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형교회 세대교체 현주소 진단…장년 출석인원 1만명 넘는 교회 기준

   
▲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성장해온 대형교회들. 대부분이 2~3년 후 세대교체를 앞두고 있다. 광림교회와 충현교회 등 몇몇 대형교회들은 세대교체 과정에서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 과정을 잘 거치기 위해서는 목사 개인의 겸손함과 교회적으로 준비된 모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한국 개신교는 1960년대 이후 급속히 성장하게 된다. 문화관광부와 기독교문사가 1995년에 펴낸 <기독교연감>에 따르면, 1960년 623,072명이었던 개신교인 숫자가 1985년에는 인구 16.1%에 달하는 6,489,282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10년 뒤인 1995년에는 약 230만 명이 증가해 8,818,964명이 되었고, 현재는 1천2백만 명이 개신교를 믿고 있다.

한국 개신교의 급속한 성장은 세계 교회의 주목을 받았으며, 그중에서도 대형 교회의 탄생은 한국 개신교가 가진 특징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존 바간(John Vaughan)은, 1994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세계 20대 대형교회 가운데 7곳이 한국에 있다고 했다.(<한국 초대형 교회와 카리스마 리더십> 홍영기 지음, ICG 참조)

2005년 현재 한국 대형 교회는 어디에 있으며, 교인이 얼마나 출석하고 있을까. 홍영기 목사(교회성장연구소 소장)는 2001년 <한국 초대형 교회와 카리스마 리더십>이라는 책을 펴냈다. 장년 출석이 1만 명이 넘는 교회를 대상으로 한 이 책은 현재까지 대형 교회를 실증적 자료로 연구한, 가장 완성도 높은 작업으로 알려져 있다. <복음과상황>은 홍영기 목사의 책에 언급된 교회 13곳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 점검하고, 각 교단에 동일한 기준으로 문의해 교회 14곳을 선정했다.

'규모 1위'는 여의도순복음교회

   
▲ 한국에서 제일 큰 교회는 단연 조용기 목사가 담임하는 여의도순복음교회다. 그의 동생 조용목 목사의 은혜와진리교회가 뒤를 잇는다. 그러나 교인수만 놓고 볼때, 1위와 2위의 격차는 매우 크다. ⓒ뉴스앤조이 자료사진
조사 결과, 주일예배 출석의 경우 장년 1만 명이 넘는 교회는 광림교회(목사 김정석) 금란교회(목사 김홍도) 명성교회(목사 김삼환) 사랑의교회(목사 오정현) 소망교회(목사 김지철) 수영로교회(목사 정필도) 순복음인천교회(목사 최성규) 숭의교회(감독 이호문) 온누리교회(목사 하용조) 여의도순복음교회(목사 조용기) 영락교회(목사 이철신) 은혜와진리교회(목사 조용목) 주안장로교회(목사 나겸일) 충현교회(목사 김성관)다(이상 가나다순).

<복음과상황>은 은혜와진리교회를 제외한 나머지 교회 13곳에 △교회 설립 연도 △개척한 사람 △현재 담임목사 △주일예배 장년 평균 출석 인원 등 8개 질문을 포함한 공문을 보냈다(은혜와진리교회에는 담당자와 연락이 늦어져 공문을 보내지 못했다).

이 가운데 교회 10곳이 답변을 보내왔다. 금란교회는 담당자와 연락을 취하지 못했으며, 명성교회는 담당자가 장기간 자리를 비워 답을 듣지 못했다. 주안장로교회는 앞의 사항이 대외비라고 밝혔다. 따라서 이들 교회의 경우는 홈페이지와 <한국 초대형 교회와 카리스마 리더십>의 통계 추정치가 사용되었다.

가장 규모가 큰 교회는 역시 여의도순복음교회(www.fgtv.com)다. 1958년 5월18일 창립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조용기 목사와 고 최자실 목사가 함께 개척했다. 교회 홍보실은 등록인원 75만 명에 주일 출석 인원도 75만 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성전 역시 강남 강북 등 20여 곳에 달하며, 교역자 수만도 목사 193명, 전도사 442명으로 6백여 명이 넘는다. 또 1천5백여 명의 시무장로가 있으며, 권사 1만여 명, 안수집사 3천여 명, 서리집사는 8만여 명에 달해 말 그대로 초대형 교회다.

<큰 교회 큰 목사 이야기>(이근미 지음, 월간조선사 펴냄)에 따르면, 여의도순복음교회는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 초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한다. 1979년에 10만 명이었던 교인 수가 2년 뒤인 1981년에는 20만 명으로 늘었다. 1984년에는 40만 명, 1985년에는 50만 명, 1992년에 70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크게 부각되지 않지만 여의도순복음교회는 '5중 복음'과 '3박자 축복'으로도 유명하다. 5중복음이란 △중생 △성령 충만 △신유 △축복 △예수 재림을 뜻하며, 3박자축복이란 '내 영혼이 잘됨같이 범사에 잘되고 강건하게 된다'는 뜻이다. 즉 예수를 믿으면 몸도 건강하고 모든 일이 잘 되고 축복을 받는다는 것이다.

조용기 목사 동생인 조용목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은혜와진리교회가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뒤를 잇는다. 주일 성인예배 평균 출석 인원이 4만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기도 안양에 있는 이 교회는 1982년 4월11일 창립했으며, 수원 과천 시흥 광명 부평에 퍼져 있는 지성전이 33곳이다.

은혜와진리교회가 속한 교단은 예수교대한하나님의성회(예하성)인데, 1991년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와의 통합 때 가지 않고 남은 교회들이 만든 교단이다. 은혜와진리교회는 내적 치유, 열린 교회 등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예배와 기도, 설교 찬양 등 전통적인 목회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강남 개발에 교회도 대형화

   
▲ 1980년대 강남의 개발과 더불어 그 지역 교회들도 덩달아 성장했다. 제자훈련으로 대표되는 사랑의교회(왼쪽)와 곽선희 목사의 설교가 유명한 소망교회(오른쪽). ⓒ뉴스앤조이 자료사진
1980년대 서울 강남에 개발 바람이 불면서 교회도 덩달아 성장했다. 또 최근 4~5년 사이에 대부분 세대교체를 겪기도 했다.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는 1978년 옥한흠 목사가 개척했으며, 제자훈련을 한국 교회의 건강한 목회 패러다임으로 정착시켰다는 평을 듣고 있다. 등록 인원 5만5천여 명에 출석 인원은 3만1천여 명이라고 교회측은 밝혔다.

2003년 1월 오정현 목사가 후임으로 왔으며, 후계자 문제로 논란을 겪었던 일부 대형 교회와는 달리 무난한 세대교체를 이루었다는 것이 중평이다.

서울 강남에 있는 광림교회는 1953년 민응식 목사가 개척했다. 이후 1971년 김선도 목사가 제5대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김 목사는 의과대학에 입학해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었지만,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목사가 될 것을 다짐했다. 김 목사 부임 당시 광림교회는 설립된 지 17년이나 지났지만, 교인수가 2백여 명에 그쳤다. 1976년 현재 자리에 교회 건축을 시작했으며, 2년 뒤인 1978년 교인 5천여 명이 모인 가운데 헌당 예배를 드렸다. 현재는 등록교인 10만5천 명, 평균 출석인원 3만 명을 자랑하는 대형 교회가 되었다. 경기도 일산과 분당에 지성전이 있다. 2001년 아들인 김정석 목사가 후임으로 부임해 세습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소망교회는 1977년 곽선희 목사에 의해 설립되었다. 곽 목사는 2003년 김지철 당시 장신대 교수에게 후임 자리를 물려주었다. 그러나 분당소망교회를 건축한 후 아들 곽요셉 목사를 보내 변칙 세습 논란을 겪기도 했다.

현재 곽 목사는 서울소망교회 원로목사면서, 분당소망교회에서 설교하고 있다. 교회 관계자는 서울소망교회는 현재 등록인원 6만6천여 명에 1만4천여 명이 매주 출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망교회 성장 원인은 곽 목사의 설교 때문이다. <국민일보> 2005년 4월5일자는 곽 목사에 대해 설교를 예술로 승화시킨 목회의 달인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1953년 설립된 충현교회는 김창인 목사의 아들 김성관 목사가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1997년 세습 문제로 교회뿐만 아니라, 한국 사회를 시끄럽게 만들었던 충현교회는 김영삼 전 대통령이 출석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던 교회이기도 하다. 현재 등록 인원은 1만8천여 명이며, 출석 인원은 1만4천여 명에 이른다고 교회측은 밝혔다.

확실히 대형 교회는 주로 서울에 분포되어 있다. 그러나 인천을 비롯한 부산에도 대형 교회는 있다. 1983년 설립된 순복음인천교회는 현재 담임을 맡고 있는 최성규 목사에 의해 설립되었다. 당시 여의도순복음교회 목사로 있던 중 지성전 개념으로 인천에 순복음교회를 세웠지만, 현재는 독립해 인천 지역 최대 교회로 성장했다.

교회 관계자는 등록인원 4만 명에 출석 인원이 1만5천여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순복음인천교회는 최성규 목사의 목회 방침에 따라 '효'를 매우 강조한다. 그래서 1백억 원을 들여 성산효도대학원을 세우기도 했다. 또한 6대 사명을 강조하는데 △하나님 섬김 △부모공경 △가족사랑 △나라사랑 △자연보호 △이웃과 인류 봉사가 여기에 해당된다.

대형교회, 서울에 많아

   
▲ 조사 결과 대형교회는 확실히 서울에 많이 분포되어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그러나 인천이나 부산에도 대형교회는 존재한다. 왼쪽으로부터 순복음인천교회, 부산 수영로교회, 인천숭의교회. ⓒ뉴스앤조이 자료사진
순복음인천교회의 특이한 점은 결신자 수가 있다는 것이다. 결신자 수란, 순복음인천교회를 통해 예수를 믿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이라는 것이 교회 관계자의 설명이다. 예배가 끝나기 전 처음 나온 교인을 대상으로 결신의 시간을 갖는데, 1983년 설립 이후부터 지금까지 213,573명이 예수를 믿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교회측은 말했다. 이 사람들은 현재 순복음인천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도 있고, 다른 교회에 출석하는 사람도 있다.

인천에 있는 숭의교회는 1917년 김홍준 전도사에 의해 설립되었다. 대형교회 가운데 가장 역사가 오래된 교회지만, 1970년 현재 담임목사인 이호문 감독이 부임한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교회측은 등록인원 6만여 명에 출석 인원이 1만여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1975년 정필도 목사에 의해 설립된 부산 수영로교회는 현재 1만5천여 명이 평균 출석하고 있다. 수영로교회는 <한국 초대형 교회와 카리스마 리더십>에서 초대형 교회로 분류되지 않았지만,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장 서기행 목사) 관계자는 평균 출석 인원이 1만여 명이 넘을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등록 인원은 3만여 명에 달한다.

최근 담임목사와 장로와의 갈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영락교회는 1945년 한경직 목사에 의해 설립되었다. 현재 담임목사인 이철신 목사는 제5대 목사로 1997년 부임했으며, 등록인원 3만9천여 명에, 1만7천여 명이 출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락교회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뒤 북한군에게 예배당을 징발당한 경험이 있다. 이때 승동교회를 빌려 예배를 지속적으로 드렸으나, 9월에는 김응락 장로가 순교당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1992년에는 한경직 목사가 템플턴 상을 수상하기도 했으며, 이 상을 수여하는 자리에서 한 목사는 일제시대 당시 신사참배했다는 사실을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 명일동에 있는 명성교회는 1980년 설립되었다. 창립 때부터 김삼환 목사가 담임을 맡았다. 교회 홈페이지에는 2004년 12월 현재 출석인원 3만여 명, 교역자 73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교회는 특히 새벽기도가 유명하다.

3월과 9월에 열리는 새벽기도회는 일반인에게도 많이 알려져 있다. 새벽 4시30분에 드리는 1부 예배를 시작으로 오전 7시30분 4부 예배까지 하루 네 번 새벽예배를 드린다. 전 교인의 10%인 3천여 명이 매일 새벽예배에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948년 세워진 주안장로교회는 1980년 현재 담임인 나겸일 목사가 취임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2003년 3월 현재 재직 성도 7만여 명에, 출석 3만5천여 명이라고 밝히고 있다.

온누리교회는 대형교회 가운데 역사가 가장 짧다. 1985년 하용조 목사가 설립한 뒤, 지금까지 교회를 이끌고 있다. 양재 부천 수원 대전 남양주에 지성전이 있다. 평균 출석 인원은 3만2천여 명이다.

강력한 카리스마가 성장 요인

여기에 열거한 대형교회 성장 요인은 무엇일까. 대부분 목사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는 점에서 이견이 없다. 홍영기 목사는 책에서 한국 대형 교회의 목회자들은 개인적인 카리스마와 설교의 은사를 가진 비범한 사람들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교인의 신뢰와 존경, 헌신을 기반으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왔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비판도 있다. 교회가 성장했다고 해서 목사에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일반론적인 분석이라는 평가다. 박득훈 목사(언덕교회)는 "사람이 많이 모인다고 해서 설교 내용과 목회방침 등이 성경적이라고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며 "(사람이 많이 모이는 것이) 성령의 힘이냐, 종교적인 힘이냐를 잘 구분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카리스마가 미치는 영향력은 시간이 가면 줄게 마련이다. 광림교회, 충현교회, 소망교회 등 일부 대형 교회가 리더십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공통점은 리더십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반발이 내부보다는 외부에서 주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광림교회는 아들에게 세습한 점이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득훈 백종국 오세택)와 교회 개혁 세력에게 강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이들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주최한 세습관련 포럼에 난입해 행사 자체를 무산시키기도 했다.

소망교회 역시 분당에 교회를 세워 아들에게 물려준 것을 들어 변칙 세습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써야만 했다. 그런데 정작 내부에서는 아무런 반발도 없다. 이런 상황은 1세대 목사의 강력한 카리스마에 젖은 교인들이 무조건 믿고 따르기 때문에 가능하다. 구교형 목사(개혁연대)는 교인들이 '목사는 하나님의 종'이라는 생각이 너무 강하다고 말했다. 이런 생각 때문에 목사에 대해 말하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수년 내 리더십 교체해야

같은 맥락에서 현재 대형교회 담임목사의 목회 기간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조용기 목사는 47년을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목회했으며,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는 34년을 목회했다. 이호문 감독은 32년, 최성규 목사는 22년째 한 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다. 김삼환 목사는 25년, 나겸일 목사는 27년, 조용목 목사는 24년째 시무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대형 교회가 수년 후에는 필연적으로 리더십을 교체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대형교회 리더십 교체는 한국 교회는 물론 사회에까지 영향이 미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홍영기 목사는 리더십 교체와 관련해 조직적인 차원에서 이 문제를 오랜 시간을 두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스템을 갖추지 않고서는 한 사람만 의존하게 되는 대형 교회의 경향성을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목회자의 섬기는 마음이다. 박득훈 목사는 가나안 땅에 들어가기 직전 리더십을 교체한 모세와 여호수아의 예를 들며, 이런 건강한 리더십 교체를 한국 교회가 맛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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