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8호 에디터가 고른 책] ≪복음주의와 세계 기독교의 형성≫ 마크 A. 놀 지음/ 박세혁 옮김/ IVP 펴냄/ 14,000원

오늘날 기독교의 무게중심이 서구에서 비서구 지역으로 이동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데 아시아와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대륙에서 형성되고 번성하는 기독교는 미국 기독교의 여러 특징과 유형을 상당 부분 지니고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미국 기독교가 전 세계 기독교 공동체에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를 다루는 이 책은 “미국적인 신앙생활과 최근 세계 기독교 역사의 주요한 발전 사이에 어떤 연관이 있는지”, 다시 말해 ‘미국식 교회 모델과 신앙생활 방식’이 세계 기독교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긍정적·부정적인 면을 함께 검토한다.

“미국 복음주의 신학계와 역사학계를 이끄는 간판” 학자인 지은이가 비교적 근래에 내놓은 이 학문적 성과에 한국 개신교가 한 장(chapter)을 차지한다는 점은 흥미롭다. “8장 한국 기독교는 미국 복음주의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에서 지은이는 한국 개신교와 미국 개신교의 7가지 유사점을 언급하고 나서, 차이점과 함께 몇 가지 교훈을 제시한다. 또한 저자는 미국 복음주의 개신교의 특징을 ‘개인주의’ ‘부흥 운동’ ‘문화 지배’ ‘대중문화 친화성’의 네 가지로 정리하고 긍정적· 부정적인 면을 함께 성찰한다. 일례로, 미국의 부흥 운동은 “그리스도의 대의를 위해 수많은 사람을 동원해 낼 수도 있었”지만, “일상적 현실을 무시하고 전통을 경멸하며 셀 수 있는 결과에 지나치게 집착”하여 “기독교 복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데 많은 제약을 가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세계 기독교의 변화에 대한 “임시보고서”에 불과하다고 했지만, 미국 기독교의 역사적 고찰을 통해 세계 기독교의 미국화뿐 아니라 ‘미국 개신교의 닮음꼴’로서 한국 개신교의 미국화 배경을 이해하고 정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신뢰할 만한 안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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