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신학도의 총회 참관기…교회 어른들이 삿대질·반말·욕설이라니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총회장 황승기 목사) 총회를 참관했습니다. 제가 참관한 날은 평강제일교회 문제로 가장 시끄러웠던 9월 29일이었습니다. 가기 전날 ‘올바른교단총회정착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 간사님에게 회의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총회가 열리는 대전중앙교회 입구부터 평강제일교회 영입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시위로 소란스러웠습니다. 예장합동 총회는 총대와 진행요원, 보도증을 받은 기자가 아니면 들어갈 수 없다며 통제가 심했습니다. 다행히 통제가 소홀한 틈을 타 입장을 할 수 있었습니다. 회의장은 1층과 2층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회의가 시작됐는데도 여기저기서 웅성대는 소리와 전화벨소리, 그리고 잦은 자리 이동으로 회의에 집중할 수가 없었습니다.

오후에는 1층 기자석에서 참관을 했습니다. 관심을 모은 평강제일교회 문제를 다루었습니다. 토론이 이어지면서 발언대 앞으로 한분 두분 나오더니 회의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뒤에 옥한흠 목사가 제81회(1996년) 총회가 평강제일교회를 이단성이 있다고 이미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북노회장 박충규 목사가 발언을 하려고 했지만 많은 총대들이 그를 끌어내렸습니다. 몸싸움이 불가피했습니다. 이성을 잃고 날뛰는  암소 같았습니다. 목소리는 갈수록 높아지고, 삿대질에 반말, 심지어 몸싸움과 욕설까지 나왔습니다. "이만하면 막가자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모습에서 미성숙한 교회 지도자의 추태를 볼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 장자교단이라 칭하는 그들의 모습은 정말 추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자기 교회는 어떻게 이끌어가며 회의 진행은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에 한국교회의 미래가 깜깜했습니다.

미성숙함은 박충규 목사에게 발언권을 주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헌법에도 "무죄추정의 원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유죄판결을 받은 죄인에게도 발언권은 주는데, 박충규 목사가 발언을 하려고 하자 끌어내린 것은 상식 이하의 행동이었습니다. 이런 미성숙한 모습에서 중세교회의 종교재판 즉, 마녀사냥을 보는 듯한 착각을 했습니다.(저는 지금 평강제일교회를 두둔하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말씀과 기도로 시작한 회의는 욕설과 감정 섞인 몸싸움으로 끝이 났습니다. 검정색 양복을 입은 채 벌이는 몸싸움은 마치 조폭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앞에서 말하는 것(설교)이 직업이어서 그런지 남의 말을 들을 줄 모르는 분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사진을 찍는 기자들을 신경 쓰지도 않았습니다. 마치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것도 아니면 개념을 상실한 것일까. 울고 싶었습니다. 이제 마지막 학기를 남겨둔 신학도로서 총회를 참관하고, 저런 것이 목회라면 저는 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내가 목회하면서 저들처럼 변한다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이 더 커져만 갑니다.

서동진 / 천안대 신학대학원생·교회개혁실천연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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