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호 '그 교회' 이야기] 마음속의 ‘그 교회’에 이르기 위하여
▲ <슬램덩크>에서 가장 파격적이었던 그 '순간'. 이모티콘이나 웹툰 등에 가장 많이 패러디되는 장면이다. |
“사람이 언제 죽는지 아는가? 심장이 총알에 뚫렸을 때? 아니! 맹독 버섯수프를 마셨을 때? 아니!”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유명한 대화다. 이어질 대사는,
“사람들에게 잊힐 때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이 ‘기억’해줄 때 사람은 영원히 살 수도 있다는 뜻이다. 예수의 제자들도 그랬을 것이다. 복음을 전하다가 당하는 위협(예를 들어 거꾸로 십자가에 달리는)을 감당할 수 있었던 힘은, 예수와 함께했던 ‘기억’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다. 예수는 죽지 않고 여전히 이 땅을 거닐고 있다. 예수를 ‘기억’하는 이들로 인하여.
그런데 이 기억이라는 것이 ‘순간 포착’인 경우가 많다는 게 참 흥미롭다.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순간에(이를테면 교통사고 순간) 지금까지의 인생이 필름 지나가듯 스쳐 간다고 하지 않는가. 결국 우리의 인생은, 특히 의미 있는 순간들은 한 컷으로 포착되어 저장된다. 한 컷 한 컷. 그것이 상처를 입은 순간이든, 기쁨의 순간이든, 쾌락의 순간이든, 삶의 굽이굽이마다 순간순간의 장면이 남는다.
그래서 그 순간은, 순교를 기꺼이 받아들이는 용기를 주기도 하고, 그 반대의 삶으로 끌어당기기도 한다. 방향이야 어쨌든 강력한 추동력을 가진다. 그런 순간들이 우리의 일상을 이끌어간다…. 우리는 ‘교회’에 관하여 어떤 ‘순간’을 담아두고 있는가? 여기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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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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