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입고 잘 사는 목사가 넘치는 세상이다. 요즘 청빈(淸貧)은 목사의 삶과 크게 연관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목사가 누리는 경제적 풍요는 교회 규모와 비례하는 경우가 많다. 얼마 전 전북 ㅈ교회 담임목사 연봉이 2억 원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와 충격을 주기도 했다.
그런데 이 교회 담임목사는 사실을 보도한 언론사와 제보자를 상대로 모두 6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목사 연봉을 2억 원이라고 보도한 것이 사실과 다르다는 게 소송의 주된 이유다. 이 교회가 목사에게 투자(?)하는 돈은 2억 원에는 못 미치지만 적어도 1억 원은 훨씬 넘는다. 사실 따지고 보면 2억 원이라는 액수는 과장한 것도 아니다.
지방 소도시에 있는 목사가 자기가 누리는 부의 양을 조금 뻥튀기(?)했다는 이유로 문제 제기한 측을 제소하는 것은 성직자 윤리와 양심의 문제다. 그가 자기 부에 대해 '잘 먹고 잘 입고 잘 살아서 미안하다'라고 공개적으로 회개하는 것이 우선 아닐까. 이런 측면에서 조용기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월례회에서 말로만 사랑하고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이중적인 삶을 회개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조 목사는 "잘 먹고 잘 입고 잘 살아서 미안하다"라고 털어놓았다. 이는 조 목사가 목회자의 삶이 부를 누리는 것과는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입술로 고백한 것이다. 또 동료 목사와 기자들 앞에서 담담하게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는 용기를 보여주었다.
진실한 회개에는 행동이 따른다. 조 목사가 소외된 이웃이 누리지 못한 부를 누렸다고 고백한 후 어떤 행동을 보일지는 그만이 알 것이다. 적어도 조 목사의 회개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조 목사가 ㅈ교회 목사와는 차원이 다른 행동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