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1호 잠깐 독서]

“방랑자를 편애하시는 하나님”과의 만남을 이야기하는 이 책은 순례에 새롭게 눈뜨게 한다. 어느 학자나 목사들에게는 불필요한 짓으로 여겨지는 틀에 박힌 순례의 이미지를 깨고,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해볼 수 있는 또 하나의 가능성으로서 순례를 권하는 것이다. 방랑의 경험을 통해 익숙지 않은 것에 익숙해지는 것은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는 하나님 말씀에 가까워질 수 있는 한 방법은 아닐까. 책을 읽어갈수록 배낭을 싸고 싶어질지도 모르니 조심하시길.
“그것은 우리가 공간과 소유에 매여 있고 거기에 딸려 오는 모든 도덕적 퇴적물로 더럽혀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살아 있는 야생성이 너무 두려워 그것을 닥치는 대로 불도저로 밀어 버리는 가인들이다. 그래서 방랑하는 형제를 죽이기도 하고, 유랑민을 수용소에 가두기도 하고, 집시를 교수형에 처하기도 한다.”(104쪽)

청소년기 7년 동안 따돌림을 당하며 유서를 써놓고 자살을 시도한 아이가 있었다. ‘나이프커트증후군’을 앓으며 스스로 자기 몸을 자해할 정도로 왕따의 트라우마는 컸다. 그러다 친구들이 보낸 여러 통의 협박 편지 중에 협박은 협박대로 하면서 자기 고민을 털어놓은 특이한 편지 한 통을 받는다. 그 후로 다른 반 친구들의 상담 편지까지 받게 되면서 또래들에게 편지 상담을 하게 된다. 이 일이 커지면서 다른 지역의 청소년들에게 편지나 이메일, 인터넷카페를 통해 상담을 하게 되었고,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무려 2,000여 명을 상담하기에 이른다. 이 일이 알려져 노무현 전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대통령 상’을 수상했다.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통해 오히려 주위의 고통받는 이들을 섬기다가 그게 직업이 되고, 지금도 활발히 전문상담사로 일하는 김혜민 씨 이야기다. 이 책에는 그처럼 봉사와 섬김을 통해 ‘착한 인재’로 성장한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청소년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원로 목회자인 저자는 뇌경색으로 쓰러진 뒤 말과 몸이 모두 불편함에도 하루 4시간씩 꼬박 1년 여 간 글을 썼다. 44년간을 말씀 사역자로 섬긴 원로 목회자로서 한국교회가 처한 현실이 그의 마음에 계속 부딪쳐 왔기 때문이다. “후배 목회자들이여, 바른 목회를 합시다!”라며 애끓는 심정을 담아 글을 써내려갈 때, 불편하고 약해진 몸도 그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인격 목회’를 추구해온 저자가 후배 목회자들에게 전하는 애끓는 당부가 절절하다.
“목회자가 사람을 두려워하다가 올무에 걸리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 사람 중심의 목회는 사람을 좋게 하고 사람을 기쁘게 하려는 목적을 이루려는 생각 때문에 복음을 변질시켜 인기에 편승하여 전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하나님의 전능하심은 말하지만 하나님의 전지하심은 피하고, 축복은 말하지만 축복받기 위한 내려놓음의 순종에 대해서는 말하지 아니합니다. 그뿐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사랑은 말하나 하나님의 공의는 가르치지 아니합니다.” (29쪽)

인생 여정이 뚜렷한 27명을 꼽아 ‘자유’라는 키워드로 인터뷰했다.(전 2권) 그중 제1권에 해당하는 이 책은 문화?예술인과 학자, 사회활동가들의 인터뷰를 모았다. 이들을 ‘자유인’이라 이름 붙인 이유는 단순히 자유롭게 살아서가 아니다. 나와 이웃의 자유를 위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기에 ‘자유인’이다. 연기자 권해효는 사회에 대한 가슴앓이가 자기를 자유인으로 남게 한다고 말한다.
“대한민국 땅에서 40대가 되고 50대가 되면 흔히 ‘먹고살려다 보니’ 또는 ‘처자식 먹여 살리려다 보니’라는 말로 덮어 버리거나 저지르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살고 있지 않다는 사실이 한편으론 다행이라 생각한다. 사회에 대한 가슴앓이를 하는 것이 스스로에게 긴장감을 주고, 건강함을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80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