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9호 Must read]
있잖아… 나, 낙태했어
‘태아가 생명인가 아닌가’라는 논란이 일고, 프로라이프의사회가 낙태 시술 병원을 고발할 때, 한 해 100만여 건의 낙태가 발생한다고 추정된다.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병원을 찾아 낙태를 한 여성들은 그때의 ‘너무 끔직한 기억’ ‘인생의 가장 큰 슬픔’을 묻고 살아간다.
낙태를 경험한 여성 25명의 인터뷰를 엮은 이 책은 모든 여성이 낙태를 같은 무게로 받아들인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낙태를 해야만 했던 당시의 상황, 그러니까 남성의 무책임과 무방비, 무배려, 가족과 주위 사람들의 낙인 중 그 무엇도 결코 몸의 기억을 안고 살아갈 여성의 아픔에 공감할 수는 없다. 산부인과에서 당한 모멸감과 불안감은 또 어떤가.
예수님은 구조의 폭력 앞에 무기력한 이들을 편애하셨다. 죄의식 때문에 고개 숙이고 살아가는 이들을 친구 삼으셨다. 이런 이야기를 꺼낼 수도 없는 작금의 교회와는, 그래서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조차 얻지 못해 무지몽매에 빠진 교회와는 분명 다른 분이셨다. 그래서 예수를 믿는다는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이 책을 읽고,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낙태 경험이 있는 교회 내 남성과 여성에게도 이 책은 공감과 위로를 전해줄 것이다.
이종연 기자 limpid@goscon.co.kr
교회 안의 거짓말

저자는 “예수 믿으면 복 받아요” “일단 믿어보세요” “믿고 기도하면 응답받아요” “믿음은 좋은데, 왜 저래?”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해서” “하나님께 영광 돌립니다” “지상의 교회는 어차피 완전하지 않아” “사람을 왜 봐? 하나님 보고 다녀야지” 등 오랜 세월 한국교회 안에 널리 유통되어온 거짓 언설 12가지를 뽑아내어 성경에 비추어 무엇이 거짓인지 파헤친다. 그래서 성경의 체로 비진리의 불순물을 분별하고 걸러냄으로써 진리의 알짬을 명료하게 맛보도록 돕는다. 그런데 대체 왜 이런 거짓 통념이 생겨난 걸까? 머리말에 밝힌 저자의 답은 이렇다.
“성경에서 보여주고 있는 하나님과 그분의 뜻에 대한 부족한 이해와, 이를 부추길 수밖에 없는 세상과 문화의 영향이 ‘교회 안의 거짓말’을 만들어낸 것입니다.”(9쪽)
옥명호 편집장 lewisist@gosc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