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호 편들고 싶은 사람] 21년차 전업 주부 최유진

▲ 21년차 전업 주부 최유진 ⓒ복음과상황 이종연

‘주부’와 ‘어머니’들의 고귀한 일상으로 말미암아 나머지 가족들은, 그들이 살아가는 이 사회는, 물질로 계산할 수 없는 편안과 평안을 얻는다. 그러나 모든 것을 돈으로 계산하는 사회는 그들의 노동과 일상을 부당하게 폄훼하고 버릇없이 무시한다. 폄훼와 무시의 발신처가 사회라고 하지만, 사회의 구성원이 바로 나 자신이고, 그래서 ‘주부’로 ‘어머니’로 규정되고 싶지 않은 사람도 나다. 이 아이러니는 무엇으로부터 구원받을 수 있을까.

그 숙제를 안고 날 풀리고 해 길어진 3월의 어느 날, 일산에서 최유진 씨(45)를 만났다. 대학 졸업 후 직장 생활을 하다 결혼해서 출산과 육아, 살림을 도맡아 하고 있는 그는 21년차 주부이자 어머니다. ‘커리어 우먼’ ‘슈퍼맘’이 되기를 바라셨던 어머니의 딸이자, 세 아이의 엄마, 대의를 위해 바깥일에 더 바쁜 착한 남편의 아내인 최유진 씨가 주부와 어머니의 평균적 일상을 산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다만 주부와 어머니로 살아가는 한 사람을 편듦으로, 우리 사회 모든 주부와 어머니를 편들고 싶었던 마음이 과욕은 아니기를.

“기억조차 나지 않는 10년의 주부병”을 앓고 나서 ‘소외’된 자들과 ‘소통’하는 꿈을 꾸게 된, ‘나를 사랑함’으로 나의 살과 피를 반복해서 내어주는 일상을 가꾸고 채색하고 있는 그의 삶을 만나며, 오시는 봄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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