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신’의 철학
나는 기독교 특유의 역설과 역동성을 좋아한다. 이는 내가 회심한 주요 이유이다. 체스터턴은 그의 책 <오소독시>에서 시종일관 그것을 선명하게 부각시키면서, 그 유명한 ‘제정신의 철학’을 제시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신비주의적 상상력이 정신이상을 낳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인 이성이 정신이상을 낳는다고 보았다. 그는 가장 강력하고 확실한 광기의 표시는 ‘논리적인 완벽성과 정신적인 편협성의 결합’이라고 평했다. 논리적으로 완벽하고도 제정신이고자 한다면, 정신적으로 편협해서는 안 된다. 반면, 정신적으로 자유롭고 싶다면 논리적인 완벽성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광인의 이론은 설명하지 못하는 것이 거의 없다. 그러나 그의 이론은 그 많은 것을 너무 적은 방법들로 설명한다.” 때문에 시인들은 미치지 않지만 체스노름꾼들은 미치고, 수학자들은 미친다. 그 다음 세대,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최고의 논리학자로 평가 받는 괴델은, ‘불완전성의 정리’라는 위대한 업적을 통해 당대의 수학자들이 제정신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 뒤, 말년엔 그 자신이 미쳐버렸다. 그는 그렇게 체스터턴의 ‘제정신의 철학’을 자신의 인생을 통해 생생하게 예증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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