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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1. 복된 좋은 운수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표준국어대사전)내 인생의 첫 이메일 계정은 초등학교 3학년 컴퓨터 수업 숙제 덕분에 생겼다. 알림장만 보고도 내 모든 일과와 숙제를 꿰고 있던 엄마의 도움을 받아…. 아이디를 만들고, 로그인 버튼을 눌렀다. 감격의 순간 ‘받은메일함’에 메일 한 통이 들어와있었다. 발신인은 엄마였다.“(제목 없음)민호야, 아이디 만든 거 축하해. 엄마가 살아보니까 학교 다니던 그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니 지금을 소중하게 생각하
내향인의 마음 탐구 생활
이승은·정민호
420호 (2025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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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줌. (표준국어대사전)생각해보면 일련의 사건으로 끊어진 인연들은 죄다 가장 가까웠던 이들이다. 한때 단짝이었던 친구, 사랑했던 애인…. 반대로 스쳐 지나간 인연들은 어떤 단절의 순간 없이, 그저 서서히 멀어지기 마련이었다.왜 가장 가까웠던 이들하고만 단절을 경험하게 되었을까. 거리 조절에 실패한 탓이리라. 누구에게나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고, 일부 사람들은 내 못난 모습을 감당해줄 수 없었을 테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 오래오래 잘 지냈다면 좋았을 것을.내 실수로 그렇
내향인의 마음 탐구 생활
이승은·정민호
419호 (2025년 10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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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이전의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 (표준국어대사전)유의어감회, 뉘우침, 반성두고두고 후회하는 일은 별로 없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축구부에 들어가지 않은 일이나, 고등학교 때 신학대학 진학을 포기한 일? 결과적으로 잘한 일이라 생각한다. 당시에도 그 길에서 잘할 거라는 확신은 없었으니까. 탁월한 재능도 없었을 것이다. 프로 축구선수 나이로는 전성기이자 베테랑에 속하는 서른 살에 나는 지인들과 혼성 풋살팀을 만들고 3년째 격렬하지 않은 운동을 주말마다 즐기고 있다. 교회도 여전히 열심히 다닌다. 신학대학을 졸업하고 사역자나 신학자가
내향인의 마음 탐구 생활
이승은·정민호
418호 (2025년 09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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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남이 아닌 자기 자신. (표준국어대사전)오해받기 싫어서 자주 글을 썼다. 비록 타인은 나를 오해하더라도 스스로를 오해하기는 싫어서 한 일이었다. 일상 글쓰기로 채워나간 메모장은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찌질한 면모까지도 내밀하게 담아내는 ‘나’의 일부가 되었다.스무 살 이후로 교회와 학교 동아리를 오가며 처음 보는 사람에게 나를 소개하는 일이 잦아졌다. 낯선 공간에서의 일상, 서로에게 무지하면서 친구라 불리는 관계들…. 교인 등록까지 오래 걸리는 나들목교회(현 더불어함께교회)에 다니게 된 일도 한몫했다. 몇 달간 새얼결(‘새로운 얼
내향인의 마음 탐구 생활
이승은·정민호
417호 (2025년 0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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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의 연재를 하면서 구글 설문으로 피드백을 받았다. 1편은 1개, 2편은 3개, 3편은 1개가 들어왔다. 이분들께 정말 감사한 마음뿐이다. 다만 필자들이 내향인 중의 내향인이라, 그동안은 바로 답신을 드릴 ‘용기’는 내지 못했다. 한 텀 쉬어가며 용기 내어보기로 했다. 용기 내주신 분들의 귀한 속마음을 필자들만 보는 것은 아무래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 허락을 구해 지면에 옮긴다.1편 ‘가족’(4월호)에 보내준 속마음“좋았어요. 각기 다양한 삶을 사는 필자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으며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라는 걸 묻고
내향인의 마음 탐구 생활
이승은·정민호
416호 (2025년 07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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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勇氣 - 날랠 용 기운 기)씩씩하고 굳센 기운. 또는 사물을 겁내지 아니하는 기개. (표준국어대사전)동음이의어용기(容器, 얼굴 용, 그릇 기) : 물건을 담는 그릇.용기(用器, 쓸 용, 그릇 기) : 기구를 사용함. 또는 그 기구.민호작년 12월 3일 저녁, 친구들과 모여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식당에는 큰 TV가 있었다. 한 친구가 갑자기 “윤석열이 비상계엄 했대. 미친”이라고 하기 전까지는 그 TV가 켜져있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 말을 듣고 눈앞의 TV를 보니, 정말 윤석열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속보가 나오고 있었
내향인의 마음 탐구 생활
이승은·정민호
415호 (2025년 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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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多情 - 많을 다 뜻 정)정이 많음. 또는 정분이 두터움. (표준국어대사전)동음이의어다정(茶亭, 차 다, 정자 정) : ①간단한 다방. ②차 마실 때 사용하는 기구를 벌여 놓는 탁자. 반의어무정, 비정, 몰인정승은평소 ‘다정’에 대해 논하는 것을 좋아한다. 덕분에 친밀한 사람이 다정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 궁금해한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추출한 다정-데이터가 쌓여 깨달은 바에 의하면, 다정은 상대가 안-다정할 때 더 크고 짙게 감각된다. 무정한 누군가를 만났을 때 비로소 느껴지는 다정의 밀도를 감각한 적 있는가? 명사의 단어들
내향인의 마음 탐구 생활
이승은·정민호
414호 (2025년 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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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家族 - 집 가 겨레 족)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 (표준국어대사전)유의어식구, 가정, 일가, 가구, 집안, 집, 처자식민호사회 교과서에서 배운 기억이 난다, ‘가족’은 사회의 가장 작은 단위 공동체라고(시험에 나올까 봐 외웠다). 조부모까지 함께 거주하는 형태를 전통적인 대가족으로, 부모와 자녀만 한집에 사는 형태를 핵가족으로 규정했다. 딱히 트집 잡을 게 없는 설명이었지만 다소 기계적인 정의처럼 느껴져서, 어디 가서 그렇게만 표현하고
내향인의 마음 탐구 생활
이승은·정민호
413호 (2025년 0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