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호 편들고 싶은 사람] 강제 철거된 ‘넝마공동체’ 이옥단 부대표

대치동과 개포동 사이를 가로지르는 양재천 위에 영동5교가 있다. 부촌(富村)을 이어주는 다리 밑에는 헌옷과 폐품을 수거하며 사는 넝마주이들의 아지트가 있었다. 윤팔병과 문영삼, 송경상 등이 부랑아와 출소자 20여 명과 함께 자활 공동체를 표방하며 1986년에 시작한 ‘넝마공동체’는 1987년 그곳에 터를 잡아 27년간 노숙자, 출소자, 도시 빈민 등 오갈 데 없는 이들을 누구나 받아주었다. 다른 넝마주이 집단과 달리 이곳에서는 왕초의 착취가 없었고 누구나 일한 만큼 벌 수 있었다. 열심히 모은 헌옷 수백 벌을 외국인 노동자나 북한 주민들을 위해 내놓기도 했다. 그렇게 나눔의 정신과 민주적 운영을 추구했던 이곳을 거친 넝마주이의 수가 3000명이 넘는다. 차츰 사회적으로 단체의 공익성이 알려졌고, 설립자 윤팔병 선생은 ‘아름다운 가게’ 공동대표를 역임(2004~2010)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