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호

사하라 사막에서 접한 경주 지진
해외에서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고 있는 나에게 인터넷은 한국에 있는 가족과 친구들을 연결시켜 주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사하라 사막 한복판에 있지만, 아내와 인터넷 메신저와 전화로 매순간 연락을 주고 받는다. 물론 도시만큼 빠른 인터넷을 사용할 수는 없지만, 사람이 살지 않는 오지에서도 자유롭게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하여 한국 소식을 매순간 접하며 살고 있으며, 나의 가족과 친구들은 내가 보내주는 사막과 낯선 도시의 풍경이 담긴 사진을 매우 흥미롭게 감상하곤 한다.

하지만 도시에서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사막이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인터넷 속도도 느리고, 그마저도 잘 끊어지기 일쑤다. 한국에 지진이 났던 그날도, 인터넷 메신저에 접속이 되지 않는 상황을 그저 오지의 불안정한 인터넷 상태 때문이라 여기고 있었다. 그러나 곧 바로 인터넷 포털에는 경주와 울산에 일어난 지진에 관한 기사가 올라오기 시작했고, 접속자의 폭주로 메신저 접속이 불가능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도 5.8 규모의 강진이라고 했다. 지진을 경험하지 않은 나에게 이 숫자는 사실 큰 의미를 갖지 못한다. 텔레비전 뉴스에서 보여 주는 CCTV 영상이나 인터넷에 올라온 사진이 그나마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준다. 건물에 균열이 생겼고, 기와가 깨져서 바닥으로 떨어졌으며, 벽돌로 쌓은 벽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고, 상가의 유리가 순식간에 작은 알맹이로 부서졌다. 한 할머니는 신발장에서 떨어진 가재도구들로 갈비뼈 등을 크게 다쳤다고 한다. 한 텔레비전 시사프로그램은 이 지진으로 한국의 재난대비 시스템의 문제와 더불어 경주 인근 지역의 원자력발전소의 안전성 문제에 초점을 맞춘다. 기자는 진앙지 인근에 밀집한 원자력발전소가 과연 지진에 안전할 수 있을지 질문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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