년 때 수강하는 ‘문예창작론’ 강의에서 ‘내가 만약 두각을 나타내면 글을 쓰고 아니면 말아야겠다’고 다짐하게 됐어요. 그런데 교수님께서 제가 쓴 에세이를 학기가 끝난 후에 교내 신문사에 추천하신 거예요. 그래서 ‘아, 내가 아직 쓸 만하구나’ 싶어 겁도 없이 덜컥 소설 쓰기에 뛰어든 거죠. 서울에 간 것도 계기가 됐고요. 상경했던 2009년에 홍대의 철거농성장 ‘두리반’을 만나게 되면서 그곳에 모인 자립 음악가들, 현직 작가인 사장님 등을 보며 ‘이렇게 찌질하게 시작하는 것이 맞구나’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