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6호 스무 살의 인문학]
▲ 번역한 어휘들의 낯섦이 때로 읽기의 즐거움을 안겨준다. (이미지: 위키미디어코먼스) |
‘링구아 프랑카’
지하철역 앞에서 누군가가 저를 붙잡았습니다. 머리가 하얗게 샌 할머니였습니다. 그분은 제게 빵집이 어디냐고 재차 물었습니다. 저는 그분이 원하는 대답을 줄 수가 없었습니다. 빵을 파는 곳을 찾기는 전혀 어렵지 않지만, ‘빵집’을 찾기란 무척 어려우니까요. 당장 이 거리에만 빵집이 대여섯입니다. 빵집을 찾지만 그 빵집 이름은 잘 기억하지 못하시는 할머니가 다급하게 말씀하시는 것을 한참 귀 기울여 들은 후에 저는 빵집을 알아냈습니다. ‘뚜레쥬르.’ 프랑스어로 ‘매일’을 뜻하는 그곳이 손자가 연락이 끊기기 전까지 있었다는 빵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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