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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말 전형적 기독교인은 더 이상 유럽에 사는 남자가 아니라 라틴아메리카나 아프리카에 사는 여성이다”라는 말이 잘 보여주듯이, 20세기 이후 세계기독교의 흐름은 변화무쌍했다. 1900년에 세계기독교 인구 중 80%를 차지하던 백인의 비율이 100여 년 뒤 20%대로 낙하한 것이 단적인 예다. ‘엄청난 지각변동’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는 변화가 이어졌고, 기독교의 지형도는 전혀 딴판이 되었다.1) 변화된 상황은 변화된 관점을 요구할 터. 이 역동적인 변화상을 고려하여 종교학, 사회학, 문화인류학, 국제정치학 및 인접 영역에 대한
책과 사람
이재근
391호 (2023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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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신앙과 관련한 딸의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아 출간한 책 《믿음을 묻는 딸에게, 아빠가》(정은문고)가 관심을 받고 있다. “성서에는 왜 그렇게 끔찍하고 폭력적인 내용이 많나요?”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면 세상에는 왜 그렇게 악과 폭력이 만연한가요?” “왜 기독교인들은 진리 이야기만 나오면 그렇게 오만하고 독선적인 모습을 보이나요?” 누구나 궁금해할 법한 고민에, 저자는 일리 있는 견해들을 소개하며 진정성 있는 대답을 내놓는다. 성서·세계관·수사학·역사·타종교 등 폭넓은 주제에 관한 깊이 있는 논의를 할 수 있었던 건 저자가 오랜
책과 사람
정한욱
390호 (2023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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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다시 읽고 싶은 책’이 뭐냐고 묻는다면 첫손에 꼽힐 책은 스탠리 하우어워스가 쓴 《한나의 아이》(IVP, 2016)다. “나는 ‘스탠리 하우어워스’가 될 의도가 없었다”라는 인상적인 첫 문장이나, 미국 텍사스 벽돌공 아들로 태어나 ‘노동’을 배우며 자라난 그가 2001년 〈타임〉지에서 ‘미국 최고의 신학자’로 선정되었다는 점, 스스로 말하듯 “교회가 미국적인 삶에 순응해 버렸다고 비판하는 일로 경력을 쌓아”온 그가 “미국적인 삶을 대표하는 잡지”로부터 인정받았다는 아이러니, 하우어워스의 삶에서 드러나는 인생의 복잡성
책과 사람
김희준
386호 (2023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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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말 《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이 입 맞출 때》를 펴낸 비아 출판사 편집부가 9월 3일, 저자인 김학철 연세대 교수와 진행한 인터뷰를 블로그에 공개했습니다. 원고를 제공받아 온라인에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8월 30일, 숙대입구역 근처에 있는 한 카페에서 《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이 입 맞출 때》(비아, 2022)의 저자 김학철 교수와 진행한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성스러움과 아름다움이 입 맞출 때》에 흐르는 문제의식과 생각을 좀 더 세밀히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랍니다.- 신약학을 전공하시고 신약학자로 오랫동안 활동하셨는데
책과 사람
김학철
382호 (2022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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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목회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2021년 9월 목회데이터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예장합동·예장통합 50명 이하 교회 담임목사 400명 가운데 이중직을 수행 중이거나 과거 이중직을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194명(48.5%)이었다. 그중 코로나 이후(2020-2021년) 이중직을 시작했다고 응답한 담임목사가 27.3%였다. 2020년 9월까지만 해도 6천 7백여 명이던 페이스북 그룹 ‘일하는 목회자들’ 멤버가 1만 4천여 명으로 늘어날 정도다. 이중직을 향한 관심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이런 와중에 ‘일하는 목회자들’을 주제로
책과 사람
김재완
379호 (2022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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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기 교회를 다룬 책이 연이어 출간되는 가운데, 국내 저자의 책인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IVP)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 8월 초 출간 이후 온라인서점 기준 종교 분야 도서 판매 순위에서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책이 널리 읽히게 된 주요 원인으로는 난이도 조절과 팩트 체크가 꼽힌다. 저자인 박영호 포항제일교회 담임목사는 학계의 연구를 성실하게 반영하면서도 이해하기 쉽게 썼고, 모르는 부분은 비워 두었다. 흔히 알려진 1세기 교회의 모습 중 상상력으로 치우친 부분을 ‘사실’(fact)과 ‘자료’에 터해 균형을 잡았다. 상
책과 사람
박영호
371호 (2021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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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묻혀 있는, 엄마의 손과 조막만 한 이빨이 다 빠지고 입술이 안으로 밀려 들어간 엄마의 얼굴에 입을 맞췄다. 엄마 손은 ‘전체 공개’로 묻혀 있고, 엄마의 얼굴은 ‘나만 보기’ 상태로 묻혀 있다.”생로병사의 성장통으로 채워진 《이 정도면 충분한》(홍성사)의 한 대목. 저자 조희선 목사는 자신의 병듦과 나이 듦,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을 정직하게 응시하고 세세하게 기록한다. 일어나지 못해 누워 지낼 때도 떠오르는 생각을 메모에 끄적였다. 삶의 의지가 꺾여 죽음에 완전히 압도되었을 때도 적고 또 적었다. 늙고 병든 몸이 파편
책과 사람
조희선
370호 (2021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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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사람들, 특히 역사나 국어 수업 때 들어봤을 법한 선현들의 글을 실제로 읽어볼 기회는 많지 않다. 더구나 옛글이 지금의 글과 다르고, 번역본은 있지만 고어투로 쓰였기 때문에 읽어도 이해하기 어렵다. 임자헌 한문번역가는 한문 고전을 현대 한국어로 번역하는 일을 하고 있다. 과거 역사문헌이나 옛글을 대중이 이해하기 쉬운 말로 바꾸는 작업이다. 그는 옛글들이 그 외투가 낡았을 뿐 내용은 지금도 가치 있고 유효하다고 말한다.그는 2월, 고전을 통해 우리 삶에 적용할 수 있는 통찰과 지혜를 읽어내는 《마음챙김의 인문학》(포르체)을 출간했다
책과 사람
임자헌
366호 (2021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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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턴 교구 목사 고(故) 조지 오스턴의 막내딸 제인 오스틴을 기억하며. 기독교인의 인내와 희망으로 오랜 질병과 싸우다 1817년 7월 18일 마흔한 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하다.”1)윈체스터 대성당 북쪽 통로에서 찾을 수 있는 이 묘비의 주인공은, 이곳에 묻힌 뒤 200년이 지나 스테디셀러의 표본이 되었다. 이 사람은 《오만과 편견》으로 유명한 영국의 소설가 제인 오스틴. 그는 오늘날에도 ‘오스틴 현상’을 일으키며 하나의 브랜드로 각인돼있다. 그가 남긴 전작(全作)이 영화·드라마 등으로 재탄생하고, 그의 흔적이 페미니스트들에게서
책과 사람
최은
365호 (2021년 0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