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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왜 예수님은 옷이 없대?”한때 청어람 메일링에도 썼고, 지인들에게 나불나불 말하고 다녀서 민망한 감이 있지만, 우리고 또 우려도 웃음을 짓게 되는 질문을 소개합니다. 엄마를 따라 예배에 참석했던 어린이는 갸우뚱하며 엄마에게 저렇게 물었답니다. 아들의 말이 무슨 뜻인지 궁금하던 찰나, 교회 안을 가득히 메운 찬양의 후렴은 이랬습니다.‘아멘 주 예수여 옷이 없어서!’우리 예수님께 어떤 속사정이 있었길래 옷이 없었을까요! 노래까지 만들어 부르는 어른들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요. 가끔 이 찬양을 접할 때면, 어린이의 복잡했을 심경이
내가 매월 기쁘게
배한나
420호 (202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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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쩐 일인지 수많은 결혼식(!)에 가볼 수 있었습니다. 보통 결혼식은 맛있는 음식 유무로 기억된다죠? 워낙 많이 다녀서일까요. 기억에 남는 음식은 딱히 없고, 기억에 깊게 남은 주례가 있습니다. 정확히는 기억에 남은 ‘주제 성구’랄까요. 매우 강렬했던 탓에 누구의 결혼식이었는지, 누가 주례였는지, 순간의 분위기가 어떠했는지가 아직도 생생합니다. 어떻게 보면 으레 일어날 법한 사고이기도 했습니다. 순서지에 ‘요한일서’ 말씀으로 나와야 했던 주제 말씀이 ‘요한복음’으로 잘못 인쇄되었거든요. 요한일서 4:18 말씀은 이렇습니다.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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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나
419호 (202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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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궁금했습니다. ‘웃기고 앉아있네’는 왜 하필 ‘앉아있네’일까. ‘놀고 자빠졌네’는 왜 ‘자빠졌다’로 끝날까…. 웃기고 서있거나, 웃기고 누울 수 있지 않나요! 왜 이렇게 시답잖은 소리를 하고 ‘자빠졌지’라는 생각이 드셨다면, 이런 쓸데없는 고민이 주는 환기가 있다는 변명을 하고 싶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에 잡아먹히지 않도록 작은 구멍을 뚫어준달까요.혹시 잠시 수긍하지 않으셨나요. ‘웃기고 누운 게 훨씬 좋겠네!’라고 말이죠.‘바흐/바하 구분법’도 환기가 되리라 확신합니다. 바하핰.사실 각 잡고 재밌는 글을 쓰려니 살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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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한나
418호 (2025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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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는 여름이 찾아왔네요. 얼마 전에 매주 대구와 고양을 오가는 지인을 만났는데요. 기차를 타고 대구에서 고양 행신역에 내리는 순간, 시원하다 못해 춥다고 하더라고요? 땀을 흘리며 그 이야기를 듣자니 대구의 더위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이 되지 않았습니다. 모쪼록 대프리카 생활인들의 무운을 빕니다.이번 글에서는 오래전 저의 엄마가 여름에 남긴 메모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나름 재밌다며 사진첩에 모아 뒀었거든요.비트주세요, “습기 차면 모든 게 곰.팡.이.다”. 함께 살던 이 집은 불볕더위로 악명이 높았던 2018년 여
내가 매월 기쁘게
배한나
417호 (2025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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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호를 조심스레 친구들에게 보여줬더니 웃음을 터트리더군요. 다만 회심의 한 방이던 ‘오코노미야키’ 이야기보다는 ‘심상정’ ‘니×시×’ 에피소드가 웃겼다고 하더라고요. 이런저런 후기를 들으니 유머 자신감이 차오를 뿐 아니라 설렜습니다! 한편 첫 회에 모든 진액을 쏟은 게 아니냐는 피드백도 있었어요. 부인할 수 없어서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마음을 비우자며 되뇌다가, 뒷북인 감이 없지 않은 불교 굿즈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여러분은 이 티셔츠가 뭔지 아시나요? 불교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핫해진 이유 중 하나, 바로 ‘해탈컴퍼니’의
내가 매월 기쁘게
배한나
416호 (2025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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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김태리, 조승우처럼 유난히 내성적입니다. 다만 누군가를 웃게 한 날이면 세상 뿌듯하고, 샤워하다가 혹은 침대에 누워있다가 떠올리며 실실댑니다. 그렇게 웃겼던 에피소드를 메모장에 간단히 적기도 하고, 핸드폰을 보다가 재밌는 짤(재미있거나 흥미를 끄는 간단한 사진)을 만나면 바로 저장합니다. 소소하게 매일의 웃음을 모으던 중에 이 유서 깊은 기독 지성인의 매거진 복음과상황에 함께하는 영광스러운 날을 맞았고,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내면의 얕은 곳에서 용기를 끌어모으고 웃음보따리를 뒤져 ‘내가 매월 기쁘게’를 열심히 꾸려 보겠습
내가 매월 기쁘게
배한나
415호 (2025년 0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