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 목사판 ‘해방 후 현대사 재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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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음과상황 신철민 | ||
지난해 “지진해일은 하나님을 안 믿은 결과”라는 내용의 설교를 해 물의를 빚더니 “미국 뉴올리언스에 몰아닥친 카트리나 허리케인 대참사는 동성연애 호모섹스에 대한 심판”이라는 느낌을 주는 발언도 한 김 목사. 그의 거침없는 ‘심판의 불방망이’는 이번에 ‘호남’을 향합니다. 그들이 타박 받는 것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지한 까닭입니다.
지난 3월 12일 설교에서 “김대중 선생이라면 깜빡 죽고 못 사는 호남 사람들이 (다음 대선에서) 한 번 더 좌익세력을 선택한다면, 이 나라는 공산화가 되고 말 것”이라고 말하는가 하면, “이번에도 지역 이기주의를 버리지 못하면 한국은 망하거나 내전을 겪게 될 것이다”고 충고했습니다.
그 양반의 ‘막말’이야 새로울 것은 없지만, ‘현대사의 인식’은 좀 특별합니다. 호남 주민 다수의 정치적 선택을 ‘지역주의’로 몰아세우던 그가, 경상도 주민에 대해서는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한 세력’이라고 극찬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더욱 기막힙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을 때 경상도 사람들이 들고 일어났으며, 박 전 대통령을 피살한 사람도 같은 고향인 김재규에 의해서였고, 그를 가장 반대했던 사람도 부산 출신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다는 것입니다. 또 1985년 2월 총선 당시 부산과 대구가 전두환 전 대통령을 극렬하게 반대했고, 1987년 6월항쟁 당시에도 정권 반대를 가장 많이 외친 곳이 부산이었다는 주장입니다.
여기서 저는 세 가지 놀랐는데, 우선 김 목사가 박정희․전두환 씨를 독재자로 규정했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그도 2․12총선과 6․10민중항쟁에 대해 전향적으로 평가하기 시작했다는 것, 마지막 하나는 그런데 현대사에 어지간히 관심이 없으시다는 것입니다.
권력이 정권을 장악한 다음,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재야인사를 바다 속 상어밥으로 만들려고 했던 시절. 총칼에 비수가 찔리고, 빨갱이로 매도당하면서도, 끝까지 이 땅 민주주의의 명맥을 계승한 곳이 호남 아니었습니까? 그들의 정치적 판단을 ‘지역주의’로 매도하는 김 목사의 인식은 참 편리하기 짝이 없습니다.
사실 더 놀라운 것은 따로 있습니다. 김 목사의 설교를 매주 1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듣고 있다는 점입니다. 편향된 시국 인식을 뛰어넘는 김 목사 설교만의 매력.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아직 그것을 발견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연합회 없는 부활절연합예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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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음과상황 신철민 | ||
한국교회 양대 연합기구인 KNCC와 한기총이 올해는 자신들이 주축이 돼 치른다는 원칙을 세워뒀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한국교회의 연합기구 가운데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라는 단체를 우리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 단체는 한마디로 한국교회의 오랜 전통인 부활절연합예배를 위해 존재합니다. 1년에 부활절이 두세 번 있는 것도 아니고, 오직 이날을 위해 조직된 이 단체인데, 이번에 배제됐습니다. 왕따가 된 것입니다. 사실 그 위원회는 한기총 사람들이 다수 들어가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KNCC 쪽에서 ‘넌 빠져!’라고 했던 것입니다.
그러나 KNCC의 이런 입장은 곧 바뀌었습니다. 한부연이 ‘조용기 목사 설교’라는 카드를 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큰돈과 인원 동원력이라는 ‘실력’ 앞에서, 뚜렷한 대안 제시 못하는 KNCC로서는 자존심을 굽힐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대안 없이 비판할 수 없거든요.
부활절에 예수님만 부활한 게 아니라, 한부연도 부활하게 됐습니다. 올해 부활절연합예배는 4월 16일 오후 3시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답니다.
"일부다처제는 복음주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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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다처제는 성서에 있습니다. 구약의 아브라함 보세요. 사라와 하갈 둘이 있습니다. 둘 이상의 아내를 둔 성서인물, 40명 넘습니다. 어디 성경에서 이 사람들을 정죄한 것 보셨나요? 흔히들 일부일처제가 전통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일부다처제의 역사가 더 깁니다. 정부가 왜 남의 결혼에 개입합니까? 네? 그것은 비성경적이며, 사회주의, 좌파적입니다. 예수님도 이혼에 대한 언급은 했지만 일부다처를 죄라고 하진 않았습니다.”
기막히죠? 그런 식의 논리라면, 최연희 의원은 두 손이 잘라져 나가야 하고, 웬만한 성인 남성들 눈은 다 뽑혀야 하겠고, 교도소는 재소자를 모두 사형시키는 통에 텅텅 빌 것입니다. 성경의 시대의 관습대로 한다면 말이죠? 그런데 무시하지 못할 것이 이런 사람들이 미국에서만 3~5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일부 주에서는 중혼 불허에 불복해 소송을 건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일부다처제라. 만약 그것이 도입된다면, 부인 많은 유능한 남편과 부인 하나 없는 부실한 남편 사이에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겠군요.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겠지만, 만약 그런 것이 도입된다면 저에게는 ‘비복음’이 되겠습니다.
KNCC,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KNCC. 이 단체의 주제가를 하나 뽑으라면 저는 이선희의 <아 옛날이여>를 고르고 싶습니다. KNCC, 요즘 우울합니다. 욕은 좀 먹긴 해도 후발 연합기관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가 한국 기독교계의 대표성을 가져간 지 오래거든요. 요즘 KNCC가 중앙지나 지상파TV에 이름 한번 나오려면 중요 현안이 있을 때 대통령과 점심식사나 하는 일이 있거나 석가탄신일에 불교계를 상대로 ‘축하성명’을 내놓을 때입니다.
왜 그럴까요. KNCC의 회원교단은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기독교대한감리회․한국기독교장로회․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등 규모가 대형인 교단과, 구세군대한본영․대한성공회․한국정교회․기독교대한복음교회 등 중소형 교단 등 모두 8개가 어우러져 있습니다. 이에 대비되는 한기총의 회원 교단은 63개입니다. 거의 8배지요. 회장 한 번 되려고 선거 분위기가 과열되지 않은 때가 없고, 가끔 시국성 장외집회를 통해 ‘세 과시’를 합니다.
그럴 때마다 KNCC가 느끼는 상대적 소외감은 큽니다. 사실 KNCC 회장 되려고 촌지 오가는 일이 있을까요? 물론 있어서도 안 되겠지만요. 또 새만금 개발에 반대하는 집회를 개최한다고 각 교단에 알리고 사람 모으면, 남 같으면 꽉 채우는 서울광장을 얼마나 뜨겁게 할 수 있을까요?
KNCC의 영향력 감소는 비단 한기총의 ‘부흥’ 때문만은 아닙니다. KNCC의 ‘존재의 의미’를 스스로 부정해가고 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KNCC는 개정 사학법에 대해 찬성 입장입니다. 하지만 회원 교단, 특히 대주주격인 예장통합․기감․기하성 쪽은 쌍수를 들고 반대합니다. 사실 물주들 따돌리고 혼자 독불장군식의 입장 표명을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KNCC는 최근 주요 시국 이슈 때마다 침묵하거나 뒷북을 치는 일이 잦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예장통합 같은 경우 ‘당론’이 아닌 ‘단론(교단의 논조)’에 위배된다며 교단 소속의 백도웅 총무를 소환(?)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명색이 연합기구의 총무인 백 총무한테 좀 심했죠. 완전히 호구로 보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일까요, 3월 10일 한국복음주의협의회에 나타난 백도웅 총무는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내가 연합기관 총무인데, 갈수록 왜소해진다”라고요. 그 행사장에서는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인 김명혁 목사가 “KNCC가 어렵다고 하니 여기 계신 목사님들 돈을 좀 내라”고 말했다. 결국 김 목사는 즉석에서 500만 원을 모았다고 합니다.
아, 이 노래는 KNCC 주제가로 또 어떨까요? “사랑과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