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북한인권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유

   
▲ 지난 3월 1일 영락교회에서 열린 '북한인권을 위한 통곡기도회'. ⓒ복음과상황 유헌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박종순 목사)가 북한인권문제를 소리 높여 외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가 있다. 그것은 바로 북한의 김정일 정권과 북한의 주민들을 구분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기총은 이런 주장을 오래전부터 해왔다. 인도적인 지원은 하되, 인권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남한 정부가 적극적으로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미국이 주도해 지난해 UN에서 통과한 북한인권법을 남한 정부가 세 번씩이나 기권한 것을 두고 비판을 가해왔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기해야

한기총은 만약 남한 정부가 북한인권문제를 제기할 경우,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화해와 평화의 분위기가 어색해질 수도 있다는 점은 인정한다. 그래서 그 역할을 한기총이 대신하겠다는 것이다. 북한과 교류를 해야 하고, 때로는 협상도 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 때문에 북한 정부가 부담스러워하는 인권문제를 제기하기 힘들다면 자신들이 정부를 대신해 이런 문제들을 제기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기총은 여전히 정부의 태도에 불만을 갖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미국이나 유럽이 북한인권문제를 더 심각하게 제기하고 있다며, 남한 정부가 이를 더 이상 무시한다면 국제사회에서 ‘왕따’를 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서경석 목사가 위원장을 맡고 있는 한기총 인권위의 북한인권에 대한 입장은 이렇다. △북의 인권문제를 적극적으로 제기하되 북한붕괴론의 입장에는 서지 않으며 △한국정부가 북의 인권문제에 대해 침묵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북의 인권문제에 대한 문제 제기와 인도적 지원이 다함께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교회의 주도로 식량 등을 북한에 퍼줬지만, 정작 북한은 반기독교적인 생각을 버리지 않았으니 이제는 퍼주기만 하지 말고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도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서는 한기총이 북한인권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가 미국과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미국의 우파들이 북한을 붕괴하기 위해 인권문제를 거론하는데, 한국의 기독교계와 시민단체들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기총은 이런 주장을 일축한다. 말도 안 되는 얘기라는 것이다. 고직한 선교사는 지난해 11월 10일 열린 ‘UN북한인권결의안 찬성 촉구 기도회’에서 “우리들이 하는 운동을 이데올로기적인 시선으로 보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일부 언론에 대한 불편한 감정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의 움직임을 미국의 사주를 받아 하는 것처럼 오도하는 매스컴을 꺾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인권 없는 평화는 거짓 평화

서경석 목사는 인권이 없는 평화는 거짓 평화라며, 이런 체제와 평화를 논의하더라도 그 평화는 외형으로만 존재할 뿐, 진정한 평화 정착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북한인권을 중요시하는 그룹과 남북의 화해를 우선시하는 그룹들이 둘로 나뉘어 있다며, 한국교회는 이 두 가지 과제 중 어떤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했다.

한기총은 올해도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박종순 목사 역시 정동영 열린우리당 의장의 방문을 받은 자리에서 북한인권문제에 대해 정부와 여당이 신경을 써달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처럼 대규모 집회는 자제할 생각이다. 박종순 목사가 취임사에서 대형집회나 정치적인 모임을 싫어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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