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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그저 T. S. 엘리엇의 시 〈황무지〉 때문에 “사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는 시구를 읊었던 것 같은데요. 2014년 이후로 4월은 우리 모두에게 정말 잔인한 달이 되어 버렸습니다. 야속한 10년이 그렇게 지났습니다. 복음과상황에서 4월호에는 세월호 가족분들 이야기를 실어보자고 했습니다. 어떤 분께 인터뷰를 부탁드릴지 고민하다가 생명안전공원예배와 세월호기억관 앞 목요기도회에서 항상 음향을 담당해주시는 시찬 군 아버님, 박요섭 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버님과는 예배와 기도회 때 인사드리기는 했지만 개인
송지훈이 만난 활동가
박요섭
401호 (2024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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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소중히 여기는 것은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라고 믿고 살아가는 사람”.안해용 사무총장이 SNS 계정에 올려놓은 자기소개 문구다. 그는 평생 ‘삶’이라는 화두로 씨름해온 목회자이자 사회복지사다. 그는 어릴 때부터 여러 위기를 겪고 세 차례 자살 시도를 했다. 목사가 됐을 때는 어려운 환경에 처한 이들에게 진정한 도움을 주는 목회를 하고자 했다. 2013년 개척한 너머서교회 담임목사직을 내려놓은 후, 교육대학원에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 강사로 활동하다가, 이후 경기도교육청 학생위기지원단 단장, 학교폭력 분쟁조정관 등을 거
다시 만난 세계
안해용
401호 (2024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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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에서 담임목회도 하면서 지역의 투쟁 현장에 적극적으로 연대하고 세월호,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위해 늘 발 벗고 나서는 사람. 하지만 막상 만나면 한참(?) 어린 제게 늘 멋쩍은 미소로 인사해주시는 전남식 목사님의 이야기를 언젠가 한번 듣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 모든 것이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 나라에서 지역에서의 운동을 더 많이 소개하고 싶기도 했습니다. 목사님이 담임으로 있는 꿈이있는교회(대전 노은동)로 향했습니다.- 소개 부탁드립니다.저는 대전 노은동에 있는 꿈이있는교회 담임목사 전남식입니다. 성서대전에서 대표를
송지훈이 만난 활동가
전남식
400호 (2024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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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때부터 복상을 구독해온 유수현 후원이사는 지난해 교사직에서 은퇴한 후로 복상 판촉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인들에게 구독권을 선물하는 것으로는 모자라, 복상 사무실에 들러 과월호와 구독 신청서를 가지고 기독교 교사들이 모인 지역 수련회에서 구독 신청을 받은 것이다. 새해에도 “기윤실 교사 수련회(1.17.-19.)에 가서 구독자를 모집하겠다”는 그의 연락을 받았다. 마침 마감이 끝나고 여유가 생겨 1월 18일, 수련회가 열리는 경기도 양주 송추크라운연수원으로 향했다. 전날 내린 폭설로 연수원 주변은 온통 빙판이었다. 그곳에서 유
그들이 사는 세상
유수현
400호 (2024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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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은 한국의 모든 선생님들에게 잊을 수 없는 해였을 겁니다. 서울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된다는 심정으로 광장에 나온 선생님들 모습을 우리는 여전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간들의 한복판을 통과해온 선생님 이야기를 듣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일들을 감당해오고 있는 좋은교사운동 현승호 대표님을 만나기 위해 지난해 12월 20일 좋은교사운동 사무실을 찾아갔습니다. - 안녕하세요. 소개 부탁드립니다.저는 사단법인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현승호라고 합니다. 제주에서 20년 정도
송지훈이 만난 활동가
송지훈
399호 (2024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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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훈 목사는 2017년 ‘종교권력과 교회 세습’이라는 주제로 박사학위 논문을 썼다. 성서적으로나 역사적으로나 교회 세습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것을 입증하는 내용이다. 교회 세습을 주제로 삼은 최초의 박사논문이었다. 그해 11월 명성교회는 세습금지법을 무시하고 김삼환 목사에서 김하나 목사로 부자 세습을 강행했고, 교단 총회와 대법원은 결국 명성교회 손을 들어주었다. 2023년 예장통합 108회 총회는 많은 논란 가운데 명성교회에서 열려 김하나 목사에게 감사패를 전달하며 끝을 맺었다. 설 목사는 허탈한 마음을 내비쳤다. “교계 내에서
다시 만난 세계
설훈
398호 (2024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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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7일, 팔레스타인의 정당이자 무장단체인 하마스의 공습과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반격으로 이스라엘-가자 전쟁이 발발했다. 한 달 넘게 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가자지구 보건부가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1만 명이 넘었고 그중 대다수는 민간인이며 어린이 사망자는 4천 명 이상이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11월 13일(현지 시각) 하마스와 끝까지 전쟁하겠다고 언급했다. 2006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 발생 이후, 가자지구에는 이스라엘에 의한 육상·해상 장벽이 설치되어 통행 및 교역이 제한되었
사람과 상황
김동문
397호 (202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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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아(Via)는 라틴어로 ‘길’ ‘방법’이라는 뜻이다. “책은 끝나지 않았고 탐구도 끝나지 않으니 길은 계속 이어진다”라는 문장으로 소개되는 비아 출판사(이하 ‘비아’)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신앙의 공통 감각을 새기는” 신학서들을 출간해왔다. 성공회와 협력해 한 달에 한 권꼴로 책을 내왔고, 교파 구분을 넘어 모든 그리스도인의 신앙 성숙을 돕는 책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독서운동’을 이어간다.비아가 이렇게 활발한 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던 데는 민경찬 편집장의 공이 크다. 그는 2014년 9월부터 기획위원으로 비아에 참여했고, 2
다시 만난 세계
민경찬
397호 (202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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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주 국장님은 제가 성서한국에서 일하면서 가장 많이 뵙는 분 중 한 분입니다. 자주 뵈어도 서로 바쁘고 분주하다 보면 시간을 내서 일대일로 이야기 나누기가 쉽지 않은데요. 실은 인터뷰를 기회 삼아 소탈한 형님 같은 국장님과 오랜만에 대화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비록 아주 긴 대화는 아니었지만 속내를 많이 이야기해 주셔서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는 서울 용두동의 동네책방에서 진행되었습니다.- 독자분들에게 간단하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으로 있으면서 올해부터 교회재정건강성운동에서도 사무국장으로 일하는
송지훈이 만난 활동가
송지훈
396호 (202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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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 로버트 뱅크스(1939-) 한국 초청 컨퍼런스 ‘1세기 교회와 21세기 교회의 대화’가 8월 26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에서 열렸다. 본 행사는 번역 출간되어 많은 독자의 관심을 끈 ‘1세기 기독교 시리즈’ 3권의 주제(교회, 일상, 선교)와 오늘날 교회 및 신자들의 삶을 연결 짓는 3부작 강연을 들은 후 청중들과 저자가 대화를 나누는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컨퍼런스는 평신도교회 신학포럼이 주관하고 본지와 IVP가 협력하여 진행했다. 평신도 가정교회라는 새로운 교회 구조, 그리스도인의 일상과 총체적 선교에 대한
인터뷰
로버트 뱅크스
395호 (202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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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커버스토리는 대학생들이 대학 사회 문제로 ‘개인주의’를 꼽았다는 데서 시작되었다. 커버스토리를 기획하며 대학생들 분위기가 어떻길래 개인주의를 문제로 보는지 궁금해졌고, 동작 독자모임을 떠올렸다. 대학생·청년으로만 구성된 복상 지역 모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작 독자모임에 개인주의와 교회를 주제로 좌담회 형식의 이야기를 나눠달라고 제안하게 되었다.백영재 복상지기가 좌담 진행을 맡았으며, 독자모임 정기 참석자인 안영훈·류제민 독자가 참여했다. 백영재 지기와 같은 교회를 다니는 박소영 청년,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일을 하는 직장
사람과 상황
정민호
394호 (2023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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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누리는 성서한국의 회원단체입니다. 어느 날 하나누리의 새로운 간사님 한 분이 성서한국 집행위원으로 오셨습니다. 처음 인사를 드리는데 뭔가 범상치 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눠보니 예전에 성서한국 대회에도 오신 적이 있으시더군요. 언젠가는 이분의 이야기를 길게 들어봐야겠다고 생각만 했는데, 벌써 그로부터 2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그간의 하나누리에서의 활동과 간사님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 인터뷰를 요청했고 흔쾌히 수락해 주셨습니다. 지난 8월 8일 하나누리가 입주해있는 서울 중구 희년평화빌딩에서 전이슬 간사님을 만났습니다
송지훈이 만난 활동가
송지훈
394호 (2023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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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따르는 자들로서, 그리스도인들에게 화해는 희망이고, 역할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여전히 불안이 있습니다. 확신할 수 없었고, 지금도 확신할 수 없어요. 일본인으로서 이 화해 프로젝트에 동참할 자격이 되는지…. 제가 준비가 되었는지…. 일본은 동북아시아와 남아시아에 너무 많은, 끔찍한 일을 저질렀어요….”6월 8일, 포럼 넷째 날 소감을 나누는 시간. 감정을 추스르느라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한 그의 이름은 치히로. 일본에서 온 청년의 눈물에 주위가 숙연해졌다.제10회 ‘동북아시아 화해를 위한 크리스천 포럼’1)(이하
사람과 상황
김다혜
393호 (2023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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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성서한국 대회에는 3명의 주강사님이 계십니다. 첫째 날은 기독연구원 느헤미야 학술부원장이신 배덕만 교수님, 둘째 날은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 원장이신 전성민 교수님, 셋째 날은 죠이선교회 부대표이신 정희원 간사님께서 메시지를 전해주십니다. 대회를 기획할 때부터 들었던 고민이 있었는데요. 바로 세 번의 전체 집회가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연결되길 바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이게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닌데요. 이번 성서한국 대회 주강사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런 걱정은 완전히 버릴 수 있었습니다. 각자 명
송지훈이 만난 활동가
송지훈
392호 (2023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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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민하던 것을 실천하는 사람인터뷰이는 6년 전 복음과상황(이하 ‘복상’) 독자 인터뷰를 했던 이철빈 씨다. 당시 그는 군 복무 중 복상을 구독하고 있었고, 재정 사정 때문에 구독을 끊으려다가 편집부로부터 구독권을 선물 받으며 복상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로 몇 년간 본지를 후원하며 후원이사로 지내던 그는 얼마 전 복상의 신임 이사가 되었다.20대 초반부터 기본소득, 부채탕감 등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관심이 많았던 그는 졸업논문으로 ‘부동산’을 연구했고, 지금은 공간 공유 플랫폼 ‘스페이스클라우드’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앤스
다시 만난 세계
이철빈
391호 (2023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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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 전형적 기독교인은 더 이상 유럽에 사는 남자가 아니라 라틴아메리카나 아프리카에 사는 여성이다”라는 말이 잘 보여주듯이, 20세기 이후 세계기독교의 흐름은 변화무쌍했다. 1900년에 세계기독교 인구 중 80%를 차지하던 백인의 비율이 100여 년 뒤 20%대로 낙하한 것이 단적인 예다. ‘엄청난 지각변동’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 변화가 이어졌고, 기독교의 지형도는 전혀 딴판이 되었다.1) 변화된 상황은 변화된 관점을 요구할 터. 이 역동적인 변화상을 고려하여 종교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국제정치학 및 인접 영역에 대한
책과 사람
이재근
391호 (2023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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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앙과 관련한 딸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아 출간한 책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정은문고)가 관심을 받고 있다. “성서에는 왜 그렇게 끔찍하고 폭력적인 내용이 많나요?”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면 세상에는 왜 그렇게 악과 폭력이 만연한가요?” “왜 기독교인들은 진리 이야기만 나오면 그렇게 오만하고 독선적인 모습을 보이나요?” 누구나 궁금해할 법한 고민에, 저자는 일리 있는 견해들을 소개하며 진정성 있는 대답을 내놓는다. 성서·세계관·수사학·역사·타종교 등 폭넓은 주제에 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었던 건 저자가 오랜
책과 사람
정한욱
390호 (202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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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7년 만에 돌아온 선교사주성학 목사는 인도에서 선교사로 사역하다가 2020년 한국에 돌아와 지역교회 목회자가 되었다. 두 가지 조건 중 하나가 충족되면 선교지에서 철수하기로 한 아내와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하나는 어떤 이유라도 인격이 파괴되거나 인간성이 황폐화될 경우였고, 다른 하나는 사역의 열매가 풍성해져 가장 보기 좋을 때 사역지를 다른 사람에게 이양하는 경우였다. 그는 인도에서 더 바랄 것이 없을 정도로 큰 충만함을 느꼈고, 약속대로 인도를 떠나기로 했다. 현지 목회자와 전도자들을 위해 세운 ‘코너스톤 목회자 아카데미
다시 만난 세계
주성학
389호 (2023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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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은수연에서 김영서로마침내 세상은 그와 만날 준비가 되었다. 목사였던 친부로부터 9년간 성적 학대와 각종 폭력에 시달려온 실상을 세상에 드러낸 ‘은수연’은 그의 필명이었다. 처음 책이 나올 무렵 자신의 성폭력 피해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공유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서는 필명이 필요했다. 언젠가 필명이 아니라 본명으로, 실루엣이 아니라 얼굴을 드러내도 안전할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랐다. 2020년 3월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그는 책이 나온 지 8년 만에 필명을 본명 ‘김영서’로 바꾸고, 〈세바시(세상을 바꾸는
다시 만난 세계
김영서
388호 (2023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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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는 오랫동안 검찰 내부를 비판해온 ‘내부 고발자’다. 그는 2007년 일명 ‘도가니 사건’(광주 인화원 아동 성폭력 사건) 공판검사를 맡으며 ‘도가니 검사’로 알려졌다. 2012년 민청학련 사건으로 15년형을 선고받았던 박형규 목사 재심 공판에서 무죄를 구형했는데, 당시 검찰 상부에서는 백지구형(검사가 형에 대하여 특별한 의견이 없으니 법원이 알아서 형을 정해달라는 의미로 형량을 일임하는 것이다. 재심 사건이나 재정신청 사건에서 종종 일어난다)을 지시해놓은 상태였다. 같은 해 고 윤길중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는 상부 지시를
사람과 상황
임은정
387호 (2023년 02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