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호 Must Read]

코넬리우스 딕 지음/김복기 옮김/대장간 펴냄/23,000원
아나뱁티스트(재세례파)는 16세기 종교개혁이 정교분리에 실패했음을 지적하면서 초대교회로의 회복과 복귀를 추구했다. 그래서 아나뱁티스트가 보여주는 비폭력 평화운동이나 공동체 추구는 신약성서에 비친 교회의 모습을 그대로 적용하려는 노력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아나뱁티스트는 너무 선하고 이상적이었기 때문에 현실화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오늘날, 초대교회(비전)와 현재(현실)를 잇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너무 급진적이라는 비판이다. 이에 저자들은 ‘초대교회로 돌아가는 것이 과연 불가능한가?’ 따져 묻듯 아나뱁티스트의 500년 역사를 들춘다. 이에 따르면 대다수 아나뱁티스트는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눴다”는 사도행전의 말씀을 급진적으로 실천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즉각적인 필요와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모였고 성직으로서가 아닌 실제적인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임명하였다. 이들이 자신들의 외투를 벗어 사람들 앞에 펼쳐 놓았고, 사람들은 기쁜 마음으로 자신들이 가진 소유를 쏟아 놓았다.”(62쪽)
이밖에도 노예 소유가 한창 성행할 때 반대 청원을 낸 일, 자신의 자식을 죽인 살인자를 용서할 뿐 아니라 위로금까지 전한 일 등은 모두 믿음의 단순한 실천이었다. 이상(초대교회)에서 벌어진 일이 아니라 실제로 벌어진 일이었던 것이다. 읽어 나갈수록 아나뱁티스트의 당연하고도 단순한 실천이 매우 ‘현실적’임을 알게 된다.
유럽, 북미뿐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의 아나뱁티즘 역사까지 폭넓게 다루는 한편, 아나뱁티스트의 ‘흑역사’를 드러내는 것도 망설이지 않는다. 그래서 더 신뢰가 가는 책이다.
이범진 기자 poemgene@goscon.co.kr

마이크 보몬트 지음/홍종락 옮김/복있는사람 펴냄/38,000원
성경의 안팎을 입체적으로 두루 보여주는 알찬 안내서가 나왔다. 원제[The New Lion Bible Encyclopedia]에 백과사전이라는 말이 들어 있지만, 검색 기능이 중요한 ‘사전’보다는 관련 분야를 두루 아우르는 ‘백과’에 가까운 단행본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백과사전식 ‘검색 독서’보다는 단행본으로 ‘통독’해나가는 게 이 책을 제대로 향유하는 방법이 될 듯하다.
책으로서의 성경(1부 성경의 형성), 성경의 내용(2부 성경의 이야기; 6부 성경의 신앙; 7부 성경의 중심, 예수), 성경의 자연지리(3부 성경의 땅)와 인문지리(5부 성경 속의 생활 방식:가족생활?사회생활), 주변국 이해(4부 성경의 나라와 민족들) 등 크게 5개 분야를, 92가지 주제어로 나누어 보여준다. 지은이가 “성경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돕기 위해 최대한 쉬운 말을 쓰려고 노력”한 결과는 꽤 성공적으로 보인다. 더불어 관련 사진과 도표, 지도, 그림 등 시각 자료는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본문 오른쪽 페이지 아래에 나타나는 용어풀이(네이버 검색창 모양)는 간결하고 명료한데다 알차서 이 역시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각장의 짤막한 도입글은 그 장을 아우르는 핵심문장으로, 짧으면서도 통찰이 담겨 있다(“기독교는 종교가 아니라 관계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하나님과 누리는 관계다.” -‘74장 기독교 신앙’에서). 그뿐 아니라 성경에 기록된 사실과 실제 사실(史實)을 비교 해설함으로써 당대 역사와 성경 사이에 다리를 놓아준다.
가독성 높은 본문 편집과 디자인, 깔끔하게 읽히는 번역, 판형과 면수에 비해 가벼운 무게감 등 두루 완성도 높아 뵈는 《올 댓 바이블》은, 새삼 출판사와 번역자의 노고가 느껴지는 책이다.
옥명호 편집장 lewisist@gosco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