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에서 '‘카트리나까지…동성애 심판하러 태풍 보내는 하나님?

   
▲ 김홍도 목사는 올해 두 번이나 설화에 휩싸였다. '쓰나미'에서 '카트리나'까지 김 목사의 발언은 세상으로부터 비난을 자초했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2004년 크리스마스. 인도네시아 등 동·서남아시아 지역 주민들은 대성통곡을 했다. 갑작스럽게 불어 닥친 쓰나미로 인해 무려 18만 명 이상이 죽임을 당했다. 세계는 경악했고, 곧이어 각 나라의 구호단체들이 앞 다퉈, 동·서남아시아로 모여들었다. 대재앙 앞에서는 인종도 종교도 성별도 소용없었다. 모든 사람들이 힘을 합쳐 쓰나미로 폐허가 된 지역을 복구하기 시작했다.

2005년 1월 2일. 새해 첫 주에 한국교회는 쓰나미에 버금가는 충격에 휩싸였다. 김홍도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금란교회)가 새해 주일 첫 설교에서 쓰나미로 고통 받는 인도네시아와 푸껫·인도 등을 거론하며 이 지역이 힌두교도들이 창궐한 지역이며, 그리스도인들을 많이 죽였던 곳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김 목사의 말을 종합하면 이들 지역이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한 역사가 있기 때문에 지진해일의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김 목사의 발언은 <뉴스앤조이>에 처음 보도된 뒤, 일파만파로 번지기 시작했다. 개신교 장로인 한완상 총재(대한적십자사)는 CBS 정범구의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 "무슬림 근본주의자와 기독교 근본주의자가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에서 모범을 보여야 할 종교인이 분쟁을 부추기는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통탄스럽다"며 김홍도 목사를 비판했다.

문화평론가인 진중권 씨 역시 '누가 누구를 심판하는가'는 제목의 칼럼에서 자신이 감리교 목사의 집안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성경을 배우며 자랐지만 도대체 성경 어느 구석을 읽고 저런 황당한 소리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김 목사를 맹성토했다.

그러나 김홍도 목사는 이런 비판에 굴하지 않았다. 김 목사는 2주 뒤인 1월 16일 주일예배에서 "일개 목사가 교회에서 개인적으로 설교한 것 가지고 공영방송에서 뉴스 시간에 트집을 잡았다"며 "이 놈의 나라가 어떻게 되려는지 몰라"라며 오히려 이를 보도한 언론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언론과 좌파정권 탓?

김 목사의 설화는 계속됐다. 이번에는 미국에 불어 닥친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그 대상. 미국 동부지역에 닥친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동성애자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것이다. 그는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아틀란타·뉴올리언스 등 세 지역은 동성애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라며, 그 중 뉴올리언스는 매년 동성애자들이 모여 축제를 여는 지역이라고 했다. 이와 함께 "뉴올리언스의 동성애자 축제가 올해는 역대 축제 중 가장 큰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행사 이틀 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스를 쓸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문한별 씨는 <데일리서프라이즈>에 기고한 글을 통해 "지금 한가하게 금란교회에서 주일 설교나 하고 계실 때가 아니다"며 "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미국을 비롯해, 동성애자 결혼을 합법화한 벨기에, 캐나다, 네덜란드, 스페인 등 세계 곳곳을 순회하며 요나처럼 임박한 하나님의 진노를 전하세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김홍도 목사의 발언은 한국교회의 대사회적 공신력을 무너뜨리는 데 크게 일조했다. 가뜩이나 교회가 사회로부터 '왕따'를 당하고 있는 현실에 김홍도 목사의 발언은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으며, 세상으로부터의 비난을 자초했다는 평이다.

구독안내

이 기사는 유료회원만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 온라인구독 회원은 로그인을 해주시고 인증 절차를 거치면 유료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후원구독(월 1만 원 이상), 온라인구독(1년 5만 원) 회원이 아니시면 이번 기회에 〈복음과상황〉을 후원, 구독 해보세요.

저작권자 © 복음과상황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