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6호 잠깐 독서]

두 신학 거장의
교회 본질에 대한 성찰

하나님의 나그네 된 백성
스탠리 하우어워스·윌리엄 윌리몬 지음 / 김기철 옮김
복있는사람 펴냄 / 14,000원
교회다움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는 현대 교회를 향해 두 신학 거장이 던지는 교회의 본질에 대한 물음이자, 그 거룩한 소명을 이루어 가려는 하나님 백성들의 가슴 벅찬 고백이 담긴 책. 오늘날 교회에 대한 두 저자의 뼈아픈 성찰의 기록이다.

이 책을 통해 목회자들과 그들의 교회가 목회를 비판적이면서도 희망에 찬 것으로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 이 책이 비판적인 까닭은, 교회의 사고방식과 삶에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이 희망적인 이유는, 여러분과 우리의 교회 안에 “하나님께서 … 활동하셔서, 여러분으로 하여금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릴 것을 염원하게 하시고 실천하게” 하신다는 것을 믿기 때문이다. (머릿말에서)

 

 

 

성문 밖으로 나아간
그리스도인들

세속성자
양희송 지음
북인더갭 펴냄 / 14,000원


세습, 성폭력, 비리 등으로 끝없이 추락하고 있는 우리 시대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 상에 대해 새로운 담론으로 이끄는 책이다. 저자는 성과 속의 이원론을 넘어 과감하게 성벽 밖의 신앙을 모색하는 성도들을 ‘세속성자’로 정의함으로써 그리스도인들의 신앙을 새롭게 상상하는 모델을 제시한다. 2014년 출간한 《가나안 성도, 교회 밖 신앙》의 실천적 대안 모색인 셈이다.

신약의 예수 공동체는 기존의 배제와 혐오를 거스르는 공동체였습니다. 우리가 만약 예수의 공동체에 속하려면 유대교 공동체에 참여하는 것과는 다른 경로를 따라야 할 것입니다. 기독교 공동체는 자기를 만나고 타자를 만나는 영적 순례의 과정임이 분명한데,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한국 개신교는 이런 과제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을까요? … 문둥병자, 혈루증 환자, 세리, 창녀, 열심당원, 바리새인, 랍비 등이 다 포함되는 공동체의 비전은 대체 어디로 간 것일까요? (243쪽)

 

 

 


 

바울은 지금
무엇을 말하는가

바울과 현대철학
김성민 지음
새물결플러스 펴냄 / 13,000원

현대철학의 바울읽기는 정치철학적 주제와 관련이 깊고, 이를 현대철학의 ‘바울적 계기’ 또는 ‘종교적 전회’라고 한다. 이 책은 이러한 ‘바울적 계기’를 중심으로 현대(정치)철학의 주요 이슈들과 개념들에 접근을 시도하고 그 의미를 간략하게 소개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현대정치철학에서 다루는 바울이 어떻게 ‘보수적 바울’을 극복하려고 하는지, 동시대의 조건 속에서 바울을 어떻게 ‘급진적 바울’로 탈바꿈시키는지 살필 수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할 여러 철학적 바울 해석을 기독교의 옹호나 변증 또는 호교론적 목적에서 사용하는 것은 주의해야 합니다. … 그들은 기독교 변호의 차원보다 오히려 기독교 비판의 차원에서 바울과 그의 텍스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철학적 사유가 기독교 친화적이냐의 문제를 넘어서 적어도 서구인들에게 성서는 공적인 고전 텍스트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다는 사실만 기억했으면 합니다. (24쪽)

 

 

 


 

우리가 몰랐던
출산 이야기

여성은 출산에서 어떻게 소외되는가
전가일 지음
스리체어스 펴냄 / 12,000원

한국은 2000년대 이후로 병원 출산이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출산 굴욕 3종 세트(회음 절개, 제모, 관장)’ 개념은 산모들 사이에 보편화됐다. 이 ‘출산 공식’은 정말 괜찮은 걸까? 아동학 학자이자 어린이집 교사로도 일한 저자는 의료화된 출산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출산을 경험한 네 명의 여성과 나눈 이야기를 토대로 출산의 이면을 분석한다.

의료진은 의식이 멀쩡하게 깨어 있는 내 앞에서 이전 수술에 대해 농담 섞인 대화를 나눴고, 심지어는 자기들끼리 내 배의 크기에 대해 평을 주고받기도 했다. 인간으로서, 여성으로서의 나는 그곳에 없었다. 수술 침상 위에 누워 있는 것은 곧 수술로 ‘안전하게’ 꺼내질 태아가 들어 있는 배뿐이었다. 이렇게 내 신체가 출산에 초점을 둔 ‘배’로 환원되는 경험은, 사실 산전 검사 시부터 이미 시작됐다.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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