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여부 교계는 물론 일반사회까지 파장…개혁연대는 조 목사 검찰에 고발키로

   
▲ 조용기 목사의 은퇴 논란은 올해 내내 한국교회는 물론 사회의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조 목사는 아직까지 묵묵부답이다. ⓒ뉴스앤조이 신철민
2004년 12월 16일자 <시사저널>을 받아본 여의도순복음교회 관계자들은 깜짝 놀랐다. 무려 16쪽에 걸쳐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재정비리 의혹 등이 기사화됐기 때문이다. 교회 쪽은 <시사저널>에 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법적인 대응을 즉각 천명했으며, <국민일보>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최성규 목사)는 사설과 성명서로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지원했다. 교인들 역시 서울 서대문에 있는 <시사저널>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양 쪽의 공방은 약 6개월 만에 끝났다. <시사저널>이 편집장의 편지를 통해 유감을 표하는 등 사실상 사과를 했고, 여의도순복음교회도 고소·고발을 취하했다. 양 쪽의 화해로 여의도순복음교회 재정 비리 의혹에 대한 진실은 묻혀질 수밖에 없었다.

<시사저널>에는 30억 원이라는 금액의 소송을 제기했던 여의도순복음교회는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득훈 백종국 오세택)의 재정 비리 의혹 제기에는 최대한 성의 있게 답변 했다. 이에 따라 개혁연대 역시 여의도순복음교회 쪽이 개혁의 의지가 있다고 판단, 조용기 목사를 고발하기로 한 방침을 접고 교회 내 개혁 의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재정비리 의혹은 수면 아래로

그러나 순복음교회의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005년 5월 18일 광주에서 열린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총회장 서상식 목사) 총회 기간 중 회의에 참석한 목사와 장로들이 '조용기 목사 은퇴 반대' 성명서를 채택하면서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조용기 목사는 다시 한 번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공동대표 박득훈 백종국 오세택)는 구교형 사무국장 등을 광주로 보내 총회의 결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으나, 관계자들의 제지로 수포로 돌아갔다. 기하성 총회는 '목사의 정년은 70세지만, 담임목사는 교인이 원할 경우 75세까지 할 수 있다'는 교단 헌법을 근거로 조 목사는 은퇴를 철회해달라고 촉구했다.

조 목사의 은퇴 철회를 촉구하는 성명서는 계속 이어졌다. 기하성의 원로장로들은 7월 9일 <국민일보>의 광고 지면을 통해 "기하성과 여의도순복음교회 부흥 발전 과정에서 영적으로 도와준 일이 있냐"며 "남의 집 잔치에 부조는 못할지언정 잔치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느냐"며 조 목사 은퇴 논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기하성 전국장로연합회와 순복음세계선교회 북미총회 역시 총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서경석 목사와 김진홍 목사도 조 목사의 은퇴를 만류했다.

그러나 조 목사의 은퇴를 만류하는 목소리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개혁연대를 비롯, 기독교대학생총련합·분당두레교회·교회개혁을위한수원지역모임 등 34개 단체가 '조용기 목사 은퇴를 통한 한국교회 주권세우기 네트워크'라는 단체를 만들고 릴레이 성명을 발표했다.

조 목사 은퇴 논란에도 침묵을 지키던 여의도순복음교회 쪽은 이종근 장로회장이 <뉴스앤조이>와 인터뷰를 하면서 구체적인 움직임을 시작했다. 우선 이들이 한 행동은 교인들 서명 받기였다. 여의도순복음교회와 지성전·해외 교인들을 포함해 56만여 명이 조용기 목사 은퇴 철회 서명에 동참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이 여세를 몰아 11월 13일 임시공동의회를 열어, 99.8%라는 높은 찬성률로 조 목사의 시무연장안을 통과시켰다.

교인들의 압도적 지지…고발 가능성은 여전

만약 조 목사가 이를 받아들일 경우, 75세가 되는 2010년까지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을 맡게 된다. 그러나 조 목사는 아직까지 70세 은퇴를 고수하고 있다. 임시공동의회가 끝난 뒤 11월 20일 주일예배에서 은퇴와 관련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조 목사는 오전 9시와 11시에 드려진 2부와 3부예배의 설교가 끝난 뒤 광고 시간에 "공동의회를 통해 저의 47년 목회를 긍정적으로 인정해주신 데 대해 감사드린다. 하나님께 (시무연장)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아직 응답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개혁연대는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재정 비리 의혹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올해 초 교회 내 개혁을 기대하며 고발을 안 하기로 정했지만, 더 이상 내부 자정 능력을 믿을 수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조 목사 은퇴 논란은 한국교회는 물론 일반 사회에까지 큰 파장을 일으켰다. 과연 이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 될지, 또 개혁연대의 조 목사 고발은 계획대로 이루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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