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6호 동교동 삼거리에서]
<정상적인 그리스도인의 생활>. 1980년대 초반 고등학생 시절, 은사님이 제게 선물하신 책입니다. (제 기억으론) 난생 처음 접한 ‘신앙 서적’인 이 책을 여러 번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뒤로도 은사님 댁 서가에서 접한 여러 다양한 책은 제게 새로운 눈을 열어주었습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 책들을 읽을 수 있었던 건 책을 만들고 펴내는 출판사와 출판인, 그리고 서점인들 덕분이었습니다.
오늘날 기독 출판은 그 시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출간 종수나 규모 면에서 큰 폭으로 성장했고, 디자인이나 장정도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물론, 체구가 커졌다고 체력과 건강이 덩달아 좋아지지는 않으며, 오히려 정반대가 될 수도 있을 터입니다. 출판이라고 다를까요. 오늘날 한국 기독 출판은 교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세속화는 기독 출판 콘텐츠의 세속화를 부추기고, 기독 출판물의 상업주의는 교회와 신학의 변질을 부채질합니다. <복음과상황>이 ‘한국 기독 출판’을 커버스토리로 삼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다섯 필자는 모두 오랜 실무 경험을 지닌 출판계 종사자들이며,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성찰과 비판, 제언을 담은 글을 보내 왔습니다.
새해부터 새 연재를 선보입니다. <난 당신이 좋아> 지은이 김병년 목사의 “인생 학교”와 열정적인 페이스북 글쟁이 차정식 교수의 “거꾸로 읽는 성경”, 오두막 공동체 이재영 대표의 “오두막 묵상”과 자칭 “불량 주부” 홍지아 씨의 자아 찾기 여정을 담은 “온더로드”, 영성고전학당 산책길 연구원들이 번갈아 쓰는 “백투더클래식”과 프리랜서 저술가 박명철 씨의 “권서, 첫사랑을 메고 떠난 사람들” 등 두고두고 읽을 새롭고 풍성한 읽을거리를 담았습니다. 청년 독자를 위한 “청년 특강”과, 독자 참여 코너 “2030 셀프 인터뷰”도 눈여겨 봐 주시기 바랍니다.
올해에도 저희 <복음과상황>이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도록 격려와 채찍을 기대합니다. 독자님들과 후원자님들도 날마다 새롭고 또 새로운 변화와 성숙의 한 해 보내시기 바랍니다.
옥명호 편집장 lewisist@gosc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