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FEC의 총책임자 김동해 원장…"선교의 현지화가 가장 중요"

   
▲ 김동해 원장이 수술을 받으러 온 파키스탄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김동해 원장(명동성모안과병원)이 무슬림 선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2001년 터진 9·11테러가 계기다. 9·11테러 이후 무슬림 국가에서 선교 활동이 어려워지고 이에 따른 선교사들의 철수가 이어지자, 김 원장은 자신이 직접 선교에 뛰어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FREE EYE CAMP'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자"

김 원장은 자신이 갖고 있는 달란트를 십분 활용하는 것이 선교에서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의사와 간호사는 의술로, 기자는 글로, 목수는 집을 지어주는 일을 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선교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제가 의술이 아닌 다른 것으로 선교를 했다면, 아마 FEC가 이렇게 오래 가지는 못했을 겁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니까 오래 할 수 있고, 또 많은 사람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선교를 하는 사람들이 각 분야에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물론 가장 좋은 것은 선교 현장에서 현지인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이지만, 모두 그렇게 못하니까 각 분야의 전문가로 이루어진 선교팀들이 많이 생겼으면 하는 게 김 원장의 바람이다.

김 원장이 파키스탄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파키스탄은 다른 무슬림 국가에 비해 타 종교에 대한 이해가 넓다. 또 사우디아라비아나 이라크 같은 무슬림 국가로 들어가는 관문이 바로 파키스탄이다. 먼저 이곳을 변화시킨 다음 다른 무슬림 국가로 FEC를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중국이나 몽골 등 많은 나라의 선교사들이 FEC를 열어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으로는 제 능력이 따라주질 못합니다. 일단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섣불리 지역을 확대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철저한 준비 없이 지역을 확대했다간 차라리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입니다."

"주님 안에서 모두 형제"

   
▲ 김동해 원장이 파키스탄 언론들을 대상으로 한 기자회견에서 FEC에 대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이승규
김 원장이 처음 파키스탄 땅을 밟은 것은 2001년. 처음에는 우리보다 낮은 생활수준을 보고 은근히 파키스탄 사람들을 우습게 봤다. 그러나 사역을 위해 현지인들을 만나고 그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생각이 틀렸음을 깨달았다. 종교가 무슬림이든 힌두교든 기독교든 모든 사람은 주님이 사랑하는 피조물이라는 것을 알았다.

"먼저 그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합니다. 한국 사람 중에서도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 있듯이 파키스탄 사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들을 먼저 감싸고 이해해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이방인에게도 조건 없는 사랑을 베풀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상대방의 성별을 따지고, 종교를 따지고, 인종을 따집니다. 이것은 진정한 선교가 아닙니다."

김 원장은 자신이 뿌린 열매를 굳이 자신이 거두기를 바라지 않는다. 자신이 하는 일은 현지에서 선교를 하는 선교사들을 돕는 것뿐이라는 것이다. FEC팀이 1년에 두 번 와서 의료 선교를 하고 가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물론 기독교에 대한 이미지도 무척 좋아진다는 것이 그의 평가다. 자신은 그저 현지 선교사와 주민들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것이다.

사실 1년에 두 번 FEC를 진행하면 자신이 운영하는 명동성모안과병원은 적잖은 타격을 받는다. 가기 전 두 달, 갔다 와서 한 달을 꼬박 이 캠프에 바쳐야 하기 때문이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의 이해가 없이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다행히 직원들이 자신의 일처럼 도와줘 아무 걱정 없이 일할 수 있다.

김 원장은 FEC사역을 좀더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Vision Care Serviece'(VCS)라는 시민단체를 만들었다. 이 단체를 통해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의료 사역을 추진할 생각이다. 이를 위해 6차 FEC에 참가했던 문성헌 원장(전주열린안과병원) 등 몇 명의 동료 의사들과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 제6차 FEC캠프를 도와준 LG파키스탄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김동해 원장. ⓒ뉴스앤조이 이승규
또 더 많은 자원봉사자와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FEC 참가는 꼭 의사와 간호사, 기독교인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이미 5차 FEC에는 비기독교인이 세 명이나 참가했다. 현지 사람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만 간절하다면 누구나 환영한다.

"FEC에 참가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기독교인이지만 그것 때문에 팀에 문제가 생긴 적은 전혀 없습니다. 파키스탄 현지에 가면 종교로 사람을 차별하는 것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지 자연스럽게 알게 됩니다."

그의 최종목표는 파키스탄 현지인들로 하여금 지금의 사역을 이어가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10월 파키스탄 의사 아카시를 한국에 초청하기도 했다. 아카시는 현재 파키스탄의 선한사마리아병원에서 안과의사로 일하고 있다.

"선교의 현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는 일이 무엇보다 소중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지인들과 좋은 관계를 맺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도와줘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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