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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의 기억’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기억이라 하면 머리에 남은 어떤 정보만을 떠올리기 쉬운데요. 기억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보면 냄새, 색깔, 촉감, 온도 등 우리의 감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몸의 기억은 일상의 습관과 경험, 다른 사람과의 상호작용 속에 녹아들어 삶에 영향을 미치지요. 슬픔, 행복, 불안 등 감정 역시 몸의 기억에서 시작될 때가 있습니다. 몸의 기억은 상당히 본능에 가까운 반응을 일으킵니다. 환대의 경험과 친밀한 감정의 온도, 친구들과의 추억, 고향을 향한 그리움 등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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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훈
394호 (2023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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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저는 성을 쌓고 과격하게 싸우는 모습을 떠올렸습니다. ‘농’(籠) ‘성’(城)이라는 말이 주는 어감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길가 한 모퉁이를 가로막고 있는 농성 천막과 커다란 글씨가 박힌 현수막이 주는 과격한 느낌 때문이었을까요. 농성장이라는 곳은 무언가 싸움을 하는 곳, 전투를 벌이기 위한 최전선 기지처럼 보였습니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저항하는 직접행동’이라는 사전적 설명보다, 스스로 세워놓은 편견과 선입견으로 인해 농성이라는 단어는 ‘과격함’ ‘폭력’ ‘공포’ 등 부정적인 느낌으로만 채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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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훈
392호 (2023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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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글에서는 길 위에서 투쟁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멋있어 보여 따라나섰다가 큰코다쳤던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 드렸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곳에서 마주한 다양한 얼굴에 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네덜란드 화가 히로니뮈스 보스(Hieronymus Bosch, c.1450-1516)가 그린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Christ Carrying the Cross)는 제가 인상 깊게 봤던 그림 중 하나입니다. 작가는 십자가를 지고 가는 예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을 다소 괴이하고 익살스럽게 그렸는데요. 그림을 보면 성직자와 군인으로 보이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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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훈
391호 (2023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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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해고노동자들의 기도회복음과상황 기자님께 ‘왜 이 일을 하고 있나?’라는 질문을 받는 날이 결국 오고야 말았습니다. 어떻게 말해야 할까 한참 고민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문장 이상으로는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멋져 보여서요!’ 지금부터 이 일이 멋있어 보였던 이유를 제 생각대로 말해볼까 합니다.IMF 이후 급증한 비정규직 형태의 고용은 노동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상처를 냈습니다. 비정규 노동은 말 그대로 특정 계절이나 시기에 업무를 제한적으로 고용하는 방법입니다. 사실 퇴직급여나 복리후생 기준도 정규직과 달라서 정규직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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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훈
390호 (2023년 05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