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 세 개만으로 노래를 만든다 하여 이름도 코드셋(김성한, 김동석, 김동규, 장현호)인 기독교계 유일무이한 펑크밴드가 2집을 냈다. 1집 발매 후 14년 만이다. 1집 앨범 타이틀이 ‘Mangazine’(망가진)이었는데 2집은 ‘The Mangazine’(더 망가진)이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제정신으로는 살 수 없는 세상이니 망가져 보자는 게 코드셋의 정신이라더니, 14년 동안 ‘더’ 망가졌다는 의미일까. (피식) 하긴, 정말 지난 세월은 기독교인이 제정신으로 살긴 너무 힘들었다. 탄식과 분노가 들끓는 소리가 두리반에(track 7), 용산에(track 8), 4대강과 구럼비 바위에(track 9), 팔레스타인에(track 5) 넘쳐났고 넘쳐나고 있지 않나. 이 음악들은 깔끔하고 세련된 음악과는 다른 방식으로 남겨지는 게 옳을 것 같아 고생스럽고 비효율적인 원 테이크 녹음 방식을 고집했다고 한다. 보컬 김성한의 딸 은진 양이 노래하듯(track 13) 은진 양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밝은 노래만 부를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행여 모르실까 봐.
연극 _ <과부들>
연출 _ 이성열 / 작 _ 아리엘 도르프만 / 출연 _ 예수정, 한명구, 전국향, 이지하 외 공연 _ 2012. 6. 1(금) ~ 10(일) 평일 오후 7:30; 토·공휴일 오후 3:00, 7:30; 일요일 오후 3:00; 월 쉼 /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제작 _ 극단 백수광부 02-813-1674
상상은 경험을 기반으로 추출된다. 칠레에서 군사 정부를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작가 아리엘 도르프만의 작품 ‘과부들’도 작가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망명 작가로서 칠레의 고통받는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해 왔는데, 이 작품도 70년대 피노체트 군사 정권이 배경이다. 사회적 비판 의식이 작품에 깔려 있긴 하지만 실종자 문제나 정치적 박해를 직접적으로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이며 배우들의 대사에는 몽환적이며 철학적인 수사가 흐른다. 시놉시스는? 군대의 강력한 통제 속에 시골 한 마을에서 모든 남자들이 실종되었다. 그리고 얼마 뒤 고문에 의해 부패해 누군지 알아볼 수조차 없는 시체가 ‘강’을 따라 떠내려 온다. 마을의 서른여섯 명의 여자들 모두 그 시체의 소유권을 주장하는데…. ‘강’이 모든 것을 알고 있다고 하는, 극단 관계자의 말을 확인하려면 직접 극장에 가는 게 제일 빠르겠다. 29명의 배우가 등장하는 대작! 행여 모르실까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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