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討統合檄文(토통합격문)’
자정능력 ‘제로’의 집단, 거짓 알리바이 뒤 쫓다 ‘닭 쫓는 개 신세’로 추락

김성국 선교사가 입을 열었습니다. 자신에게 드리워진 △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성폭행 사실 △ 잦은 골프장 출입 △ 이 사태와 관련한 거짓말을 수시로 한 것 등에 대해 모두 ‘사실’로 시인했습니다. (<뉴스앤조이> 온라인 기사 참조)

늦게나마 진실을 털어놓고 하나님과 선교지 국민들에게 사과한 점은 다행이지만, 몇 마디 해명과 사과로 이 국면을 벗어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면 착각일 것입니다.

책임을 져야죠. 정상적인 사회법과 교회법에 따라 모든 것을 내놓아야 합니다. 선교사직뿐 아니라 목사직도 내놓아야 합니다. 다 털어버리고 사심 없이 백의종군해야 합니다. 그것은 그 자신에게 가혹한 형벌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것은 한국교회 역사에 크나큰 오명을 남긴 대과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입니다.

그런 그가 다시 “선교사로 일하게 해달라”고 이야기한 부분에 이르러서는 실망을 넘어 허탈감을 느낍니다. 어떻게 그런 이야기가 입 밖으로 나올 수 있을까요? 자기 교회의 미성년 여학생에게 평생토록 씻을 수 없는 천추의 한을 남겨놓고 유유자적 선교사로 다시 일하겠다는 말이 나올까요?

저는 김성국 선교사 못지않게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이라는 자칭 ‘장자교단’ 고참들에게도 할 말이 많습니다. 이분들, <뉴스앤조이>가 이 중차대한 문제를 고발하니까 뭐라고 한 줄 아십니까?

“그런데 양자 간에 사건 전말에 대한 확인과 검증 사실도 무시된 체 어느 한 쪽만의 일방적인 주장을 연속적으로 게재하며 분쟁의 길로 나아가도록 만들었다는 점에 대하여 뉴스엔조이 관계자들에게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라고 했습니다.

여기서 ‘양자’라 함은 김성국 선교사와 그의 성폭행 사실을 알린 현지교민 하해봉 씨를 지칭하는 듯합니다. 이는 <뉴스앤조이>가 하 씨로부터 제보를 받아 일방적으로 그 쪽 이야기만 보도했다는 주장을 뜻합니다. 우리는 하 씨와의 분쟁에 큰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경솔함은 <뉴스앤조이>보다 덜할 리 없습니다. <뉴스앤조이> 보도가 진상 그대로인데요. 자기들은 그런 노력도 안 해놓고 엄한 사람 타박입니다.

이 시점에서 독자 여러분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뉴스앤조이>는 취재 초기부터 완결까지 자신의 입으로 성폭행 당했다며 증언한 피해 여학생의 멍든 영혼에만 주목했습니다.

성폭행 사건은 본디 피해자 중심으로 단서를 풀어가야 합니다. 그것이 사법적 추세입니다. 그러나 예장통합 측은 김성국 선교사의 허위 증언과 거짓 알리바이만 믿고 쫓아가다 시간 허비했습니다. 그러다가 끝내 <뉴스앤조이>의 최종 사실 확인 보도가 되는 순간에는 닭 쫓던 개 신세로 추락했습니다. 뭐 하나 자기 손으로 매듭을 짓지 못하는 이 집단의 자정능력은 한마디로 ‘제로’입니다.

그래놓고 고작 한다는 조치가 ‘김성국 선교사 정직’입니다. ‘정’이라 함은 ‘쉬다’라는 의미에 ‘정(停)’입니다. 쉬는 것입니다. 그만두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참으로 자애로운 사람들입니다.

비단 예장통합 뿐일까요. 교회 분쟁 과정을 보면, 소위 교단이나 노회, 지방회의 치리 기관이 보여주는 행태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오로지 목회자 중심, 헤게모니 중심, 남성 중심에 서서 해법을 찾으려 합니다. 교회 내 성폭력이 만연해있다는 소문은 퍼져 가는데,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자기 살 도려낸 교단이나 노회, 교회의 사례는 없습니다. 이러다 한국교회가 ‘복마전’으로 전락할 가능성 과연 배제할 수 있을까요?

지능수준이 의심스럽기로 ‘장원’급인 한 네티즌의 댓글을 소개하겠습니다. “기자도 김성국 선교사 가족에게 사과하라. 그들이 이 보도를 보고 얼마나 충격을 받았겠는가.”라고 말입니다. 정신대 할머니들도 사과해야겠네요. 일본 전범 후손들한테. 그들이 얼마나 충격 받았겠습니까? 자기 조상들이 그런 사람이었다는 사실에 말이죠. 그 교회에, 그 교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천하의 진중권이 한 방 먹었다
<다빈치 코드> 놓고 한기총 목사에게 ‘구원 못 받은 백성’ 소리 들은 사연

이 땅에 ‘미학’의 개념을 대중화시킨 인물하면 단연 진중권 교수(겸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이분은 달변가이고, 또 달필가입니다. 그런데 이 분이 ‘일격’을 당했습니다. 누구한테요? 영화 <다빈치코드>의 상영금지를 위한 가처분 신청을 하는 등 이 영화 반대 운동의 선봉에 서 있는 홍재철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사회위원장)입니다.

지난 3월 31일 SBS라디오 <SBS전망대>에 출연한 홍 목사는 이 영화를 “21세기 최대의 적그리스도”라고 규정하며, “이 영화 한 편으로 말미암아 수십만 수백만 수천만 명이 영적으로 실족하게 된다”고 사자후를 토했습니다.

‘쿨’하기로는 국가대표급인 진 교수는 “소설이나 영화라는 게 어차피 다 허구 아니냐”며 종교계에서 지나치게 정색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물었습니다. 또 “나도 교회에 출석하지만 피해를 입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론을 제기했습니다. 그랬더니 홍 목사 왈. “그것은 선생님(진 교수를 지칭)이 구원을 받았는지의 문제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천하에 진중권이 홍 목사에게 ‘강’ 펀치를 맞았습니다.

그래도 진 교수는 즐거운 모양입니다. 방송 후 사석에서 이랬다는 설이 있습니다. “구원 못 받았습니다. 요즘 화폐는 10원대부터 시작하잖아요. 9원은 받기는커녕 구경도 못했어요. 그거요, 누가 주면 받아 챙기겠습니까? 바로 신고하지. 위폐라고.”

광역 단체장 예비 후보 45% 이상이 기독교인     
기독교인 중 절반 이상이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민주노동당은 절반이 '종교 없음' 

5월 3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광역단체장 예비 후보 가운데 절반가량이 기독교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뉴스앤조이> 유헌 기자가 4월 3일 하루 종일 전국 15개 지역 광역단체장 예비후보 103명의 ‘뒷조사’를 한 결과입니다.

구체적으로 보면, 기독교인이 전체 46%에 해당하는 47명으로, 차순 천주교(23명, 24%)를 2배 가까이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범 그리스도교 계열인 기독교와 천주교의 신자 비율을 합할 경우 절반을 훌쩍 넘는 67%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 뒤를 잇는 불교는 17명에 그쳤다. 47명에 이르는 기독교 예비 후보를 당별로 분류할 경우, 한나라당 후보가 23명(전체 39명 중)으로 전체의 절반가량 분포됐습니다.

물론 이 103명 중 47명의 예비 후보가 모두 ‘물과 피로써 거듭난’ 기독교인이라고 판단할 근거는 없습니다. 개중에는 선거 때만 그리스도인 행세하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전 인구의 25% 안짝인 기독교가 한국 정치권의 주류 집단으로 부상하게 된 배경은 의미 있게 곱씹어야 할 소재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런 현상 안에는 전통적으로 우리 대한민국 땅에 민주주의의 기본 원리를 뿌리내려온 기독교의 역할이 담겨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이야 ‘사문화’된 교회도 적지 않지만, 제직회․당회와 같은 의회 구조는 오늘날 대의 민주주의의 바탕이 되고 있고, 중직 선거 역시 공직 선거의 모델이 됐다는 판단입니다.

하지만 이런 해석도 가능합니다. 기독교인 예비 후보자 가운데 한나라당 공천 희망자가 절반이나 된다는 점에서 보듯, 한국교회가 보수 정파의 충실한 지지 기반화되고 있다는 해석입니다. 그 예로 모 광역단체장만 보면 까닭 없이 떠받들고 숭배하는 몇몇 목사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행태를 보면, 과연 누가 하나님인지 분간이 안갈 때가 많습니다.

정치의 뿌리가 종교지만, 정치는 종교가 될 수 없고, 종교가 정치화할 수도 없습니다. 공직 출마 희망자의 절반이 기독교인이라 하니, 이번 선거가 공명하게 치러질 것이라고 기대해도 될까요? 아니면 지금 교회 정치판에서 보듯, 시정의 선거전보다 더 추악한 양상으로 흐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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