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9호 백투더클래식]

▲ 사막 교부 안토니우스
“살아있는 모든 것들은 절정의 순간이 있다.”

테이블 위에 얹힌 진분홍 장미꽃의 도드라진 자태가 마치 이런 말을 건네는 듯하다. 도시의 길을 가득 메우고 있는 숨 가쁜 발자국 소리들은 아마도 그런 절정을 꿈꾸며 모이고 또 모였으리라. 많은 도시인들의 가슴에는 “더 많은 소유와 축적은 생을 빛나게 해준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듯하다. 이 글귀의 끝자락에 도종환의 시 한 구절은 의문부호 하나를 붙여 놓는다.    
 
버려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순간부터/ 나무는 가장 아름답게 불탄다
제 삶의 이유였던 것/ 제 몸의 전부였던 것/ 아낌없이 버리기로 결심하면서/ 나무는 생의 절정에 선다
- 도종환, <단풍 드는 날>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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