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호 특집 왜 '착한 소비'인가]

얼마 전, 안면도 꽃 박람회장을 찾았다. 아내와 함께 어머니를 모시고 효도 관광을 나선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오전 9시에 출발해서 오후 2시에 도착했다. 자그마치 다섯 시간이나 걸렸다. 평소보다 시간이 배나 더 걸린 셈이다. 다시 돌아갈 생각을 하니 까마득하다. 입장료는 또 얼마나 비싼지. 그런데도 그 넓은 박람회장은 인산인해다. 전시관마다 사람들은 수백 미터씩 줄을 서서 기다린다. 한가로이 꽃길을 거닐며 봄날의 정취를 만끽하겠다는 우리의 기대는 그야말로 사치스러운 환상에 불과했다. 우리는 그저 사람들 틈에 끼어 꾸역꾸역 이동하는 행렬 속에서 게걸스럽게 구경거리를 찾아다니는 구경꾼이 되는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단 서너 시간 만에 그 넓은 박람회장과 전시관들을 모조리 쏘다녔다. 다리는 아파오고, 배는 고프고, 피로는 몰려온다. 그런데도 쉴 만한 의자 하나 없다. 피곤한 우리들 주변으로 여기저기 크고 작은 이벤트가 요란하게 펼쳐지고 있었다. 꽃 박람회장에서 우리는 개고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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