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호 동교동 삼거리에서]
5000마일 이상 떨어진 미주 출장 중에 이 글을 올립니다. 마음만은 동교동 삼거리에 가 있답니다.
“공동체적 삶이 무너지는 것은 경제가 무너지는 것이다!” 본지 발행인이셨던 숭실대 김회권 교수님의 외침입니다. 8월 호에는 이미 이런저런 경로로 알려드렸던 것처럼 ‘경제민주화’를 커버스토리로 다루었습니다. 경제민주화 이야기를 ‘일상’의 시각에서 풀어낸 권오재 비서관의 글이 피부에 와 닿는다면, 정치와 경제 사이의 길항 관계를 풀어 낸 하수정 연구원의 글은 그 논의의 기본 뼈대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스웨덴의 사례에서 배울 수 있는 가치의 선택 과정이 눈에 띕니다. 아마도 유종일 교수께서 요청하신 진짜 경제민주화와 성형 경제민주화의 차이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8월 호에서 <복음과상황>은 재능교육 노동조합 유명자 선생님의 편을 들기로 했습니다. ‘특수 고용 노동자’라는 특수한 신분이 가져온 13년간의 사연을 생생하게 들으실 수 있습니다. 구속 수감 100일을 넘긴 평화활동가 송강호 전도사님과 박정경수 편집위원이 서신으로 주고받은 평화 이야기도 이어집니다.
그야말로 여름은 책을 읽기에도 잡지를 들춰보기에도 쉽지 않은 계절입니다. 더워서이기도 하지만 여러 수련회와 선교대회, 휴가 일정이 몰려 있기 때문이겠지요. <복음과상황>은 먼 길 떠나는 독자들의 가방 한쪽에 실려 동행하기를 원합니다. 그리고 제 철 만난 듯 쏟아지는 헌신의 도전 속에서 우리 자신과 이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여행 지도의 역할을 감당하면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9월 호부터는 새로운 편집장님이 이 편지글을 독자들께 써 올리는 즐거운 상상을 해 봅니다. 독자님들도 함께 기대해 주시고 마음으로 계속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편집위원장 황병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