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호 신간 소개] <광장에 선 그리스도인> 외

톰 라이트는 이미 그의 전작들에서 예수를 믿은 자들이라면 그저 죽어서 천국 가기만 기다리고 있을 게 아니라, 예수의 부활과 함께 이미 시작된 ‘새 하늘, 새 땅’을 살아 내야 한다는 게 예수의 첫 제자들의 이야기라는 전제를 깔아 두었다. 이 책은 그 연장선상에서 땅에 발을 딛고 사는 그리스도인들은 타고난 천성이 아닌 제 2의 천성(성품)을 계발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삶 속에서 하나님을 드러내는 미덕의 훈련을 통해서 말이다.

풍선껌, 자전거, 도마뱀, 그리고 하나님│제임스 스피글 지음│강선규 옮김│살림 펴냄│ 1만 1000원
베일리네 가족이 여행을 다녀오는 사이, 이웃집에 맡겨 두었던 도마뱀 톨레도가 죽었다. 톨레도의 죽음을 슬퍼할 새도 없이 새로운 도마뱀과 친해진 여덟 살짜리 아들 베일리가 야구 연습을 끝내고 쉬고 있던 어느 날, 아빠에게 묻는다. “아빠, 톨레도는 지금 천국에 있나요?” 이렇듯 언제나 순진하지만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받는 아빠는 대학에서 철학을 가르치는 교수다. 이 책에서 그는 일상에서 아이가 문득문득 던지는 물음이나 학생들의 질문에 성경을 근거로 답하면서 언제나 함께하시는 하나님과 인간의 본질을 탐구했다.

세계적 문화 평론가 테리 이글턴의 칼럼 모음집이다. 이 책에는 20세기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되는 오스카 와일드, 자크 데리다, 죄르지 루카치, 슬라보예 지젝 등 내로라하는 거장들이 100명 넘게 등장하는데 그는 단순한 정리가 아니라 거칠고 불친절한 방식으로 그들을 평가하고 있다. 유쾌하고 재미있게, 냉철하고 집요하게 말이다. “한마디로 이 책은 좌파의 시선에서 바라본 20세기 문화계의 초상이자 주류 문화 이론을 향한 비판이라고 할 수 있다”는 출판사의 소개가 무색하지 않을 듯하다.

새로운 시민 광장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광장에서 다원적이고 민주적인 대화와 합의를 통해 공통 비전을 수립하는 네트워크와 소통 능력이 절실해졌다. 타문화와 타종교를 열등하게 보는 우월적 태도나 자신들의 입장만 절대화하는 획일성의 수사학으로는 광장에서 꼴통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광장에 선 그리스도인은 사람들 속에 있는 그리스도를 보고 신학적 겸손함을 가져야 한다. 개독, 꼴통에서 탈출하는 길을 제시한 책이다.

김회권 교수의 ‘하나님 나라 신학 강해 시리즈’ 다니엘서 편으로 하나님 나라라는 키워드로 다니엘서 전체를 강해한 책이다. 어렵고 난해해서 부분적인 몇 가지 에피소드로만 알고 있던 다니엘서 전체를 읽고 묵상할 수 있도록, 권위 있는 주석과 해설 및 현실적인 적용점을 함께 제시하고 있다. 특히, 묵시문학에 대한 해설, 신구약 중간기의 역사적 배경, 그리고 예수께서 차용하신 “인자”라는 칭호 등에 대한 깊이 있고 탁월한 해설을 담고 있어, 성경 전체를 통찰하는 힘을 키워 준다.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자신의 영혼을 잃는 것보다 자존감을 잃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무엇이든 문제가 생기면 낮은 자존감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폴 비츠는 자존감은 세속적인 개념으로서 얻으려고 해서 얻어지는 것도, 자존감이 우리의 행동을 결정짓는 것도 아니라고 말한다. 자신을 사랑해야 행복해질 수 있다는 생각은 무신론의 또 다른 형태로, “하나님이 자신을 사랑하는 자들을 사랑한다”고 오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이 책이 모든 심리학(실험심리, 행동심리 등)이 아니라 인본주의적 자아 심리학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독자들은 주지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