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2호 잠깐 독서]
고대부터 이어진 교회음악의 역사
고대 이스라엘의 음악부터 현대 가스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문화와 시대를 아우르며 발전해온 기독교 음악의 긴 역사를 탐구한다. 교회음악이 신앙을 어떻게 드러내고 예배에 깊이를 더했으며, 교회 및 사회에 무슨 영향을 끼쳤는지 살펴보는데, 관련 이론과 논쟁까지도 알려주는 책.
루터의 코랄은 유행가에 가까웠다. 길거리와 광장에서 크게, 때로는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큰 소리로 불렀다. 교화는 물론이고 최신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도 했고, 도시의 혼란스러운 견해들 속에서 무기 역할도 했다. 떠돌아다니는 걸인 가수, 파계한 수도사, 유랑하는 장인(특히 피륙과 모피 직공), 정치와 종교개혁 선동가들은 이 노래로 대중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 과거의 권위를 무너뜨리고자 했다. 전투력을 갖춘 이 떠돌이들은 스스로 고귀하다 여기지 않았으며 고상함과 엄숙함을 내세우지도 않았다. 그런 그들이 새로운 교회의 출현에 크게 이바지했다. (88쪽)
신구약 희년신앙 스물아홉 장면
20년간 ‘희년 빚 탕감 상담’을 해온 저자가 성서 속 희년신앙을 조명한다. ‘빚 탕감과 노예해방’ ‘이자금지와 사회경제 약자보호’ ‘토지공공성’ 등 다섯 가지 행동법규에 주목해 신구약 29장면을 해석하며 오늘날 이어나갈 ‘하나님나라 복음운동’의 지향점을 보여준다. 사역(私譯)한 본문에 바탕해 기세 좋게 뻗어가는 필치가 인상적인 책.
참으로 야훼 하나님의 출애굽 해방과 구원사건은 ‘이스라엘 민족 또는 유대 민족만을 위한 단 한 번뿐인 사건’일 수 없다. 사실로 그렇다면, 21세기 지구촌 교회와 교우들의 예수신앙은 헛수고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히브리 해방노예들의 해방과 구원세상은 아직 미완성이다. 그것은 바로 시대마다 모든 노예세상 지배체제로부터 탈출한 이들 또는 쫓겨난 이들의 희년신앙 행동의 몫이다. (120쪽)
신앙 형성과 청년 사역의 미래
저자는 청소년 사역 및 실천신학에 관한 책을 20권 넘게 펴내고 세계를 다니며 강연 활동을 해온 신학자다. 이 책은 철학자 찰스 테일러의 ‘진정성 시대’(1960년대 이후 세계) 개념을 따라 교회 현실과 신앙 형성에 대한 접근 방식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살핀다. 이 분석에 기초해 세속 시대의 청년을 위한 신앙 형성 모델을 제시한다.
거의 모든 신앙 형성 모델과 프로그램들은 우리가 신앙이 무엇인지 안다고 가정한다. … 그러나 이것은 신앙에 대한 우리의 개념이 종교개혁 시대, 혹은 교부들의 시대, 혹은 심지어 바울 시대부터 계속되어 깨지지 않았다고 상상하는 뺄셈의 환상에 불과하다. … 진정성의 시대에 … 내가 나의 개인적 시간과 헌신을 바치는 것이 나의 정체성을 형성한다. … 그러므로 우리의 신앙 형성 프로그램과 모델들은 궁극적으로 젊은이들이 특정한 믿음과 제도적 참여에 동의하도록(고착되도록) 유도하려고 한다. (196-197쪽)
신약 저자들은 구약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신약의 구약 사용’은 학계에서 활발히 논의되었고 일반 독자도 중요시하는 주제인데도, 전문 용어와 이론 틀이 걸림돌로 작용해왔다. 이 책은 ‘신약의 구약 사용’ 연구를 위한 기본 도구를 친절하게 가르쳐주면서, 신약 저자들이 어떻게 ‘복음/구원’ ‘예수님’ ‘교회’에 대한 증언으로서 구약을 다루었는지 본보기를 보여준다.
기독교 복음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이 편지들을 통해 바울은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이 이상하게 여길 만한 내용을 단언한다. 이 복음에 대해 알고 싶다면, 구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이다. 또한 로마서의 예만 보아도, 바울은 특정 본문을 직접이든 간접이든 인용하거나 심지어 암시하지도 않는다. 바울은 그냥 구약 전체가 복음을 증언한다고 말한다. … 사도적 저자들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신약이 구약을 역사적·개인적 차원에서 복음을 이해하기 위해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다루고 있음을 더 온전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 (58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