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4호 동교동 삼거리에서]
“군주는 어느 한쪽에서 미움 받는 것을 피할 수 없기에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모든 사람들로부터 미움을 받지 않도록 애쓰는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없다면 가장 힘 있는 집단으로부터 미움 받는 것만은 피하려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군주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데 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집단이 부패한 집단이라면 군주는 어쩔 수 없이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그 집단의 성향에 비위를 맞추어 줘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선행은 군주에게 해롭다.”
공교롭게도 11월호 커버스토리 주제를 고민할 즈음,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펴들게 되었습니다. ‘주제 고민’과 ‘<군주론> 읽기’ 중 어느 쪽이 먼저였는지는 기억 나지 않지만, 이상이나 환상이 아닌 철저히 현실 정치의 맥락에서 쓴 중세의 지도자론을 2012년 한국 상황에서 읽는 심사가 묘하더군요.
난산 끝에 나온 11월호 커버스토리 “4인의 신학자가 바라본 박근혜”는 성경적·신학적 바탕 위에서 여당의 유력 대선후보를 해부하고 평가해 보고자 했습니다. 필자 섭외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난항을 거듭했고 당초 계획한 ‘6인’의 신학자는 4인으로 줄었으나, 김회권(숭실대), 김민웅(성공회대), 차정식(한일장신대), 이영재(전주성서학당) 네 분의 필자께서 기꺼이 집필을 맡아 주었습니다.
또한,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교회 세습을 “영적 치매 수준”이라고 강하게 비판하여 해당 교회로부터 사과 요청 내용증명을 받은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를 교회2.0지도자운동 이진오 실행위원장이 만났습니다. 아울러 연중기획 ‘87년형 복음주의여 안녕’에서는 “복음주의운동본부장”으로 불리는 황병구 한빛누리 본부장 인터뷰와, 양희송 청어람아카데미 대표기획자의 글을 담았습니다.
입사 두 달째를 맞이한 지금, 새삼 “여전히 복상을 나오게 한” 독자·후원자·동역자님들의 지지와 사랑, 섬김에 생각할수록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아내가 “대체 무슨 사명감으로 거길 가려는 거예요?”라고 물었을 때, “마음이 움직여서요”라고 답했습니다. 그게 시작이었고, 그게 다였습니다. 앞으로도 계속 복상 가족들의 애정 어린 비판과 성원을 바라마지 않습니다.
옥명호 편집장 lewisist@gosc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