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호 특집 출근의 의미를 다시 생각한다] 분주한 엘리베이터 vs. 하늘 사닥다리

우리 회사에는 엘리베이터가 6대 있다. 건물은 18층이고 내 사무실은 17층이다. 거의 오전 9시에 맞춰 출근하는 내겐 엘리베이터가 매일매일 즐거운 경험을 선사한다. 문이 닫히는 찰나 사람들의 눈총을 받으며 탄 엘리베이터 안에서 막 탑승의 기회를 놓친 회사 동료를 발견하면 묘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사무실에 도착해 보면 그 동료가 먼저 자리에 앉아 있다. 거꾸로 엘리베이터를 아깝게 놓쳤을 때 뒤 쪽 엘리베이터의 문이 산뜻하게 열리기도 한다. 홀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17층에서 내리면서 아까 놓쳤던 엘리베이터가 아직 10층도 못 올라온 것을 확인하고 미소를 짓는다. 인생은 엘리베이터다. 먼저 간다고 용을 써도 제일 마지막에 도착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기회의 문이 불쑥 찾아오기도 한다.
 
오래 전에 나도 기회란 1등부터 차례대로 돌아오는 줄 알았다. 1등이 아니면 내겐 별로 안 좋은 기회가 주어질 것이고, 결과도 결국 그럴 줄 알았다. 그래서 피곤했다. 지금 당장 제일 좋은 직장에 들어가지 않으면, 내 인생도 끝나는 줄 알았다. 더 젊은 나이에 스펙을 확보하지 않으면 나이 때문에 뒤쳐질 것 같았다. 하지만 하나님의 엘리베이터는 1등에게 먼저 가는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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