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호 특집 2009년 죽은 자와 남은 자]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새해 벽두에 벌어진 용산 참사로 숨을 거둔 희생자들의 주검이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즈음에 이르기까지 장례도 치르지 못한 채 싸늘한 냉동고에 머물고 있다. 억울한 유족들의 눈물은 마를 겨를이 없다. 불난 집에 불을 지르는 격으로 법원의 판결마저도 그 억울함을 외면하고 말았다. 희생당한 아버지의 아들은 6년형을 선고받았다. 무리한 공권력의 투입으로 빚어진 참사를 규명하려는 의도는 애초에 보이지 않는 판결이었다.
최형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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