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2호 잠깐 독서]

인류에 막대한 영향을 준 종교에 대한 사회학 및 인류학의 고전적 이론들을 정리한 책이다. 인간 종교성에 기인하는 원시적 토템 신앙과 희생제사에 대한 기원에서 세속화로 인한 종교의 소멸 가능성까지, 종교에 대한 근본 질문들에 대해 프로이트?마르크스?베버 등 사상가 8명이 사유해 낸 내용이다. 개인의 종교적인 신념을 간직한 사상가들이 자기 시대의 주제를 놓고 설명한 종교관을 비판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책읽기가 될 듯하다.
“저자가 선택한 것은 일부 독자들에게 오히려 임의적이며 빈틈이 있어 보이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이 고전적인 이론가들이 제공하는 모델이 분명히 전부는 아니지만,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의 해석으로서 지난 세기를 통해 어떻게 영향을 남겼는가를 파악하는 것이다.”(31쪽)

지금까지 오도된, 성경이 말하는 대환난의 진실을 파헤치는 책이다. 마태·마가·누가복음에 등장하는 감람산 강론 병행구절을 상황과 맥락에 맞게 짚어가며 예수님이 경고하신 큰 환난, 징벌의 날, 환난의 날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읽어가다 보면, 신화적인 상상력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성경을 읽어온 모습을 반성하게 된다.
“이 경구적 표현은 주님의 재림의 명시성 및 유대인 구출이 임박했다는 허위적인 호언장담을 하며 나타날 거짓 메시아들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는 바로 앞 단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의 피습과 관련하여 제자들의 그릇된 생각, 즉 주님이 자신의 백성을 구출해내기 위하여 나타나리라는 추측을 시정하고자 심혈을 기울이셨다.”(155쪽)
성서와 심리학, 문화예술을 도구 삼아 ‘수치심’을 연구한 책이다. 특별히 성서를 통한 수치심 고찰에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이 책은, 하나님이 인간의 부끄러운 수치심을 통해 일하시며 이는 예수의 사역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고 말한다.
“열두 해 동안 혈루증으로 고생하던 무명의 여인은 대단히 수치스러운 사람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녀는 끊임없는 하혈을 견뎌야 했는데, 하혈은 그녀가 부정하고 정결하지 못하다는 의미였다. … 그녀는 예수에 대한 큰 믿음을 갖고, 예수를 만지기만해도 충분히 치유되리라고 느꼈다. 그러나 예수는 그 이상으로 무언가를 더 해주고 싶어 했다. 그래서 그는 그 여인이 꺼리던 일을 실행했다. ‘누가 나를 만졌느냐?’ … 그녀의 비밀스러운 수치를 군중들에게 폭로했다. 군중들 앞이었지만, 의심할 바 없이 예수가 따뜻하게 수용하면서 그녀는 수치스러움을 대면하는 용기를 찾았다.”(245~246쪽)

최근 일본내 신흥 극우단체로 떠오른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모임’(재특회)과 그 회원들을 탐사한 르포. “조선인을 죽여라!” “바퀴벌레 조선인!” “구더기 새끼!” “다케시마(독도)를 돌려달라!” “좋은 조선인도, 나쁜 조선인도, 죽여라!” 등 ‘재일 코리안’ 및 한국과 중국에 대해 적대감과 혐오감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이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외로움과 불안, 불만과 분노에 억눌린 ‘우리곁의 이웃’이라는 저자의 말에서 ‘일베’를 떠올린다.
“‘재특회란 무엇인가?’라고 내게 묻는 사람들이 많다. 그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당신들의 이웃들입니다.’ 사람 좋은 아저씨나 착해 보이는 아줌마, 예의 바른 젊은이의 마음 속에 숨어 있는 작은 증오가 재특회를 만들고 키운다. 거리에서 소리치는 젊은 사람들은 그 위에 고인 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의 저변에는 복잡하게 뒤엉킨 증오의 지하 수맥이 펼쳐져 있다.”(369쪽)
