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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꽃이야, 햇살이야. 그저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야.”제가 섬기는 교회에서는 아기가 처음으로 교회에 나와 생애 첫 예배를 드릴 때, 다 함께 이 노래를 불러줍니다. 가만히 따라 부르면 아이의 웃음이 떠오르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노래입니다. 목사님 품에 안겨 멀뚱멀뚱하는 아기에게 교우들은 노래와 미소로 따뜻한 환영의 인사를 건넵니다.“너는 자유해, 널 기대해. 너무나 귀하고 너무나 사랑해.”이 세상 모든 아이 한 명, 한 명이 자유롭고 귀하며 사랑받아야 하는 존재임은 당연합니다. 굳이 유엔 아동권리협약이나 법조문을 들추지 않아도
법의 길, 신앙의 길
권영실
420호 (202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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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 다정한 글방 ‘희영수’에서 글벗들이 함께 읽고 전해준 의견을 반영하여 최종 완성한 글입니다.‘살아남을 수 있을까.’걱정하지 말라며 큰소리를 치고 독립을 선언했지만, 개업을 준비하며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다. 망할까 봐 걱정한 것은 아니다(사실 아주 조금은 했다). 사무실 운영에 치여 평소라면 정말 하고 싶지 않았을 사건도 맡게 되는 상황이 가장 두려웠다. 노동을 통한 밥벌이라는 명분도 충분하니까. 노동조합 법률원에 소속되어있던 8년과 국회·환경단체에서 보낸 시기까지 10년이 넘는 변호사 생활을 통틀어 한 가지 공통점을 꼽자
법의 길, 신앙의 길
박다혜
419호 (202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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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바구니와 텀블러를 항상 가방에 넣고 다니고,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로 이동한다. 케이블카와 신공항 건설 반대 캠페인에 서명하고, 기후정의행진에도 성실히 참여한다. 하지만 지구는 계속 뜨거워지고, 기후 재난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다 헛된 노력인 것 같은데, 정말로 이 위기를 해결할 확실한 방법이 있을까?회의감에 빠질 때쯤, 기후위기 해결사로 나선 기업들의 목소리에 귀가 쫑긋 선다. 그들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 휘발유를 에너지로 삼는 내연기관차만 사라져도 온실가스 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으니, 새로운 연료를 사용해 새로운 자동차를
법의 길, 신앙의 길
정신영
418호 (2025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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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극한의 두려움에 휩싸인 순간이 두 번 있었다. 한 번은 윈난성 리장의 깎아지른 협곡을 오르며, 또 한 번은 첫 해외여행 당시 연길공항에서다. 사법시험을 막 마치고 연변 조선족 학생들에게 학습 봉사를 하는 교회 단기선교팀에 합류했다. 급하게 공연 준비도 하고, 선교가 금지되는 중국에서 유의해야 할 사항도 익혀두었다. 연길공항은 사람들로 북적였고, 알아들을 수 없는 중국어로 소란스러운 가운데 출국 심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내 표정에서 긴장감이 읽힌 걸까. 입국장을 오가던 공안 한 명이 다가왔다. 설마 했지만, 그의 발걸음은 수백
법의 길, 신앙의 길
이희숙
417호 (2025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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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이방인과 갇힌 자들을 염려하시는 하나님성경은 ‘갇힌 자’와 ‘이방인’과 ‘아이’들에 대한 배려와 염려를 자주 드러낸다. 복음의 핵심이 관통하는 지점임은 부정하기 어렵다. 이 대한민국 땅에서 여전히 일어나고 있는 ‘외국인 아동의 구금’에 대해 소개하기 전에, 널리 알려진 성경의 언급들을 상기해본다.“내가 … 나그네 되었을 때에 [너희가] 영접하였고 … 옥에 갇혔을 때에 와서 보았느니라 …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마 25:35-40)“너희도 함께
법의 길, 신앙의 길
이종찬
415호 (2025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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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사 도토리를 묻은 곳이 어디인지 잊어버린 다람쥐처럼 첫 문장부터 한참을 서성였습니다. ‘나’를 화자로 하여 글을 쓰는 것이 생각만큼 간단하지 않았습니다. 분명 예전에는 SNS에 온갖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곤 했는데 참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내가 잊은 건 어쩌면 도토리가 아니라 다람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작부터 웬 도토리에 다람쥐 타령인가 싶으시겠지요? 사실 저는 다람쥐를 아주 좋아합니다.(웃음)요즘 적는 글 중 다수는 ‘나’로 시작하지 않습니다. ‘원고는’, ‘피해자는’, ‘청구인은’ 이를테면 내가 아닌
법의 길, 신앙의 길
김진영
414호 (2025년 0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