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사람을 만난 것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8월16일 8․15민족대축전 행사의 일환으로 남북 종교인 상봉행사가 있었습니다.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은 서로 얼싸안고 반가워합니다. 남쪽 종교인들은 이번에 오지 않은 북쪽 종교인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안부를 묻습니다. 북쪽 역시 마찬가집니다. 분위기가 화기애애합니다.

만남이 끝나고 오경우 서기장에게 다가갔습니다. 처음 보지만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듭니다. 기자라고 신분을 밝히자, 오 서기장은 “남쪽의 기자들이 민족통일에 도움이 되는 기사를 많이 써 달라”고 부탁합니다.

어렸을 적 북한 사람들은 모두 나쁜 줄로만 알았습니다. 그러나 남북정상회담 등의 사건을 보면서 우리는 한민족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 민족의 과제가, 아니 기독교인의 과제가 민족통일이라는 것을 깨달을 즈음 금강산을 갈 기회가 생겼습니다. 북한 사람을 본 것은 그 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금강산에서 안내를 하는 북쪽 안내원을 처음 봤습니다. 군사분계선을 통과하면서 북쪽 군인도 봤습니다. 멀리 온정리 마을 주민들도 보입니다. 참 신기합니다. 오랜 기간 만나지도 않았는데, 딱 보는 순간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그들은 그냥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었습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깨닫는 데 29년이란 긴 세월이 걸렸습니다. 금강산을 다녀온 뒤 저는 민족통일이 이 시대를 사는 기독교인의 당면 과제라는 신앙고백을 할 수 있었습니다.

두 번에 걸친 짧은 만남이었지만, 저는 우리가 한민족, 한핏줄이라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언제쯤 우리는 다시 만나 얼싸 안고 웃을 수 있을까요. 그 날이 하루 빨리 오기만을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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