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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거긴 날씨가 어때요? 여긴 엄마가 아는 그 날씨예요. 자주 흐려요. 미세먼지 때문인지 아니면 그냥 흐린 건지 하늘이 늘 뿌예요. 봄이 오는 길목이 험난한 것 같네요. 엄마가 이 땅에서 보낸 마지막 시간, 그때처럼 막막한 날씨의 연속이에요. 거긴 날씨가 좋죠? “햇빛보다 더 밝은 곳 내 집 있네” 어렸을 적에 많이 부른 노래 탓인가, 밝고 찬란한 날씨가 연일 계속되고 있으려니 싶어요. 날씨만 상상해도 좋아요. 엄마가 얼마나 싱싱하고 생생하고 행복할까 싶어요. 요 며칠 내 마음은 비가 쏟아지기 일보 직전이에요. 누구든 툭 건드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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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실
401호 (2024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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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청소년과 밥 먹는 사람으로 살고 있다. 수많은 청소년을 만나며 겪은 일을 또 겪는 경우가 생긴다. 하지만 겪었다고 적응이 되는 건 아니었다. 매번 처음 겪는 일처럼 당황하고 놀라고 분주해진다. 사람에게 일어나는 일은 아무리 겪어도 적응이 안 되는 걸까? 그런 일 중 가장 큰 일을 꼽으라면 ‘죽음’이 아닐까.청소년을 만나는 삶을 시작하기 전에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두 번 겪었다. 대학 때 친남매처럼 지내던 오빠를 잃었다. 나는 그 소식을 듣던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길을 가고 있는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친한 언니의 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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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화
401호 (2024년 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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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하고 무너뜨려라. 그것이 은혜의 시작이다.”2013년 겨울, 김근주 교수(기독연구원 느헤미야 전임연구위원)의 《특강 예레미야》(IVP)가 출간되고 몇 달 안 된 시점이었을 거다. 표지 문구가 마음에 들어와 박혔다. 당시 유명 목회자 성 추문을 비롯해 한국교회를 잠식해가던 얼룩들, 신앙의 사사화(私事化)만 부추기는 출석 교회 내 설교와 분위기에 환멸을 느끼고 있었다. 나의 지난 신앙 실천들이 모두 사적 욕망을 실현하기 위함은 아니었나 심각하게 돌아보면서 이내 그로기(groggy) 상태에 빠질 것만 같았다. 바로 그때 《특강 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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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희·이광하
400호 (2024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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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기독교인의 매일 배움 프로젝트. 유튜브 채널 ‘오늘의 신학공부’(오신공)의 정보란에 적혀있는 소개다. 2019년 ‘신학생의 매일 복습 프로젝트’로 시작된 오신공은 한 신학생이 복습하는 영상을 올리면서 시작되었다.그렇게 유튜브 활동을 해온 지 5년. 오신공은 현재 구독자 수 6.82만 명, 누적 동영상 530개, 조회수는 수천에서 십수만에 이르는 채널이 되었다. 그사이 그는 신학교를 졸업해 대학원에 진학했고 현재 영상 업체를 운영하는 대표가 되었다. 일주일에 하루는 교회에서 미디어 간사로 사역하고 있다. 이제는 신학생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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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혁
400호 (2024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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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여러 통의 문자를 받았다. 발신인은 이덕주 송곡여자고등학교 사서교사. 그가 활동하고 있는 한국도서관협회의 ‘도서관에 대한 일체의 검열 반대와 지적 자유 수호를 위한 성명서’(2023. 7. 31.) 관련 기사였다. 보수 성향 학부모 단체들이 충남 일대 공공도서관에 성교육, 성평등을 주제로 한 어린이책을 폐기해달라는 민원을 넣었고, 몇몇 도서관들이 서가에서 해당 도서들을 뺐다는 내용이었다. “겉으론 학부모, 시민단체이지만 배후엔 대전지역 대형교회라는 보도가 있었다”는 것이 이 교사의 설명.1991년 〈복음과상황〉의 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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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주
400호 (2024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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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상이 짊어져 온 여러 책무가 있겠지만, 가장 기초적인 책임은 매달 잡지를 무사히 발행하는 일이다. 제400호를 특별하게 여기는 이유는 400이라는 숫자 때문이 아니라, 매호 꾸준히 발행해 400호에 이르게 된 걸음걸음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걸어온 풍경 중 놓친 부분은 없는지 역대 편집장 중 100호 이상 발행한 두 편집장을 만나 ‘복음’과 ‘상황’을 잇는 작업의 의미를 물었다.두 편집장은 서재석 전 편집장(1995년 3월~2004년 1월 재직, 총 103호 발행)과 옥명호 전 편집장(2012년 9월~2021년 2월 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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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석·옥명호
400호 (2024년 0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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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고 말하여진 곳에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 ‘것’도 ‘너’를 한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너’라는 말을 건넬 때 사람은 관계(Beziehung)의 상황 속에 서 있는 것이다. 진실로 ‘나’는 ‘너’와의 직접적인 관계를 매개로 하여서만 버젓한 ‘나’가 되는 것이다. 내가 ‘나’로 됨에 따라 나는 그를 ‘너’라고 부르게 되는 것이다. 온갖 참된 삶은 만남(Begegnung)이다.— 마르틴 부버(Martin Buber, 1878-1965), 《나와 너》1996년, 장로회신학대학교 신학대학원 1학년 때 자원봉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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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일
399호 (2024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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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안유 목사는 한국에서 태어난 화교 3세다. 그는 자신을 소개할 때 근원적으로는 중국 사람, 태생적으로는 한국 사람, 국적상으로는 대만 사람이라고 말한다. 1980년대 초반에 태어나 35년째 서울 연희동 토박이로 살아왔음에도 복잡한 정체성을 갖게 된 그의 이야기는 할아버지로부터 시작된다. 그의 할아버지는 1945년 중국 산둥성에서 배를 타고 한국으로 이주해왔다. 그때 할아버지 국적은 중화민국이었다. 1949년 중국이 공산화되면서 그전에 해외로 나온 사람들은 대만인이 되었다. 대만이 중화민국의 정통성을 이으면서 담 목사의 국적도 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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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안유
399호 (2024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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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퍼스 유학생 선교단체 ISF(International Student Fellowship, 국제학생회) 임혜진 고려대학교 간사는 2011년에 사역을 시작했다. 1997년 서울대학교에서 유학생과 가족, 교수, 연구원의 한국 생활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된 ISF. 2011년에는 외교부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등록된 바 있다. 임 간사 배우자는 해외 동포 조선족인 박영춘 한빛누리 민족화해사업팀장. 박 팀장은 유학생 시절 아내에게 “전도를 당했다”고 이야기했다. 커버스토리를 준비하면서, 캠퍼스 유학생 선교 방식에 대한 임 간사의 관점과 조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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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진·박영춘
399호 (2024년 0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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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복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다초등학교 때 내 장래 희망은 아나운서였다. 사실 ‘장래 희망’과 ‘아나운서’ 둘 다 잘 모르는 단어였으므로 엄마를 비롯한 주변 어른들에게 주입당한 것이 분명했다. “유진이는 아나운서 하면 잘할 거야.” 설명을 들어보니 제법 폼나는 꿈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뭔지도 모르는 것치고는 초등학교 시절 장래 희망은 꽤 오래 유지되었다.중학교 때 내 꿈은 여느 또래들처럼 가수로 바뀌었다. 가수는 아나운서보다 개연성이 있었다. 어른들 증언에 따르면 기억하지도 못하는 어린 시절부터 무대를 그렇게 좋아했단다. 할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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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진
398호 (2024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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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디찬 방보다 더 차가운 심연의 고립 속에 사는 ‘혼살이’분들과 때로 언쟁을 벌이고 욕을 주고받으며, 여전히 삶은 소중한 것임을 깨닫는다. 스물아홉 살 막걸리를 좋아하는 청년과 헤어진 지 4년째인데 가끔 카카오톡으로 소식을 받았다. 그 소식 끝에 구치소로부터 전화가 왔다. 조금 있으면 출소하는데 도와달라는 말이었다. 식당 두 군데에서 밥값과 술값을 내지 않고 도망갔단다. 직접 찾아가서 밥값을 지불하고 확인서도 받아왔다.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내용까지…. 출소할 이 청년을 위해 동네 형들이 작은 힘을 모았다. 하지만 돌아온 건 출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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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398호 (2024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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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교회개혁이냐최근에 활동가 간담회에 갔다가 각자 자신이 속한 단체 상황과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내가 교회개혁운동 20주년이 지나며 교회개혁운동과 사회개혁운동 비중에 변화가 있었다고 나누었더니, 참가자 한 분이 “아니 아직도 교회개혁, 사회개혁 소리를 하느냐. 20년 전이랑 똑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고 말하는 바람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타 운동에 대해 저렇게 말하는 상대의 무례함에 화도 나고, 아직도 교회개혁이냐는 소리를 면전에서 들었기 때문이었다. 상대방에게 말하지 못한 내 대답은….그래! 아직도 교회개혁이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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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미
398호 (2024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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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 나오는 선착장, 학창 시절 위로가 필요할 땐 거기서 고요하고 평화로운 한낮의 바다와 만났다. 작은 배들이 정박해있는 그 주변 바다는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로 얕고 투명해서, 곳곳에 삐져나온 적록색 해초들이 알록달록 비쳐 보였다. 영롱한 물결 따라 색색의 빛깔로 일렁이는 모습은 소란스러운 내면을 가라앉히는 데 특효약이었다. 그렇게 가만가만 바닷속을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잔잔하고 은은한 물결은 자연스럽게 내 마음 풍경이 되었다.이렇듯, 내가 바다를 연상했을 때 가장 먼저 떠올렸던 지배적인 이미지는 평화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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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석
397호 (202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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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2010년 스코틀랜드 글래스고 대학교에서 열렸던 Rewriting the Bible 국제 학술 대회에서 발표했던 미간행 논문 〈Shusaku Endo: Retelling the Bible and Its Power for Reconciliation〉의 일부를 수정하고 번역한 것이다.엔도 슈사쿠를 소개할 때 흔히 ‘일본 가톨릭 작가’라고 표현한다. ‘일본’은 그가 일본인임을 나타내기에 논쟁의 여지가 없지만 ‘가톨릭’은 그러하지 않다. 그는 죽기까지 가톨릭 신자였지만, 그의 다양한 관심사와 작품 세계를 알아가기에 가톨릭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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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혁
397호 (202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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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엔도 슈사쿠의 고민1950년대 초반, 당시 프랑스 리옹 대학에서 유학 중이던 청년 엔도 슈사쿠(遠藤周作, 1923-1996)를 사로잡았던 문제는 ‘장차 나의 소설을 어떤 기법으로 써야 하는가’였습니다. 무엇을 써야 할지에 대해서라면 엔도는 이미 생각한 바가 있었습니다. 구미 기독교를 일본의 정신 풍토 속으로 수용하는 것, 이를 위해서 인간 내면 깊은 곳을 응시하는 것이 그가 쓰려던 내용이었습니다. 문제는 ‘어떤 기법으로 써야 하는가’라는 것이었습니다.소설을 쓰기 위해서는 우선 다른 사람의 소설을 읽을 수밖에 없겠지요. 엔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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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철
397호 (2023년 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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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그만들 좀 하세요~! 이놈의 집구석 지긋지긋하다고요!”〈개그콘서트〉(개콘) ‘풀하우스’ 코너에서 나오던 코미디언 정승환 씨의 유행어다. 유행어가 될 거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지만,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다. ‘제발 그만들 좀 하세요’라는 문구는 당시 정치권을 비판하는 데에도 효과적으로 쓰였다. 인기를 실감한 순간이었다. 정승환 씨는 한국방송공사(KBS) 공채 개그맨이 된 2011년부터 개콘이 폐지되는 2020년까지 무대에 올랐다. 공중파 무대가 사라진 후 크고 작은 공연과 행사를 맡거나, 교육 방송 출연, 유튜브 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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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환
396호 (202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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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의 자리 없는 풍자의 시대최근 몇 년 사이 텔레비전과 미디어에서 보았던 가장 웃긴 장면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단연 최고는 2021년 대선 경선에 나선 유력 후보가 손바닥에 ‘왕’(王) 자를 새기고 TV 토론에 등장한 일이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대통령이 미국 순방 중 “바이든 쪽팔려서”라고 한 발언을 두고 대통령실 대변인이 “날리면 쪽팔려서”였다고 해명하자, 각종 언론과 정치인들이 나서서 옹호하더니 급기야 수많은 명사들이 며칠 내내 이를 놓고 세상 진지하게 격론을 벌이던 일입니다.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싶지만, 바이든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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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
396호 (202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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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예배 찬양 시간. 영상 자막에 오타가 났다.여기에 모인 오리 주의 신실하신 자녀라졸지에 성도들을 낙동강 조류로 만들었다. 이 정도 실수면 예배가 끝난 뒤 질책이 쏟아진다. 자막 담당자가 페이스북에 고충을 토로했다. 많은 페친이 자신의 실수를 공유하며 위로했다.“이 정도는 실수도 아닙니다. ‘신실하신 하나님’을 실신하신 하나님이라고 쓴 적도 있고요. ‘전능하신 하나님’을 ‘저능하신 하나님’이라고도 했어요.”“저는 ‘나 남이 못 볼 것을 보았고’라고 보면서도 뭐가 틀린 줄 몰랐어요.”“띄어쓰기도 중요합니다. 저는 ‘마음이 상한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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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방
396호 (2023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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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이름은슬픔의 기별인가요대성통곡할 상처가울 자리를 만나지 못해막막하니 웅얼거리다가 부르는주여,슬퍼하는 사람은당신의 이름을 부르며손 모아 기도하고 있습니다슬픔은어딘가 숨어드는 한숨훌쩍거림만 아니라까닭 없이 답답한 가슴목에 음식 걸린 듯 탈이 잦은(아픈 몸의 재채기였을까요)들으시는주여,신음마저 들으시는당신의 귀를 주십시오들을 수 없는 사람은어떻게 슬퍼해야 할 줄 모릅니다슬픔으로 뒤척이는 침묵의 바다를앞에 두고도 어찌할 바 모릅니다9월 1일에야, 100년 전 일본 간토대지진이아직 위로받지 못한 슬픔의 진앙인 줄 알았습니다서이초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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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하
395호 (2023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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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작가(빗자)는 사진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해왔다. 코로나 이후 가족 예배를 드리면서 ‘바다빗질’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주말마다 바다로 가서 해변에 밀려온 쓰레기들을 모으고, 그 속에서 한 장의 이야기를 그리고 찍었다. 그 작품들은 한 편의 동화나 그림처럼 구성됐다. 조카들이 포즈를 취하면, 해변에 있던 쓰레기들이 소품으로 활용되어 하나의 그림을 완성했다.그동안 작업한 ‘바다빗질’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모아 9월 15일부터 10월 17일까지 전시회를 연다. 그가 보내온 전시 소식을 메일로 보고 인터뷰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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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395호 (2023년 10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